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열린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접근성의 비결

▲ 수 파시티 SIE 수석 UX 연구원

지난 2022년 11월에 출시된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최신작,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엘든 링의 뒤를 이어 2022년 GOTY 중 최다 수상작 2위를 기록했다. 전작부터 그리스 신화에서 갑자기 북유럽 신화로 무대가 옮겨지면서 한때 의아하다는 유저들의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이전 시리즈와는 방향성이 다소 달라도 박진감을 살린 전투, 시나리오와 연출, 그래픽과 사운드 등 모든 분야에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호평을 얻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산타모니카 스튜디오가 전작 개발 당시보다 SIE의 더욱 확장된 지원을 거치면서 여러 부분에서 한층 더 끌어올린 모습을 보였다. 전작에서 미처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뿐만 아니라 좀 더 방대하고 다양한 지역과 확장된 게임 경험, 그리고 접근성 옵션까지 더 세밀하게 갖추면서 게이머들이 조금 더 쉽고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끔 했기 때문이다. 이번 GDC에 참석한 수 파시티 SIE 수석 UX 연구원은 SIE가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유저 경험을 완성하기 위해 어떻게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를 지원했나 소개했다.

수 파시티 수석 UX 연구원은 갓 오브 워 시리즈 이전, 언차티드를 비롯해 고스트 오브 쓰시마까지 PS 타이틀에서 유저의 플레이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해온 SIE의 게임 유저 연구팀에서 활동해왔다.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에서는 UX와 관련해서 게임 개발 관련 전문가 외에도 심리학 전공자인 파시티 수석 연구원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한 팀을 운용하고 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에서 파시티 수석 연구원이 유저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골은 크게 두 가지로 보았다. 첫 번째는 크레토스-아트레우스의 부자 관계의 이야기가 단순히 대사나 연출에 의한 내러티브에 그치지 않고 전투나 게임플레이의 여러 요소를 통해 명확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 두 번째로는 유저가 어떤 장애나 어려움 그리고 문화적 맥락에 있더라도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요소들이 확실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 과연 이 타이틀에서 무엇을 유저에게 전달하고자 하나? 그것부터 정의해야 했다

그렇게 유저 리서치에서 목표를 정한 다음에는 여러 유저의 상황을 상정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테스트를 전후로 다양한 조사를 병행해서 분석한 뒤에 피드백을 거치는 과정을 진행해나갔다. 테스트 인력을 선정할 때 10%는 색약이나 청각 장애 등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인원을 선정, 각각 상황에 맞춘 옵션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나 확인했다.

그러한 연구 과정은 1:1 대면 인터뷰 외에도 심리학적인 기법인 ‘소리내어 생각하기(Think-aloud)’가 가미된 프로토콜이 적용된다. 약 3~4시간에 걸쳐서 테스터들이 게임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뒤, 전일에 걸쳐서 그와 관련한 디테일한 상의를 리서치팀과 거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는 게임플레이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메뉴나 옵션 접근성, 게임을 한 번에 어느 정도까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고 질리거나 재미없어서 그만두려고 하는 타이밍이 언제였나까지 다방면에서 세세하게 언급하게 된다.

▲ 사용접근성 연구는 대면 인터뷰를 비롯해 다양한 기법을 활용했으며

▲ 시각, 청각 관련 옵션뿐만 아니라 맥락과 게임플레이 동선에 대한 이해도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했다

뿐만 아니라 SIE의 유저 경험 연구에서는 여러 맥락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고려해서 진행된다. 일례로 청각에 이상이 있는 유저가 시각도 안 좋아서 자막을 보기 불편할 때는 제스처나 표정을 통해서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는데, 그 맥락이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도 고려하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를 처음 접해보는 유저층을 위해서 어떻게 구도가 이어져야 게임 진행이 원활하고 맥락 이해도 쉽게 하나 고려하는 것까지도 포함된 개념이다.

이러한 과정은 개발사인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에서 이미 기획 단계부터 적이나 다양한 요소들의 레벨을 따로 구분, 어떤 흐름으로 구성할지 얼개를 짜두곤 한다. SIE는 테스터 모집에 앞서서 전체적인 게임을 한 뒤 테스터를 모집하면서 각 시나리오 파트를 요소별로 타임박싱을 한 것을 기반으로 유저에게 테스트를 진행한다. 테스트는 한 번에 10명에서 20명의 인원이 들어가며, 그 중 10%는 접근성 관련 테스트를 위해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인원으로 배정된다. 테스트는 몇몇 특정 파트를 비롯해 전체적인 게임플레이까지 상정해서 진행했으며, 테스트는 총 20시간에서 60시간 이상 이어졌다.

▲ 계획을 짤 때 연구팀도 전체적인 게임플레이를 해보고, 어떻게 유저에게 테스트를 하고 인지시킬지 설계한다

이렇게 심층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의 협조 및 전문가의 컨설팅뿐만 아니라 여러 접근성 문제를 다각도로 볼 수 있는 인원 선정에 숙박까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그런 조건들이 해결된 이후에는 테스트 과정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산출해서 조율하는 과정을 다각도로 고민해야했다. 단순히 전통적인 질문지 및 대면 인터뷰만으로는 경직되거나 정제된 의견 위주로 나올 확률이 있으므로, 플레이 중에 유저가 마이크를 통해 종종 다른 플레이어들과 감상을 주고 받을 때 이를 받아적는 등 앞서 언급한 기법들을 동원해 다양한 방식으로 유저의 생각을 조사해나갔다. 이 데이터를 기존에 디테일하게 작성했던 레벨 디자인과 기획 서류에 맞춰 산출, 적용해서 차트로 시각화를 한 뒤 게임플레이를 다듬어나간 것이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접근성 구축 방법이었다.

▲ 테스터의 10% 정도는 항상 장애 등의 이유로 게임 플레이가 불편한 유저들을 선정하고

▲ 그룹 테스트 중에 채팅으로 다른 유저와 게임에 대해 소통하는 부분도 캐치해서 정리했다

파시티 수석 연구원은 ‘접근성’ 관련 옵션에 대해 조언할 때 이 부분이 단순히 시청각에 문제가 있는 것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시청각 위주로 강조되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지만, 시청각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하거나 게임 자체가 처음이라서 기존 유저들은 쉽게 하는 락온이나 토글링 등 조작법이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접근성 옵션이 서로 상충하거나 의도치 않은 장벽을 만들어낸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접근성 옵션에 대해 좀 더 폭넓게 접근하는 한편, 게임 내 다양한 요소들이 플레이어가 옵션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게임 내에서 접근성 장벽에 대한 문제를 가시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저 커뮤니티를 활용해 유저들이 같은 문제에 집단적으로 어떻게 접근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접근성 옵션 관련 연구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그렇게 획득한 정보를 차트로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 접근성을 단순히 ‘장애’에만 치중하지 말고 유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험’이라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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