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시티(Brixity) 체험기

데브시스터즈는 신규 IP로 선보이는 모바일 신작, ‘브릭시티’의 얼리액세스를 10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다. ‘브릭시티’는 제목 그대로 브릭을 쌓아 자신만의 도시를 건설하는 샌드박스 시티빌딩 게임으로, 500년 전 멸망한 지구를 신인류 ‘피포’와 함께 재건해나가는 작품이다. 단순히 건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화 물질인 브릭을 창의적으로 활용해야 정화 에센스가 발생한다는 설정을 가미해 유저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의 시작은 화성에 세워진 ‘브릭 아카데미’에서부터 시작된다. 네모난 아바타를 꾸민 뒤 게임에 입장하게 된 유저는 브릭을 쌓으면서 각종 건물과 시설을 고치는 방법을 배우는 ‘브릭 아카데미’의 졸업생으로서 지구를 복원하기 위한 여정을 바로 떠나게 된다.


▲ 아바타를 만들고 들어가보니 내가 브릭 아카데미 사상 최고의 천재?

▲ 집 수리 정도는 가볍게 해주고

▲ 까짓 거 한 번 해보죠

보통은 로켓을 타고 간 뒤에 황폐화된 지구를 하나하나 정화시키는 과정을 튜토리얼로 보여주겠지만, ‘브릭시티’는 로켓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보통의 샌드박스 게임류는 무언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재료부터 구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던가. 그래서 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구하나 마음의 다짐을 하고 있는데, 튜토리얼대로 ‘브릭’을 차곡차곡 순서대로 쌓으면 로켓 하나가 바로 완성이 됐다. 대시하고 점프로 촐싹맞게 돌아다니면서 재료캐고 뭔가 만드는 과정을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모든 과정이 끝났다고 할까.

그 튜토리얼은 ‘브릭시티’의 방향성을 확고히 보여주는 서곡 같았다. 실제로 지구에 내려와서도 정화하고, 건물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면서 지구를 복원하는 과정 자체도 튜토리얼에서 보여준 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트로 완성되어있는 브릭을 지정된 순서대로 정해진 위치에 맞추면 알아서 착착착 틀을 만들어주고,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보면 그럴싸한 건물과 시설이 완성되곤 했다. 그렇게 해서 모은 건설하다 보면 모이는 정화 에센스로 정화 로봇을 구동, 황폐해진 대지를 원상복구한 뒤 그 위에 건설을 해서 또 정화 에센스를 모으는 순환 구조가 ‘브릭시티’의 핵심이라고 할까.

▲ 촐싹거리면서 어디 재료 캐러 가야하나 싶었지만

▲ 브릭만 잘 맞춰서 넣으면 알아서 로켓도 척척 만들어진다

▲ 지구에 불시착해서 하나하나 건설해나갈 때도 그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알아서’, ‘자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아무래도 샌드박스 유저 입장에서는 크게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자기가 직접 재료를 수집하고 가공한 뒤 하나하나 디자인하면서 무언가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어찌보면 이 장르의 핵심 아니던가.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 번거로움 속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샌드박스의 재미라고 보면 나사가 빠진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브릭시티’가 과감하게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첫 시작부터 지구를 재건하기 위해 주인공이 파견됐다고 하지 않았나. 그 말처럼 유저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면서 노는 게 아닌, 궁극적으로 NPC들도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브릭시티’의 목표다. 즉 샌드박스에 시뮬레이션 요소를 가미한 셈이다.

▲ 본격적으로 복구 작업이 시작되면서

▲ 설비도 그럴싸하게 갖춰지고

▲ 지구에 함께 살게 될 피포들도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시뮬레이션 게임 역시도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원을 모으면서 수단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천, 수만 명의 인원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은 기둥부터 하나하나 세우는 세부 공정부터 따지지는 않는다.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너무 디테일에 깊이 파고들다보면 업무량이 너무 과도해져서 하나 처리하다가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처리 못해서 파국의 연쇄작용이 일어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브릭시티’의 지구는 황폐화되기는 했어도 생존 시뮬레이션처럼 갑자기 재난이 들이닥쳐서 큰 피해를 입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집과 도로 그리고 여러 시설들을 하나하나 차곡차곡 지으면서 점차 도시를 넓혀갈 여유가 있다. 전통적인 샌드박스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은 이 과정을 조금 큰 묶음으로 풀어내서 아쉽기는 하겠지만, 샌드박스를 이전에 처음 접했다가 하나하나 다듬는 그 과정이 힘들었던 유저라면 그래도 쾌적하게 무언가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각 브릭이 들어갈 자리에 제대로 배치하다보면 집과 공항, 상점, 공원 등이 뚝딱뚝딱 만들어지니 말이다.

그렇게 해서 도시의 기틀이 다져지면 그때부터는 하나둘씩 피포들을 모이기 시작하고, 브릭을 수집하면서 좀 더 아름다운 건물을 짓고 지구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나가는 과제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 시점부터 이 게임에도 ‘자원’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이 체감되기 시작한다. 재료를 어디서 캐올 필요는 없지만, 브릭을 구해서 쌓는 작업은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알음알음 모일 만큼 기반 시설이 지어졌을 무렵이면 초반에 주어진 자본금은 슬슬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그 뒤부터는 상점이나 여러 생산 시설을 더 확충하고 피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시뮬레이션의 재미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 정화 에센스로 지구를 정화하고

▲ 그 위에 건물을 지으면서 에센스를 모으는 순환이 이어진다 복잡한 건물도 좀만 익숙해지면 금방 OK

▲ 여러 시설을 건설하면서 지구를 복원하기 위한 여러 미션을 수행하고

▲ 상점 시설이 갖춰지게 되면서 더 효율적으로 복구 작업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시뮬레이션에서 기대하는 복잡한 매니지먼트의 재미를 보여주기는 어렵다. 큰 틀에서 보면 최적화된 인원을 모아서 곳곳에 배치하고 주기적으로 자원을 모으면서 시설을 확충하고 지구를 점차 정화해나가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구성을 돌파하기 위해서 데브시스터즈가 내세운 해답은 크리에이터 시스템이었다. 단순히 기성품 도면을 사거나 미션을 클리어해서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가 직접 도면을 만들어서 자신만의 건물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도면을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경험치도 올라가기 때문에 빠르게 브릭마스터 레벨도 높일 수 있고, 더 다양한 기존 도면과 브릭을 해금해서 이전에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창작을 계속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졌다.

▲ 자신만의 도면을 만들면서 게임 재화도 수급하고 경험치도 올리는 ‘크리에이터’ 콘텐츠

이제 첫발을 내딛는 ‘브릭시티’는 기존 샌드박스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에게는 다소 깊이가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뽑기 같은 게임 외적인 측면 외에도, 이미 몇 년에 걸쳐서 쌓아온 콘텐츠나 각종 애셋 그리고 업데이트를 처음 시작하는 게임이 따라잡기란 다소 힘든 건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브릭시티’는 기존 게임들이 닦아놓은 길을 고스란히 가기보다는 편의성과 자신만의 아기자기한 캐릭터 그리고 좀 더 직관적으로 창작의 재미를 어필하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꾀한 점이 눈에 띄었다. ‘수익’이라는 말이 사실 더 귀가 솔깃하긴 하지만, 그게 들어오기까지 거치는 과정이나 여러 가지 번거로움을 생각해보면 대체로 게임 내에서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게 만든 ‘브릭시티’가 바로 보상이나 여러 효과가 눈에 띄긴 했으니 말이다. 쿠키런의 노하우로 빚어낸 아기자기한 네모 캐릭터들이 알음알음 모이면서 도시를 만들어가는 맛이 있는 ‘브릭시티’가 과연 이 첫 발걸음을 잘 디디고, 좀 더 넓은 세계로 확장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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