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소니와 ‘스텔라 블레이드’ PS5 유통 계약 체결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매출 및 인기 순위권을 살펴보면 RPG 혹은 방치형 키우기류가 편중되어있다. 특히 방치형 키우기류는 심플하게 압축적으로 다듬은 성장의 재미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유저층에 호응을 얻고 있다. 개발사의 관점에서도 적은 리소스와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이점에 주목, 여러 곳에서 다양한 키우기류를 출시하고 있다.

‘버드레터’는 그런 모바일 시장 트렌드에 캐주얼 배틀로얄이라는 카드로 도전장을 내민 회사다. 캐릭터 전문 기업으로 출발한 이들 역시도 초기에는 매치3 퍼즐 ‘라이프 이즈 페어’, 댄스 클럽과 키우기류를 결합한 ‘매드 포 댄스’ 등으로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러나 캐릭터 산업에 대한 노하우 그리고 글로벌에 어필할 수 있는 캐주얼 PVP 게임에 대한 야망을 품고 캐주얼 배틀로얄 ‘빌런즈’ 개발에 돌입,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빌런 혹은 신화나 전설 속 괴물이 로봇을 타고 배틀로얄을 한다는 컨셉을 내세운 ‘빌런즈’가 어떤 게임인지, 또 어떻게 국내부터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자 하는지 버드레터 양선우 대표와 윤재희 PD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버드레터 윤재희 PD(좌), 양선우 대표(우)

빌런+로봇으로 직관성과 개성 살린 배틀로얄, ‘빌런즈’



Q. 이번에 출시를 앞둔 신작 ‘빌런즈’는 어떤 게임인가?

양선우 = 유저들이 다 알 법한 네임드 빌런들이 로봇을 타고 싸우는 배틀로얄이라 보면 되겠다. 늑대인간, 서큐버스, 프랑켄슈타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그들 고유 능력뿐만 아니라 로봇까지 조합해 더 다양한 스타일의 전투를 선보이고자 한 게임이라고 할까.

개발 과정을 좀 더 소개하자면, 2021년에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실시간 액션 멀티플레이 게임은 회사에서 처음 개발하는 것이라 네트워크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었고, 그래서 싱가포르에서 OBT를 한 차례 진행했다. 그때 인기 순위 6위까지 달성하고 포켓게이머에서 선정한 글로벌 소프트런칭 게임 순위 3위까지 올랐다. 이를 계기로 여러 퍼블리셔와 만나게 됐고, 스코플리와 계약을 해서 투자를 유치해서 개발을 이어왔다.

Q. 그냥 단순히 악당들이 로봇을 탄다는 컨셉만으로는 조금 심심해보인다. ‘빌런즈’만의 어필 포인트를 좀 더 설명하자면?

양선우 = 디자인을 보면 다들 주황색 옷을 입고 있는데, 세계관 컨셉 자체가 ‘헬카트라즈’라는 우주 감옥에 빌런들이 수감되어있다는 설정이다. 그 컨셉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 죄수복을 설정하는 한편,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리폼해서 대회에 출전했다는 설정을 부여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헬카트라즈에 수감된 빌런들이 보통 인물들이 아니라 그곳에 자꾸 소란이 벌어진다. 그걸 차라리 대회로 보여주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죄수들이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치고 받는 배틀로얄을 펼치게 됐다는 것이 ‘빌런즈’의 배경 스토리다.

모바일 배틀로얄인 만큼 플레이 타임은 4분 정도로 짧게, 자신이 낙하할 지점을 선택한 뒤에 점점 줄어드는 생존 지역에서 몹이나 적 유저 그리고 여러 보급품을 털면서 파밍하고 빌드업해서 전투하는 재미를 살렸다. 캐릭터 조작법은 와일드리프트 같은 모바일 MOBA류를 생각하면 편할 거 같다.

무엇보다도 핵심은 ‘로봇’, 그리고 맵을 돌아다니는 ‘열차’다. 우선 스킬 시스템이 캐릭터 고유 스킬이 2개, 로봇 스킬이 2개 총 4개의 스킬로 구성이 되어있다. 그리고 로봇 스킬은 캐릭터와는 별개로 로비에서 다른 로봇을 선택해서 조합을 바꿀 수도 있다. 즉 동일한 캐릭터로 그때그때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선택해서 게임에 임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맵 중앙 부근의 레일을 계속 도는 ‘열차’도 꽤나 전투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열차의 화물칸을 부수고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량이 굉장히 길게 연결이 되어있어서 그 열차가 지나갈 때 맞은 편에 숨어서 적의 스킬을 피할 수 있다. 또 열차에 부딪히면 캐릭터가 피해를 입고, 열차가 가는 동안 그 구역을 캐릭터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서 적에게서 도주하는 등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Q. 캐릭터에 로봇을 조합한다는 발상이 상당히 독특한데, 어떻게 떠올리게 됐나? 또 로봇이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한다면?

양선우 = 캐주얼 게임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는 와중에, 단순히 완성된 캐릭터를 선택해서 전장에 투입하는 구도만으로는 차별화가 제한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 자체를 다르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배틀로얄에서 중요한 전략적 구상 측면에서도 새롭게 접근하기 위한 요소를 고민하다가 ‘로봇’을 떠올렸다. 캐릭터의 고유 능력에, 근거리 혹은 원거리 탱커 아니면 딜러 등 다양한 특성을 보유한 로봇을 조합하면 같은 캐릭터로도 새로운 전략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출시 기준으로 캐릭터는 24종, 로봇은 8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니 한 캐릭터를 골라도 8개의 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프랑켄슈타인을 예로 들자면 체력도 높고 파워도 좋지만 느리다는 단점이 있는데, 속도를 보완할지 아니면 장점을 극대화할 것인지 유저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 한 캐릭터를 플레이해도 다른 로봇과 조합해 그때그때 다른 플레이스타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Q.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 그간 시장에 굉장히 많이 나오지 않았나.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나?

양선우 = 그간 캐주얼 배틀로얄을 해보면서 아쉬웠던 것이, 플레이스타일을 자기 스스로 만들어가는 폭이 좁은 느낌이었다. 일반 배틀로얄처럼 장비를 파밍하고 세팅하는 것에 집중하면 게임이 무거워지는데, 그렇다고 이를 캐주얼하게 다듬자니 무기나 캐릭터 특성이 비슷비슷해서 세팅하는 맛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캐릭터뿐만 아니라 ‘로봇’을 선보인 것이다.

윤재희 = 슈팅 기반의 모바일 배틀로얄 장르를 보면 카메라 시점이나 조작법에 적응하는 게 쉽지가 않다. 조준도 쉽지가 않고. 반면 MOBA는 조작, 이동, 스킬 사용이 비교적 캐주얼한 느낌인 것 같다. 그리고 MOBA 장르도 여럿 출시되면서 그에 대한 이해도도 이미 높아진 상황이라 접근성도 높고.

그렇게 해서 이해도가 이미 구축된 MOBA의 스킬 메커니즘을 캐주얼하게 해석해서 가져온 게 ‘빌런즈’의 특징이라 하겠다. 조작키 자체도 타 MOBA보다 적은 편인데, 그 한정된 조작키로 다양한 변수를 마련한 것이 차별화된 포인트라 생각한다.

Q.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핵심으로 꼽은 ‘로봇’은 어떤가? 또 로봇이 게임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양선우 =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로봇도 레벨이 있었다. 그런데 싱가포르에서 OBT를 할 때 유저들이 많이 혼란스러워했다. 로봇을 키워야 할지, 캐릭터를 키워야 할지 집중을 못하고 갈팡질팡하더라. 그렇게 헤매다보니 게임플레이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지고, 목표도 흐릿해진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래서 로봇은 그냥 장비다, 이런 식으로 설계를 했다. 빌런은 성장 요소가 있지만, 로봇은 없다.

또 로봇을 디자인할 때 직관성을 중시했다. 어느 누가 봐도 탱커형은 튼튼해보이게, 딜러형은 굉장히 공격력이 강해보이게 해야 한다는 모토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그걸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캐주얼’이라는 특성을 더욱 살리기 위해서였다. 타 배틀로얄에 비해서 플레이 타임이 짧고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걸 특징으로 내세웠으니, 정보를 압축적으로 바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빌런이라는 소재를 고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프랑켄슈타인, 드라큘라, 척 들어도 어떤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일지 예상이 가능하지 않나. 메두사 같은 캐릭터도 CC기가 강하겠구나, 이런 식으로 연상이 딱 될 테고. 예상 가능하지만, 그렇기에 보편적이고 더 설명이 필요 없이 바로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거기에 또 ‘로봇’도 굉장히 보편적이고 인기 있는 소재 아닌가. 모든 연령층 그리고 세계의 어떤 플레이어든 쉽게 접근하려면 이 방향이 좋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냥 쉽고 단순하기만 해서 만사형통은 아니다. 이지 투 플레이, 하드 투 마스터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로봇을 스킬과 장비의 보조 개념으로 조합하자는 것이었다.

윤재희 = 컨셉 단계에서부터 게임 소개를 할 때 어떻게 해야 유저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도 여러 모로 고심했다. 빌런이 배틀로얄을 한다, 이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거기에 ‘로봇’을 더해보니까 느낌이 확 살더라. ‘빌런이 로봇을 타고 싸운다!’ 이 컨셉부터 시작해서 발전한 결과물이다.

그 문구부터 시작해서 악당이니까 지옥에 있는 감옥에서 싸운다, 그 악당은 누가 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로 컨셉이 확장되더라. 그 컨셉에 매력을 느껴서 합류한 사람도 많고, 그러면서 아이디어가 발전해서 지금의 빌런즈가 되었다고 하겠다.

Q. 실력뿐만 아니라 운이 중요한 배틀로얄이더라도, 캐릭터나 장비 밸런스는 중요하지 않나. 이 부분을 어떻게 검증해왔나?

윤재희 =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진행하면서 한 달에서 두 달 간격으로 계속 내부에서 빌드데이이라는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했다. 모든 직원들이 모여서 플레이하고 대회도 진행하면서 피드백하는 행사인데, 당시에는 협력사이자 투자사인 스코플리에서도 와서 같이 테스트를 진행하고는 했다.

이렇게 자주 테스트를 하면서 캐릭터의 밸런스, 재미 그 균형을 잡는 것에 집중했다. 3년 가까이 그렇게 다듬어온 셈이랄까. 앞서 말한 매칭풀 때문에 원 맵 원 모드에 캐릭터 24종이라는 적은 볼륨을 선택한 것도 있지만, 밸런스와 퀄리티를 구축하는 것도 우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도 있다.

양선우 =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테스트를 거쳐서 밸런스를 체크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내부에서 계속 체크해왔는데 라이브 게임의 밸런스는 결국 출시하고 나서도 쭉 보완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나마 배틀로얄은 여타 PVP 게임과 달리 운과 랜덤 요소가 꽤 크게 작용하지 않나. 그래서 밸런스에 대해서 유저들이 비교적 오픈되어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틀이 무너지면 게임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그 부분은 빠르게 체크하고자 한다.

국내에 먼저 출시하는 이유도 단순히 자체 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유저들이 밸런스 문제에 굉장히 민감하고 예리하게 지적하지 않나. 그리고 의견도 굉장히 빠르고 신속하게 제시하기도 하고.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먼저 빠르고 신속하게 우리의 문제를 피드백 받고, 이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글로벌로 나아가자는 생각이 있었다.

Q. 4분 내에 플레이하는 캐주얼 배틀로얄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유저가 접하게 될 전장 ‘헬리우드’는 어떤 곳인가?

양선우 = 맵 크기는 대략적으로 브롤스타즈의 쇼다운 기준으로 4배 정도 크기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배틀그라운드의 에란겔 같은 맵보다는 작지만, 캐주얼 배틀로얄에 등장하는 맵 사이즈 중 꽤 크다고 보고 있다. 그래도 4분 내로 돌아다닐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조율을 해둔 상태다.

윤재희 = 맵에는 건물과 물, 수풀 등 다양한 지형지물이 각각 구역의 특색에 맞춰서 포진되어있다. 일례로 공장 구역은 건물이나 여러 장애물이 많아서 직사형 공격이나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에게 불리하고 곡사형 캐릭터가 유리한 구도다.

반면에 공터는 그런 게 없어서 좀 더 빠르게 상대를 타격할 수 있는 직사형이 좀 더 유리할 테고, 수풀이 넓게 펼쳐진 구간에서는 근접 캐릭터들이 기습하기에 최적화되어있다. 또 물에 들어가면 공격이 불가능하고, 이동속도도 느려진다. 그래서 이동이 제약되는 순간을 노려서 저격하거나 기습하는 등 여러 전략적인 구도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맵이 고정되어있어서 전략이 빠르게 일원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일반 몹의 위치나 아이템 스폰 위치는 고정되어있지만 보스몹 그리고 중간 보급이 내려오는 위치는 게임이 시작해야만 알 수 있다. 물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등 특정 지형지물에 강세인 캐릭터나 로봇도 있으니, 자신이 고른 캐릭터 그리고 다른 유저들의 캐릭터에 따라서 매번 다른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Q. 여러 가지 요소를 가미하면서 전략적인 플레이의 재미를 높이다보면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나. 그 부작용을 어떻게 줄이고자 하고 있나?

윤재희 = 처음 개발에 돌입할 때부터 그런 고민이 많았다. MOBA식 플레이와 캐릭터를 많이 가져오는데, MOBA도 쉬운 장르는 아니지 않나. 스킬 설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점점 업데이트가 되면서 정교한 컨트롤이 요구되는 캐릭터들이 많아지고 있기도 하고.

그렇지만 우리는 MOBA 스타일을 채택해도 MOBA는 아니다. 그래서 자동 에임을 지원하고, 스킬 메커니즘이나 규칙도 최대한 캐주얼하게 맞추려고 노력했다. 재미와 난이도, 캐주얼 이 삼각 관계의 황금비를 생각할 때 좀 더 캐주얼에 걸쳐있다고 보면 되겠다.

또 아이템과 스킬 성장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보통 MOBA 요소를 채택한 배틀로얄이 몹을 사냥하거나 적 유저를 죽여서 경험치를 얻고 레벨업하지 않나. ‘빌런즈’도 그게 주요 성장 방식이긴 한데, 적을 죽였다고 자동으로 경험치를 얻거나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게 아니다. 적을 죽이면 ‘헬버거’라는 아이템이 드롭되는데, 그걸 주워야지만 스킬 레벨이 올라간다. 또 헬버거를 줍는 시간 동안 캐릭터는 무방비 상태가 되니 적이 주변에 있나 없나 주의해야 하고, 그건 다른 아이템을 획득할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아이템을 먹을 때는 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그만큼 더 주변을 경계하고 리스크와 리턴을 확실히 생각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거다.

이런 방식을 처음에 선택해서 개발할 때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있긴 했다. 좀 다른 방식이라 낯설기는 한데, 숙련도에 따른 파밍 속도라던가 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이런 방법이 더 변수가 자주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로 못하는 유저도 고수 유저가 아이템을 먹는 무방비 상태에 선공으로 기습해서 킬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이를 역으로 노려서 좋은 아이템을 미끼로 삼아서 기습하는 등, 플레이의 다양성이 확보될 거라 판단해서 이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Q. 파밍도 배틀로얄에서 중요한 재미 요소이지 않나. 게임 내에서 획득하게 되는 아이템 종류는 어떤 것이 있나? 또 배틀로얄에서는 파밍을 몰래몰래 하면서 버티는 수비적인 플레이가 이득을 보기 쉽지 않나.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윤재희 = 각종 버프와 체력 회복제, 쉴드가 보급에서 나오는 주요 아이템이다. 각 아이템은 등급이 있고, 더 높은 등급일수록 효과는 좋지만 획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앞서 말했듯이 MOBA식의 전투는 채택했지만, 성장은 MOBA와는 좀 다르다. 단순히 몹을 죽여서 헬버거를 먹었다고 레벨이 올라가고 스탯이 올라가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킬’이 중요하다. 킬을 올려야만 공격력과 HP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 빌런 슬롯에 장착한 빌런 파워도 소소하게 스탯은 올려주지만, 그것보다는 인게임에서 킬 하나를 올린 게 훨씬 더 영향력이 크다.

개발 과정에서 타 배틀로얄 게임을 지켜봤는데, 대회 수준으로 올라가면 수비적인 운영의 비중이 높아지더라. 왜 그러는지 이해하기 전까지는 재미가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수비적인 운영과 플레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그 안에서 견제나 수비의 묘미가 있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초보 입장에서는 직관적으로 치고 받고 싸우는 것보다는 재미가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유저들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이리저리 고민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아이템도 적극적인 교전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일례로 고급 아이템 중에는 모든 적의 위치를 잠깐 다 보여주는 ‘레이더’가 있다.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해서 기습하거나 노리고 혹은 이에 대응하는, 빠른 템포를 끌어올리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또 져도 바로 다시 매칭에 들어갈 수 있게 매칭 시간도 단축하는 그런 방향으로 게임을 구축하고 있다.

▲ 통상 MOBA 요소를 도입한 배틀로얄과 달리, 킬을 올려야만 스탯이 올라간다

▲ 개발 중인 플레이 빌드. 주기적으로 내부 테스트를 거쳐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캐주얼 배틀로얄, 국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입증하겠다”


Q. 캐주얼 액션 장르가 국내에서는 크게 호응을 받고 있지는 않지 않나. 이 장르를 선택한 눈여겨 본 이유가 있나? 또 호응을 얻기 위해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가?

양선우= 말한 대로다. 국내에서는 이런 장르를 서비스하는 곳이 사실 별로 없다. 아무래도 브롤스타즈라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1인자가 있어서인지, 매출 순위를 보면 키우기류나 RPG가 대부분 아닌가. 절대적 강자가 있기도 하고, 또 시장 자체가 돈이 안 되고 파이가 그만큼 크지 않다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브롤스타즈의 성과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한국 성적이 생각보다 좋더라. 여러 조사 기관의 자료를 봤을 때 20년부터 22년까지 한국 시장 내 MAU 1위를 여러 차례 찍었고, 글로벌 매출 비중에서도 한국이 순위권에 들었다. 즉 조사해보니까 우리나라에 안 통하는 장르는 아니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을 겨냥한 것도 있다. 스코플리에서도 우리에게 투자를 제안했던 것도 디자인이 글로벌 감성에 기대서 그런 것 아니었나 싶다.

물론 이 장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장르가 아니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일단 개발 난이도가 굉장히 높더라. 배틀로얄 외에도 캐주얼 PVP 이러면 어쨌거나 ‘실시간 멀티플레이’ 게임이지 않나. 그걸 구축하는 게 소규모 개발사 차원에서는 꽤나 높은 진입장벽이 있었다.

그 장벽을 넘은 다음에는 이미 알고 있듯이 슈퍼셀이라는 절대 강자가 기다리고 있지 않나. 결국 그 아성을 못 넘은 은메달리스트 혹은 경쟁에 밀려나 사라진 게임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물론 이 부분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니, 다른 작품이 어떻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혹은 시장에서 밀려난 작품은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됐나 다각도로 분석해보면서 전략을 세우고 있다.

Q. 말한 것처럼 시장에 거대한 경쟁작이 이미 자리잡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면?

양선우 =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매칭풀’ 관리 그리고 이를 위한 모드 배분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싶다. 이 분야의 절대 강자인 브롤스타즈는 이미 모드가 이벤트까지 포함하면 8개에서 10개 이상이고, 그 안에서도 매칭풀이 이미 다양하게 잡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후발 주자들은 그 다양함과 매칭풀 둘 다 따라가기 힘들다. 특히 더 다양한 재미를 주기 위해 모드를 늘리면 매칭풀이 쪼개지고, 그게 심화되다보면 AI를 때려눕히거나 혹은 양학 당하는 두 가지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 오게 된다. 그것이 장기화되면 풀 자체가 말라버리는 것 같았다. 여러 사례를 보면서 모드로 여러 다양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은 솔직히 슈퍼셀급이 아니고서는 하기 힘들지 않나 싶더라.

그래서 우리는 배틀로얄에 집중, 매칭풀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롱런하는 PVP 게임은 모드 하나 맵 하나로 쭉 풀을 확보해두지 않나. 화려하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국내부터 선보이게 됐는데, 국내에서의 매칭풀도 여러 모드라면 어렵겠지만 하나의 모드에 집중하면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앞서 설명한 전략과 비슷한 느낌으로 접근한 게임이 하나 있다. ‘주바’라는 브라질 게임인데, 20명의 유저가 각자 다양한 동물을 골라서 전장에 들어간 뒤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이다. 이 역시도 원 맵 원 모드라는 전략에 집중해서 매칭풀을 잘 유지하고 201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 여기에 세팅과 조합의 묘미를 살리는 ‘로봇’이라는 요소를 더해서 좀 더 깊이감을 더하고 좀 더 다양한 양상을 선보이고자 한다.

Q. 캐릭터 전문 회사로 출발하지 않았나, 빌런즈를 IP로 키우기 위해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

양선우 = 물론 우리의 시작점은 캐릭터 전문 기업이 맞다. 그러다보니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동시에 IP를 키우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도움이 크게 안 된다고 느꼈다. 일단 한 콘텐츠가 유명해져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이 첫 단추다. 이를 토대로 라이센싱을 거쳐 여러 사업자와 함께 캐릭터를 다방면으로 어필하는 것이 그간 캐릭터 라이센싱 등 여러 사업을 해보면서 느낀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래서 게임에 우선 주력하고 있다.

윤재희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예 그 부분에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캐주얼 액션, 배틀로얄이지만 확장성이 쉽도록 캐릭터의 설정과 디자인에 다각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Q. 최근 사전예약을 진행하면서 스코플리가 아닌 자체 서비스로 결정하게 됐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양선우 = 싱가포르에서 OBT 이후 스코플리와 계약을 맺고 필리핀 등에서 추가 CBT를 진행했을 때 여러 모로 평가가 좋았다. 특히 동남아시아권이 모바일 배틀로얄, MOBA 유저가 많은 시장인데 그곳에서 꽤 호응이 좋았고, 이러한 지표를 토대로 투자를 받아서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코플리가 2023년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에 인수된 이후 아시아 사업 철수를 결정해 계약은 종료됐고, 12월에 자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Q. BM은 어떻게 설계하고 있으며, 또 빌런즈의 출시 후 목표를 꼽자면?

양선우 = 당장의 매출보다는 ‘빌런즈’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로 구상하고 있으며, e스포츠화를 위한 랭크전까지 빠르게 도입하고자 한다.

주요 BM은 브롤스타즈 같은 캐주얼 PVP 게임류와 유사하게 캐릭터 및 패스 상품이다. 캐릭터 구매, 획득 치장이 이런 PVP 게임의 핵심 아닌가.캐릭터에 맞춘 로봇, 그리고 스킨까지 연계해서 어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각 과금 정도에 맞춰서 빌런 패스 / 캐릭터 패키지 / 상자 패키지나 빌런 슬롯 파워 등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윤재희 PD = 이외에도 인게임에서 브롤스타즈의 트로피와 유사한 ‘악명’ 시스템이 있다. 인게임 성장과는 별도로 악명 수치를 높이면 여러 보상을 얻을 수 있고, 일정 수치 이상부터는 빌런 슬롯을 오픈해 파워를 장착해나가면서 성장과 세티으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요소는 여타 캐주얼 PVP 게임이 그렇듯 인게임 성장 수치에 비해 미미하고, 인게임 내에서 성장이 가장 핵심이다.

Q. 출시 이후 업데이트 및 로드맵도 궁금하다.

양선우 = 국내 선출시 이후 3개월 동안 지표를 보고 최적화, 서버 안정화, 기능 업데이트를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목표한 지표가 나오면 글로벌 검증을 위해 동남아시아와 일본에 2차로 출시하고, 회사 차원에서 투자를 유치해서 글로벌 출시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윤재희 = 콘텐츠 업데이트 측면에서 말하자면, 우선 월 단위로 신규 빌런을 추가하고자 한다. 우선은 랭크 모드를 최대한 빠르게 업데이트하고자 하며, 다음 맵 혹은 이벤트로 준비 중인 데스매치 같은 모드는 출시 후 유저 반응을 보면서 내부에서 조율하고자 한다. 여러 가지로 준비 중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그걸 바로 덜컥 내기보다는 어느 정도 풀과 반응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출시에 앞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양선우 = 개발 인원이 36명 정도인데, 다들 이 장르를 좋아해서 온 사람들이다. 국내는 RPG에 좀 치우쳐 있고 캐주얼 PVP, 캐주얼 배틀로얄이 아무래도 비주류지 않나. 그럼에도 이 장르에 대해 애착을 갖고 쭉 개발을 이어왔다. 좀 더 크리에이티브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글로벌 감성의 실시간 대전 게임을 선보이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왔고, 그 분야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윤재희 = 버드레터는 한국을 넘어서 글로벌로 도전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을 가진 개발자들이 모인 회사다. RPG에서 제공하는 성장의 재미도 물론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한 자리에 모여서 같이 플레이한다는 재미를 가면 갈수록 점점 느끼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우리 게임이 작지만 그 분야의 가능성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테스트 겸 겸사겸사해서 빌런즈 플레이빌드를 애들한테 보여줬는데, 재미있게 하더라. 또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알려주면서 같이 할 수도 있었고. 그러면서 가족이나 친구가 모여서 누구나 쉽게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 그간 얼마나 있었나 생각하게 됐다. 모바일 RPG는 그런 부분에서는 제약이 있지 않나 싶었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었다. 실제로 사내에서 빌드데이를 하면서 같이 모여서 게임을 하는 재미에 대해 실감했고, 그 감성을 다른 분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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