언리얼 엔진5로 실감나게 그려낸 한국, ‘프로젝트 류’


작년 3월, 언리얼 엔진5로 한국적인 배경을 그려낸 게임 ‘프로젝트 류’의 티저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해당 티저에서는 아파트 단지나 골목길, 청계천, 경복궁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이 총원 6명의 인디 개발팀이 만든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에 디테일까지 살린 그래픽을 엿볼 수 있었죠.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은 언리얼 엔진5.1 업데이트에 맞춰 더 퀄리티가 업그레이드됐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개선된 언리얼 엔진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소규모 개발팀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유체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하는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류 프로덕션에서는 에픽게임즈 및 여러 기관과 협력해 언리얼 엔진 관련 지식 및 한국적인 애셋을 제작하는 노하우까지 공유하고 있기도 하죠. 한국적인 배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 외에 또 어떤 매력이 ‘프로젝트 류’에 숨어있을지, 러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류 프로덕션 러셀 대표

■ ‘프로젝트 류’, 소수의 인원으로 사실적인 한국의 모습을 그릴 수 있던 비결은?




Q. 소개 부탁합니다.

= 유튜브에서 게임 개발 채널도 운영하고 프로젝트 류도 만들고 있는 개발자 러셀입니다. 현재 제작 중인 프로젝트 류는 언리얼 엔진5의 고성능 그래픽 처리 기능을 기반으로 현재와 과거 그리고 상상 속의 한국을 아름답게 또 게임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게임입니다. 그렇게 해서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재미, 관광, 감성, 여유 등 여러 가지를 녹여내서 보여드리고자 하고요. 게임에 들어와서 낭만적인 가상의 한국에서 힐링하고 모험과 성장의 경험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원래는 영상업계에서 3D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하던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렇게 가상 공간을 만들면서 그 세계 속을 체험하고 탐험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언리얼 엔진을 접하면서 그 꿈을 점차 실현하고 있는 중이죠. 언리얼 엔진을 처음 배운 뒤 몇 개월 안 돼서 만든 게 메이플스토리의 요소들을 언리얼로 새로 구현하는 작업이었는데, 그 작업물이 공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그때부터 가상 공간을 만들어서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자체적인 프로젝트 개발에 나서게 됐습니다. 그 뒤로 에픽게임즈와 협업하면서 언리얼 엔진 공식 강의도 하고 있기도 하고요.

Q. 작년에 공개한 프로젝트 류가 반응이 뜨거웠는데, 언제부터 준비한 건가요?

= 처음 게임 개발을 독자적으로 시작한 건 1년 반쯤 전부터였습니다. 그때는 언리얼 엔진4로 개발 중이었는데, 당시에는 모험이나 성장, 그리고 RPG를 개발한다는 가닥만 있었지 한국적인 배경이나 딱 보기에도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든다는 의도는 없었어요.

그러다가 언리얼5로 넘어오면서 기존에 어려웠던 게 하나하나 가능해지고, 상상에서만 가능했던 것을 실현할 수 있게 됐죠. 그래서 좀 더 흥미와 열정을 갖고 빠르게 작업해나갔습니다. 최초 공개한 트레일러는 한 6개월 정도 개발한 결과물을 보여준 것이고, 지금은 그래픽뿐만 아니라 게임플레이, 스토리, 캐릭터도 하나하나 잡아가면서 훨씬 더 발전된 얼개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 최초 기획 단계에서는 언리얼 엔진4로 작업하다가 언리얼 엔진5으로 교체했다

Q. 아파트부터 주택단지, 한강대교, 광화문 광장, 문방구 앞 오락기부터 청계천까지 티저에서부터 이미 방대한 애셋을 고퀄리티로 구축한 모습을 보였는데, 6명이 어떻게 그런 작업이 가능했나 비결을 잠깐 소개한다면?

=저희 팀의 강점은 아트와 개발 인력이 같이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그냥 단순히 3D 그래픽, 아티스트가 작업하는 그런 식이 아니었어요. 좀 더 효율적인 개발 방향을 잡고자 후디니를 활용한 파이프라인을 구축, 알고리즘을 설계했죠. 그렇게 아파트를 만드는 일련의 알고리즘을 토대로 한 칸의 넓이를 어느 정도로 하고 몇 층으로 만들 건지 등등 데이터를 입력하면 3D 데이터를 원하는 퀄리티에 맞게끔 빌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했습니다.

그런 알고리즘은 단순히 어느 한 애셋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로망이라던가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여러 애셋도 절차적으로 알고리즘에 의해 배치하는 것까지도 개발해서 손을 많이 덜어냈죠. 언리얼 엔진 외에도 고도 엔진도 병행 활용해서 내부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고, 애셋 관리도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되게끔 해서 반복되는 작업을 많이 줄이는 것에 신경을 썼죠.

그리고 요즘은 AI가 핫하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AI를 보조로 쓰는 게 아니라, AI를 게임 내에 통합해서 게임플레이 부분에서도 여러 가지로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가 6명의 소규모 팀이지만, 팀원 모두가 효율성을 중시하고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인 데다가 최신 기술에 대해 도전적으로 임하다 보니 시너지가 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언리얼 엔진에는 다양한 기능과 툴킷이 있고, 고퀄리티 애셋도 많다 보니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Q. 단순히 겉으로 그럴싸하게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벽돌집의 굴곡까지 디테일하게 선보인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제가 산책을 좋아하는데, 그때마다 주변 환경을 세세하게 살펴보고는 합니다. 아파트의 벽을 단순히 보는 게 아니고 그 굴곡이나 페인트 마감까지도 훑어보곤 해요. 그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합쳐져서 하나의 완성된 형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왔고, 그와 관련한 미적 철학이 있었죠.

그렇게 세세하게 보아 온 것들을 사실적으로 실감 나게 구현하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적인 그래픽이 유저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소이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사실 그래픽 업계에 있는 분들은 다들 공감할 거예요. 궁극적으로 아름답고, 또 리얼한 작업물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그렇게 노력해오신 분들이니까요. 그런데 최적화나 내부 프로젝트 규격 등 여러 가지 불가피한 제한들이 있죠. 저 역시도 언리얼 엔진4로 작업할 때는 그런 걸 느꼈는데, 언리얼 엔진5에 와서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 최선을 다해 디테일까지도 사실적으로 살리자, 이렇게 다짐했죠.

물론 언리얼 엔진5가 신기술이라 업계에서도 정립된 것이 아직 없긴 해요. 다만 빠르게 엔진이 업데이트되고 있고, 여러 기능이 나오고 보완도 되고 있죠. 그에 맞춰서 저희가 빨리 그 기술을 적용해보고 파이프라인을 재정립하면서 디테일을 하나하나 다듬어가면 미래에는 욕심내는 수준의 현실적인 그래픽을 담은 작업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실시간 빛의 변화와 음영, 그리고 최근에는 물이나 식물 구현과 관련된 부분까지도 소개하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제 게임에서도 그런 퀄리티를 볼 수 있을까요?

= 그간 영상으로 올린 것은 모두 인게임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다만 이 정도로 구동하기 위한 최소 사양은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하죠. PS5, PC로 치면 지포스 2070 이상이 되어야 그 영상급의 그래픽으로 최소한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현재가 아닌 미래에 출시할 게임이니, 그때 언리얼 엔진이나 소프트웨어, 그래픽카드 및 기타 하드웨어도 발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보다 평균 사양도 높아질 테고, 클라우드 게임도 많이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어떤 환경에서 이 정도를 보여준다는 것보다는, 향후 몇 년 뒤에 출시할 때 영상에서 보여준 퀄리티를 인게임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하고 있죠.

▲ 사실적인 그래픽 애셋 하나하나 제작해나가는 방식이 아닌

▲ 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알고리즘 및 파이프라인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Q. 오픈월드 크기는 어느 정도로 잡고 작업 중인지 궁금합니다.

= 이 부분을 초반부터 굉장히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완전한 심리스 오픈월드를 생각하긴 했는데, 최적화나 인스턴스 관리가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같은 형태를 생각하게 됐어요. 월드가 한 10개 정도에, 한 월드가 1~2㎢ 내지로 기획하고 있죠. 각 월드는 여러 가지 색다른 테마를 보여주고, 그 사이사이를 비행선이나 지하철 그리고 여러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서 오가는 방식이죠. 예를 들자면 현대 청계천이나 도심, 그리고 과거 조선 시대의 경복궁이나 광화문, 우리가 흔히 보는 아파트와 놀이터를 오가는 상상을 현실화한다고 해야 할까요? 다만 언리얼 엔진5에서 오픈월드 관련한 기능이 많이 좋아져서, 나중에 좀 더 넓은 월드를 심리스로 구현해보고자 하는 욕심은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최근에 오픈월드 RPG하면 야숨류를 기대하고는 하는데, 조금 다른 방향이다 보니 추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완전히 따로 떨어진 월드라기보다는, 시스템적으로 분리는 되어있되 플레이할 때는 그런 느낌이 최대한 안 들도록 여러 가지로 노력 중입니다. 언리얼 엔진5의 루멘 시스템을 활용해서 각 월드의 시간이 따로따로 적용되지 않게, 이를 위해서 유동적인 날씨의 변화나 계절의 변화까지도 구축하고 있죠. 또 월드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벤트가 서로 연결이 되게끔 해서 심리스 같은 느낌이 나도록 하는 등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방대한 애셋을 제작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애셋을 관리하고 배치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애셋을 관리하면서 구축해나가고 있나 소개한다면?

= 기술적인 부분은 앞서 설명한 만큼 다른 측면에서 말씀드리자면, 우선 실제 현장을 많이 가봤습니다. 청계천은 정말 많이 갔는데, 그때마다 어디에 무엇이 있고 또 그 장소의 공간감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 유심히 살펴보곤 했죠.

아파트는 실제로 제가 사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어릴 적에 살았던 아파트도 다시 여러 차례 가봤어요. 현실처럼 만들려면, 실제 사물을 단순히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 현실에 느꼈던 감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니까요.

사실 기술적으로 보면 우리가 정말 대단한 무언가를 한 건 아니에요. 다만 처음 기획할 때 지형이나 건축물을 하나하나 만들기보다는 알고리즘부터 구축하고 시스템을 만들어가자는 방식으로 접근한 거죠. 울타리, 프롭을 대체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통합하고 나니까 오픈월드를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밖에도 스캐닝이나 외부 애셋도 사용하긴 하는데, 사실 마켓에 한국적인 애셋을 구하긴 어려워요. 그래서 지브러시 같은 걸로 새로 만들고 통합했죠.

경복궁, 광화문 같은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은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건 단순히 겉모습만 만들지 않고, 실제 한옥 건축 공법과 설계도를 공부해서 공법에 사용되는 부품을 하나하나 고퀄리티로 만들고 조립하는 형태로 알고리즘을 구축했어요. 그걸 여러 차례 개선해서 지금은 훨씬 더 높은 퀄리티로 만들 수 있게 됐죠.

특히나 우리나라 전통 건축 관련 기술은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보니, 지금도 계속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그 부품을 하나하나 손으로 쌓아 올리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알고리즘화해서 어느 정도 넓이에 몇 층 규모로 한옥을 만들고 싶다 설정하면 그걸 바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제작 중입니다. 이런 게 가능하게 하려면 아트, 개발 역량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팀원들이 그런 역량이 있는 게 저희 강점이지 않나 싶습니다.




▲ 여러 차례 답사를 거치면서 실제로 보았을 때 느꼈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했다

Q. 현대 도시를 오픈월드 RPG로 구현한 사례 대다수가 리소스나 최적화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일부 공간만 진입할 수 있게 하는데, 프로젝트 류는 어떤가요?

= 모든 건물을 다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지금 현재 인력으로 GTA처럼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맵의 요소를 신경 쓰고, 기획해서 구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니까요. 다만 청계천 같은 공간에서 1층의 상가 정도는 모두 다 들어갈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고, 주요 랜드마크의 내부 공간 정도는 구현하고자 합니다.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문을 열고 다른 집에 들어가는 것 정도는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어느 아파트 몇 동 몇 호에 택배를 배달하는 미니 게임에서 그냥 택배를 문 앞에 놓고 오는 게 아니라 그 집 내부도 보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건데, 그걸 넘어서 도심의 마천루의 방 하나하나를 일일이 다 들어갈 수 있거나 하는 정도까지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 모든 건물에 다 들어가보는 건 무리더라도, 아파트 단지 내 곳곳을 들어가는 정도는 구현하고자 한다고

■ “혼자만 알기에 아까운 언리얼 엔진5의 놀라운 기능을 공유하고 싶었다”


Q. 여러 엔진과 툴 중에서 언리얼 엔진5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그래픽 관련 분야에 종사했었고 그쪽에 관심이 있는 입장에서, 언리얼 엔진5는 대체제가 없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 경험해보고 사용하면서 매 순간 놀라곤 해요. 이 정도로 높은 퀄리티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소화할 수 있는 개발 툴킷이 또 있을까요? 옛날에 광고 업계, 모션 그래픽 업계, 3D 그래픽 업계 있을 때도 수 시간 걸려 렌더링하던 그런 데이터 애셋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고, 그걸 바로 제작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까지 갖춰진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요?

언리얼 엔진을 또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발전 방향이나 로드맵 그리고 비전도 한몫했습니다. 사실 그게 나올 때마다 항상 놀라곤 해요. 언리얼 엔진5 나오기 전에 퀵셀 인수나 아트 스테이션, 에코 시스템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를 추진하는 것도 그렇고 나나이트나 루멘에 매트릭스 어웨이큰스나 에인션트의 협곡 등 고퀄리티 샘플을 제작해 유저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세미나까지 진행하는 모든 것이 개발자 입장에서는 정말 감동적이었거든요.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다각도로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주는 그런 비전이 개발자이자 아티스트로서 빠져들 수밖에 없게 하는 매력인 것 같습니다.

Q.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언리얼 엔진5로 작업하면서 눈여겨볼 부분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발에 바쁘실 텐데 이 부분까지 챙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앞서 언급했던 개발자 친화적 비전에 공감하고 있고, 또 제가 진행하는 수많은 작업을 원활하게, 그리고 퀄리티 있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언리얼 엔진의 덕을 크게 봤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리얼 엔진5를 많이 홍보하고 있죠. 제가 최근에 올린 영상에서 언리얼 엔진이라는 키워드가 안 들어간 게 없는데, 언리얼 엔진의 철학에 공감해서 그런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언리얼 입문 웨비나인 시작해요 언리얼 관련해서도 에픽게임즈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 게임 개발 외에도 에픽게임즈와 협업해 ‘시작해요 언리얼’ 웨비나도 진행하고 있다

Q. 언리얼 엔진5하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기술이 나나이트와 루멘이 있는데, 이 밖에도 눈여겨볼 기능을 꼽자면?

= 사실 그 밖에도 정말 많은 기능이 추가되어 일일이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긴 합니다. 그중 몇 가지를 꼽자면, 우선 모델링 모드가 있겠죠. 기존 게임 엔진에서는 블렌더, 3D 맥스 등에서 3D 모델링을 만들어서 가져와서 적용할 때 뭐 하나가 잘못되면 원본을 수정해서 다시 임포트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언리얼 엔진 내에서 처리가 가능해졌죠.

나이아가라 시스템은 FX 관련 시스템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이게 게임플레이 데이터나 인게임 데이터를 동적인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물이나 유체의 흐름은 후디니 등에서 미리 베이크 된 걸 구현해왔던 경우가 많은데, 나이아가라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강물이 흐르는 걸 시뮬레이션할 수 있죠. 그래서 유저가 만든 구조물이 그 유체에 접촉했을 때 더 자연스러운 흐름이 실시간으로 적용되고, 월드를 제약 없이 더 자유도 있게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언리얼 엔진4도 그렇긴 했지만 언리얼 엔진5도 오픈소스라 외부 데이터 마이그레이션도 잘 되어있습니다. 특히 언리얼 엔진5에서는 소스 컨트롤도 강화되어서 엔진을 껐다가 켜지 않아도 같은 레벨 안에서 실시간 협업도 가능해졌죠. 원 파일 포 원 액트를 활용하면 오픈월드에서 여러 개발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기도 하고요.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이 샘플 ‘라이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이퍼 FPS 템플릿 샘플인데, 그 퀄리티 자체가 스팀에 지금 출시해도 되지 않나 싶은 정도입니다. 그 샘플 안에는 앞서 언급한 모델링 기능에 나나이트, 루멘, 그리고 애니메이션 구현할 때 도움이 되는 컨트롤 릭이나 모션 워핑 등등 언리얼 엔진5의 최신 기능들이 다 포함이 되어있어요. 네트워크 기반까지도 다 갖춰져 있고 파이프라인도 구축이 되어있다보니, 그걸 토대로 새롭게 꾸며서 게임을 만들어서 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그 내부에 예제도 잘 구축이 되어있어서 개발을 할 때 정말 참고가 많이 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매트릭스 어웨이큰스 등 고퀄리티 데모를 무료로 배포하는데, 그것들을 분석해서 새롭고 놀라운 기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 언리얼 엔진5의 복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최근에는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를 통해서 언리얼 엔진의 여러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고 입증하면서 그 효과를 보여주는 것도 꽤 크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 게임 개발에 사용했던 기술에, 가이드라인도 그에 맞춰서 준비한 것도 굉장히 눈여겨볼 부분이고요.

Q. 언리얼 엔진이 5.1로 버전이 업데이트되었는데, 그러면서 프로젝트 류 작업에도 어떠한 변화가 생겼나요?

= 5.1로 넘어올 때 영상을 올리면서 설명한 부분이긴 한데, 우선 나나이트, 루멘이 여러 가지로 보완됐습니다. 특히 5.0버전으로 제작했을 때 트레일러를 보면 아직 최적화가 잘 되지 않아서 프레임드랍이 발생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제는 식물까지도 나나이트 적용이 가능해지고 최적화도 개선이 됐습니다. 은행나무 하나가 폴리곤이 약 300만 개 정도인데, 그렇게 잎사귀 하나하나까지 살아있는 느낌이 들게 만든 고퀄리티 애셋을 수만 개나 배치해도 프레임드랍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마이너 버전이 한 단계 올랐음에도 그만큼 큰 변화가 있으니, 나중에 버전이 더 올라가면 언리얼 엔진은 정말 완전체에 가까운 엔진이 될 거라 봅니다. 그리고 그 미래의 업데이트에 맞춰서 애셋의 퀄리티도 팔로우업해서 개발을 이어가고자 하고 있고요.

물론 엔진 업데이트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재깍 반영하기는 어려운 사항이긴 합니다. 플러그인이라던가 파이프라인 등등 여러 가지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언리얼 엔진 업데이트는 그런 걸 감수하고서도 따라할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언리얼 엔진은 오픈소스라 깃허브가 계속 갱신되고 있는데, 아직 공개가 안 된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걸 계속 주시하다 보면 엔진의 방향성이나 신기능을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긴 하고요.

5.1에서 안티 에일리어싱 메소드가 개선된 것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원래는 TAA(Temporal Anti Aliasing)였는데 이제 TSR(Temporal Super Resolution, 템포럴 슈퍼 해상도)이 적용됐거든요. 기술적으로는 복잡할 테니 그 효과를 간단히 말하자면, QHD를 4K로 업스케일링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네이티브 4K로 다 일일이 렌더링하지 않고 몇몇 파트를 2K로 렌더링하고 업스케일링 처리해도 퀄리티는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최적화까지 잡아주는 그런 효과를 볼 수 있게 됐죠.


■ “프로젝트 류, 또다른 현실에서 힐링하고 새로운 모험을 꿈꾸는 게임”




Q. 배경의 청사진과 달리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다소 부족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소개한다면?

= 캐릭터는 최근에 티저를 통해 새롭게 공개했는데, 마시멜로 같은 느낌의 캐릭터라 호불호가 갈리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인간형 캐릭터를 생각했는데, 고민 끝에 그렇게 정했죠.

아무래도 인디 게임팀이다 보니 역량의 한계에 부딪히는 부분이 종종 있었습니다. 특히 캐릭터 부분에서는 난제가 많았습니다. 인간형 캐릭터는 조금만 잘못 만들어도 불쾌한 골짜기가 생기다보니 퀄리티가 정말 중요하고 거기에 게임플레이 요소까지 더해야 하는데, 저희 인력이 많지도 않고 그걸 만족스럽게 뽑아낼 역량이 되려면 좀 더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아이디어는 있어도 개발이 지연되는 일이 많았죠.

그러다 캐릭터를 마시멜로 같은 단순한 형태로 바꿔봤는데, 막상 해보니까 독특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람이 아닌 캐릭터로 현실 세계를 돌아다니는 그런 경험이 주는 색다른 감각 같은 게 있다고 할까요? 그래서 그걸 적용해봤는데 반응이 엇갈렸습니다. 불호도 많고, 비판도 많았죠. 그래서 기대하다가 실망으로 돌아선 분들에겐 죄송할 따름입니다.

다만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재미,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우리의 캐릭터도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조금 더 게임적인 요소나 이야기로 보완하고자 합니다. 다만 에픽게임즈에서 최근 메타 휴먼 관련 기술이 발전해서, 불쾌한 골짜기를 최소화하면서 인간형 캐릭터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다 보니 NPC 정도는 인간형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고, 여러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 최초 기획 당시는 인간형 캐릭터를 생각했으나

▲ 개발 중 난관에 부딪히면서 마시멜로형 캐릭터로 전환하되, 여러 기술을 훑어보면서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Q. 게임 내 캐릭터는 실사가 아닌데, 사실적인 공간을 무대로 활동하는 그 캐릭터들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여러 이펙트의 톤을 어떻게 조율하고 있나요?

= 마시멜로 캐릭터가 몸을 타이어에 끼워서 굴러가고 이리저리 점프해서 난입하는 등 게임적인 허용이 가득한 표현과 요소들을 넣고 있긴 합니다. 그 핵심은 전투 RPG에서 볼 법한 화려한 스킬 이펙트보다는, 현실의 오브젝트와 상응하는 그런 방향으로 기획하고 있어요.

사실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활동 자체도 무언가 소소한 일상적인 것 위주로 생각을 해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택배 박스를 머리 위에 얹고 걸어가거나 꽃배달을 하고, 벽을 타고 오르는 것 등이죠. 그 외에도 특정 사물로 변신하는 이색적인 게임플레이 요소도 많이 기획은 하고 있어요. 사실 마시멜로로 고른 이유가, 이래저래 외형이 변형되고 또 캐릭터가 이상한 짓을 해도 딱히 외형적으로 괴이해보이거나 말이 안 될 정도로 터무니 없다거나 하진 않을 거라 생각해서였어요. 또 그렇게 말랑말랑하고 유연하게 외형이 이리저리 눌리고 하는 게 매력 포인트이지 않을까 싶었고요.

그런 말랑말랑하고 귀여운 캐릭터의 느낌을 살려서 이것저것 넣고자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폴가이즈처럼 서로 잡거나 머리 위로 타고 넘어가고, 굴러오는 장애물에 부딪혀서 날아가는 등등 여러 안건을 생각해두고 적용해보면서 가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Q. 프로젝트 류가 한국적인 배경을 보여주면서 호응을 얻었는데, 그밖에 또 다른 매력 포인트로 기획하고 있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 제 개인적인 게임 취향을 말하자면 스타듀밸리, 동물의 숲 같은 힐링 게임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할 일 다 하고 퇴근한 뒤 자기 전에 30분 정도 하는 그 순간, 현실의 고난을 잠시 내려놓을 공간이 있다는 안도감에 하루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싸악 녹아내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메이플스토리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옛날에 레벨을 올리면서 차츰차츰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그 감각이 동기부여가 많이 됐었어요. 그런 측면에서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도 좋아하고요.

프로젝트 류에서도 그런 요소를 도입하고 싶어서 여러모로 연구 중입니다. 엄청난 액션이나 화려한 전투를 보여주기보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배경에서 낯익은 무언가를 즐기면서 또 그냥 스쳐 지나간 것들을 재발견하기도 하고, 현실에서 하지 못한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고 또 다른 세계로 나가는 모험과 이를 위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집에서 실제 텃밭을 가꾸는 것 같은 체험을 한다던가, 문방구나 슈퍼 앞 놀이터에서 어릴 적 추억을 느낄 미니 게임을 마련한다거나, 자기만의 공간을 새롭게 건설해나가는 재미 등등 여러 가지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도시나 역사적 공간을 탐사하는 모험적 요소도 투트랙으로 도입, 현실에서 많이 가보지 못한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새로운 모험 콘텐츠와 성장을 가미하고 연계하는 식으로도 기획 중입니다.

▲ 마시멜로 캐릭터 디자인과 실사 배경의 간극을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모험을 즐기는 게임플레이로 풀어냈다

Q. 프로젝트 류에 사용되는 것 외에도 최근 여러 가지로 한국적인 배경 구축과 관련된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적인 배경’을 구축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가요?

= 게임 개발할 때 비용이나 시간 문제 때문에 외부 애셋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많죠. 특히 저희 같은 인디 개발자는 더더욱 그렇죠. 그런데 한국 관련 외부 애셋은 거의 전무해서 대부분 직접 다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처음에 그 부분에 매력을 느꼈어요. 내가 만들어서 쓰면 나도 예쁘게 쓰고 다른 산업군에 기여도 되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자료 같은 걸 최대한 찾아서 배경 지식부터 새로 공부하고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이라면 한옥, 문양, 그런 것들도 한국문화정보원 등에서 얻은 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공부하면서 만드는데 그 자료가 애매할 때가 많았어요. 참고한 자료와 동일한 시기에 만들어진 또 다른 자료를 보다보면 서로 상충할 때도 있었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모양이 변하는 케이스도 있었죠. 어떤 부분은 자료가 없거나, 정립된 데이터가 없었어요. 예를 들자면 한옥의 문양 같은 경우에는 따로 도안이 나와 있는 것도 있는데, 그게 문서로 남아있지 않고 건축물에만 적용된 거는 그 문양을 다각도로 찍어서 하나하나 디테일을 살펴보면서 따라서 그려야 하는 문제가 있죠.

그런 게 정말 어렵고 힘들긴 한데, 그걸 해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이 저희의 원동력이지 않나 싶습니다. 또 저희가 만든 한국 건축물의 데이터를 앞으로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면 다른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게끔 배포나 협업 등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은 연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전통 건축물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 각 파트를 만들어서 실제 공법에 맞춰 조립하는 식으로 구현했다

▲ 더 나아가 이러한 과정을 알고리즘화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연구 중이다

Q. 프로젝트 류가 어떤 게임이 되겠다 각오 한마디 한다면? 그리고 프로젝트 류를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구현한 또 다른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체험하기 어려운 경험이나 모험을 즐기면서 힐링하는 요소를 녹여내고자 하는 것이 ‘프로젝트 류’의 방향성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서 부담 없이 즐기고 여유롭게 쉴 수 있는, 현실과 비슷한 그러나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가상 공간이자 쉼터를 여러분에게 선보이고자 하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제가 즐겼던 스타듀밸리, 동물의 숲,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처럼 퇴근하고 나서 가볍게 즐기면서 힐링하고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재미까지 챙기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제 게임을 토대로 여러분과 라이브로 소통하고, 커뮤니티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이 모든 과정은 제 유튜브 구독자와 시청자, 그리고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유저 여러분이 없으면 시도조차 못 했을 겁니다. 항상 과분한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큰 그림을 완성하고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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