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즐기는 TCG ‘쿠키런: 브레이버스’


컴퓨터 게임 시장이 발전하면서 많은 오프라인 게임들의 입지가 줄어들었습니다. 장소, 시간, 사람을 신경 써야 하는 오프라인보다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이 더 편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매해 규모가 성장하는 오프라인 게임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하 TCG)입니다.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하 TCG)은 주어진 카드로 나만의 덱을 짜서 상대와 겨루거나 서로 카드를 거래할 수 있는 게임을 뜻합니다. 만화 ‘유희왕’ 덕분에 게임과 룰은 자세히 몰라도 어쨌든 카드로 싸우는 장르라는 게 잘 알려져 있죠. 지금까지 TGC는 대부분 해외를 중심으로 흘러갔습니다. 장르의 원조인 ‘매직 더 개더링’을 필두로 각종 TCG가 주류를 이루며, 이미 정착된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는 아직 이렇다 할 TGC가 없다는 게 큰데요.

데브시스터즈는 자사의 대표 IP 쿠키런을 활용한 오프라인 TCG ‘쿠키런: 브레이버스’를 9월 1일 선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TCG 시장을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죠.

정식 출시에 앞서 쿠키런: 브레이버스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개발사에서는 풀 덱으로 게임을 해본 첫 번째 유저라고 전했었는데요. 약 2시간 정도의 체험을 통해 게임의 주요 특징과 타 TCG와의 차별점 등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쿠키들의 개성이 담긴 카드로 나만의 덱을 구성해 다른 사람과 대전을 펼치거나 새로운 쿠키런 세계관 속 쿠키들의 실물 카드를 수집하는 콜렉팅의 재미를 갖춘 게임입니다.

개발을 맡고 있는 이창헌 PD는 게임에 대해 “TCG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대중성과 전략성을 고루 갖춘 게임”이라고 답했습니다. 누구나 한 두 번만 해보면 익힐 수 있도록 쉬운 룰을 갖췄지만 심도 깊은 전략성과 플립 카드 시스템을 활용한 예측 불허 요소를 경험할 수 있죠.

먼저, 게임을 즐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덱 구축입니다. 카드는 정식 출시 기준으로 빨강, 노랑, 초록 세 가지의 색이 존재하며, 각 색마다 공격을 담당하는 ‘쿠키 카드’와 자신의 턴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 카드’, 상대가 공격할 때 방어에 도움을 주는 ‘트랩 카드’, 마지막으로 필드에 내려놓고 매 턴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지 카드’ 4개 종류가 존재합니다.


덱은 총 60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때 이름, 효과, 색이 모두 같은 카드는 최대 4장만 가능하고 플립 카드는 최대 16장까지 넣을 수 있습니다. 제한 요소와 각 카드의 시너지를 생각해서 덱을 짤 때 중요하게 볼 점은 색입니다.

카드의 색은 시나리오와 게임 플레이 양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색에 따라서 세계관과 카드 운영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용감한 쿠키’는 모든 색에 존재하는 카드인데 능력치는 같아도 일러스트와 대사가 다릅니다. 일종의 멀티버스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같은 쿠키라고 해도 색에 따라 수집하는 재미를 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카드 운영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빨강은 쿠키를 강화해서 순간적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노랑은 변칙 플레이에 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초록은 자원을 빠르게 늘려서 중후반부터 덱 파워로 우위를 서는 게 가능합니다. 또한, 카드마다 액션을 취하려면 코스트가 필요한데 특정 색을 필요로 할 경우 그에 맞는 색의 코스트가 필드에 나와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덱을 짤 때는 가급적 같은 색의 카드로 구성하는 게 쉽고 편했죠.

플레이 체험은 빨간색과 노란색을 직접 해봤고 초록색은 플레이를 도와준 직원분이 하는 것을 당해보는 입장이었는데요. 직접 하면서 느낀 각 카드 색상의 차이는 뚜렷했습니다. 빨강은 직관적인 효과로 복잡하지 않아 초보자에게 적합했고 노랑색과 초록색은 특수 효과를 가진 쿠키와 아이템이 많아 비교적 어렵지만 덱의 이해도가 높을수록 각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플레이 방식은 선공과 후공을 정한 뒤 액티브 페이즈, 드로우 페이즈, 서포트 페이즈, 메인 페이즈, 엔드 페이즈에 맞춰 행동하면 되는데요. 순서가 많아서 복잡할 것 같지만 페이즈 내에 할 수 있는 행동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거의 대부분의 플레이는 메인 페이즈에서 이뤄지므로 딱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습니다.

또한, 게임 플레이 방식은 한 번 설명을 들으면 누구나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직관적입니다. 카드 효과와 설명이 익숙하지 않아서 첫 플레이에는 시간이 25분 정도 걸렸는데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면 평균 15분 내외로 게임이 끝난다고 했죠.


3판 정도 즐겨본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기존 TCG의 전략적인 즐거움을 쿠키런 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하면서 오프라인 TCG 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게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전략적인 즐거움이 가장 잘 느껴진 부분은 플립 카드 시스템입니다. 카드 중에는 플립 효과를 가진 카드가 있습니다. 해당 카드는 손패에 들고 있으면 아무런 효과를 낼 수 없고 오직 배틀 에리어에 나와있는 쿠키 카드의 HP 상태일 때만 효과를 발휘하는데요.

패를 1장 버리면서 체력을 회복하거나 1장 드로우하는 등 전투에 변수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만약, 서로 쿠키 하나라도 죽으면 끝나는 위기의 순간에 적이 쿠키의 체력에 딱 맞는 공격을 했을 때, 운 좋게 터진 플립으로 1번 생존한다면 다음 기회를 노려 역전할 수 있습니다. 실제 체험 중에 이런 상황이 나오기도 했죠.

플립은 발동되기 전까지는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없는 운의 영역이기 때문에 100% 전략적 요소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덱에 넣을 수 있는 플립 카드가 최대 16장으로 제한되므로 상대의 플립 카드가 전투 중 얼마나 나타났는지를 계산해서 전투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전략적 판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프라인 TCG 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은 게임 플레이를 위해 수첩에 따로 적어가면서 계산할 필요가 없다는 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컴퓨터가 모든 것을 계산해주고 눈에 보여주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몇몇 오프라인 TCG는 수첩에 플레이어와 몬스터 체력을 적어가면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겉으로 봤을 땐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맛이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꽤 불편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굳이 수첩에 적을 필요 없이 모든 수치를 카드로 표현해 눈으로 보기도 쉽고 계산 역시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쿠키의 체력도 카드를 뒤집어 표시하고 코스트도 서포트 에리어에 둬서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들인데요. 카드의 상태를 액티브, 레스트 등으로 돌려가면서 진행하는 점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체적으로 완성도 있는 TCG라고 생각됩니다.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은 단순화했지만 숙련자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플립을 통한 운 요소는 확실히 유저가 임의로 통제할 수 없지만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라 상황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도 덱 구성과 사용처에 제한과 조건이 있는 만큼 전력과 운의 밸런스가 이상적으로 맞춰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TCG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수집 욕구도 잘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디지몬 IP 최초로 그린 총괄 일러스트 작가 와타나베 켄지와 마블, DC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이인혁 작가, 매직 더 게더링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염민혁 작가, 라이엇 게임즈의 캐릭터 일러스트를 그린 박준성 작가, 디즈니, 마블 등 글로벌 IP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문화재형 자연유산 홍보 대사인 흑요석 작가가 일러스트 작업에 참여했으며, 카드 하단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색상별로 쿠키들의 테마가 달라지는 점 또한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이죠. 데브시스터즈는 추후 한국 TCG로서 한국문화와 국가유산의 가치를 알릴 계획인데요. 관련해서 이창헌 PD는 “문화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익 일부를 통해 국외로 반출된 문화유산 환수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체험을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 이창헌 PD는 “쿠키런 고유의 가치와 매력을 손으로 직접 만지며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TCG가 2030년에 약 10조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을 차지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라며, “일본과 미국은 이미 하나의 대중 문화로 정착돼 있는데 앞으로 10년, 30년, 50년 세대를 거듭하며 사랑받는 게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오프라인 접근성 관련해선 9월 1일부터 잠실 롯데월드에 위치한 오프라인 상설 스토어와 전국 쿠키런 브레이버스 공인점포, 전국 GS25 편의점 및 온라인 쿠키런 스토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예정입니다. 추가로 TCG 최초로 한국에 월드 챔피언십을 매년 개최할 계획도 구상 중이죠.

쿠키런 브레이버스는 궁극적으로 전 세계 20개 이상 국가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월드 챔피언십 개최를 통해 한국 IP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글로벌 대회 참여와 더 넓은 영역에서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죠.

지금까지 국내에서 오프라인 TCG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규모와 계획을 갖고 출시되는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데브시스터즈의 계획대로만 잘 진행된다면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TCG의 입지가 조금은 커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평소 TCG에 관심이 많거나 즐겨한다면 한 번 체험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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