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최다 GOTY를 수상한 명작 ‘엘든 링’의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 그 근간에는 메카닉에 진심인 액션 게임 ‘아머드 코어’ 시리즈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에 출시된 ‘아머드 코어 버딕트 데이’ 이후 약 10년 동안 후속작 없이 시리즈의 역사는 단절됐고, 이제는 아머드 코어를 직접 해보지 못했거나, 들어본 적 조차 없는 이들이 더 많아진 상황이다.
이런 환경적 요인 때문일까. 오랜 단절을 끊고 공개된 시리즈 최신작 ‘아머드 코어6 루비콘의 화염(이하 아머드 코어6)’의 출시를 앞두고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 역시 아머드 코어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초심자, 입문 유저 맞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프롬 소프트웨어가 ‘불친절하고 어려운 게임 시리즈’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아머드 코어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켰는지, 아머드 코어6 개발을 지휘하고 있는 프롬 소프트웨어 야마무라 마사루 디렉터, 그리고 오구라 야스노리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세계관도 스토리도 완전히 새롭게, 입문자를 위한 ‘아머드 코어6’
Q. 약 10년 만의 시리즈 신작이라는 점도 있고, 그간 아머드 코어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게이머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업의 관계나 고유명사 등 기존 시리즈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신작의 스토리를 전부 즐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야마무라 마사루 디렉터(이하 야마무라) = 신작 아머드 코어6는 세계관도 스토리도 새롭게 쓰여진 완전한 신작이다. 일단 6라는 넘버링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이번 작품이 처음인 유저들이라도 아무런 예비지식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물론, 과거의 시리즈를 즐겼다면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몇몇 용어들을 봤을 때 가볍게 웃을 수 있을 정도로 몇몇 용어들을 활용했다.
Q. 스토리나 세계관 설정에 시리즈 입문자를 위한 배려가 반영된 셈인데, 오랫동안 시리즈 신작을 기다려온 팬들을 위한 부가적인 요소는 더 없을까?
야마무라 = 시리즈의 오랜 팬들이 반길만한 요소들 역시 충분히 의식해서 만들었으니, 작품을 플레이하며 하나씩 찾아보길 바란다.
오구라 야스노리 프로듀서(이하 야스노리) = 다만 과거작의 설정, 또는 등장인물을 출연시키는 방식은 아니다. 과거의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게이머라면 ‘아, 이 부분은 이전 시리즈의 그것이구나’라고 알아챈 뒤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Q. 이번 아머드 코어 역시 초반부 스토리 소개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아머드 코어 시리즈를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한 스토리 설명 등을 준비하고 있는가?
야마무라 = 본편 외에 따로 스토리를 소개하는 콘텐츠는 포함되지 않았다. 아머드 코어6의 메인 스토리는 과거의 아머드 코어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훨씬 쉽게 구성된 편이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아머드 코어6에서는 근접 공격이 특히 더 강력하게 그려지는데, 이렇게 설계한 이유가 궁금하다.
아마무라 = 근접 무기는 적에게 붙어서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리스크, 또 무기를 휘두르는 동안 다른 행동이 동시에 불가능하다는 리스크가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강력하게 설계했다. 만약 어설트 라이플을 사용한다면 동시에 미사일 공격을 하는 등 동시 조작이 가능하겠지만, 근거리 무기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근거리 무기가 무조건 강하다`라고 보기는 어렵다. 초반에는 적의 공격이 그렇게 거세지 않기 때문에 공격을 가할 기회가 많고, 역시 근접 무기가 더 강한 것 같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Q. 근접 공격을 사용하지 않으면 클리어할 수 없는 구조의 전투가 초반에 이어지다 보니, 같은 전투 패턴이 후반부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가 생겼다. 실제로는 어떤가?
아마무라 =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근접 무기에는 근접 무기의 약점이라는 것이 확실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근접 무기의 약점 때문에 고전하게 되는 경우도 분명 마주하게 될텐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들의 장점, 약점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미션을 공략해보길 바란다.
Q. 초반 10개 미션 분량은 기존의 프롬류 액션 게임들과 달리 쉬운 난이도로 구성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머드 코어 시리즈의 악랄한 난이도에 관한 이야기를 그간 익히 들어왔기에 이점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이는 신규 게이머의 유입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인가?
야마무라 = 기존의 아머드 코어 시리즈 역시 게임 속 모든 미션이 어렵게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았다. 일반 미션에서 양산형 적들을 상대할 때는 빠르게 적을 쓸어버리며 호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고, 보스전에 돌입하면 돌연 어려워지는 식이다. 이점은 기존 시리즈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보면 된다. 만약 초반부라고 해도 보스전이 쉽게 느껴졌다면, 단순히 플레이어의 게임 실력이 좋아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다(웃음).
Q. 초반 10개 미션 이후 점진적으로 도전적인 난이도의 미션들이 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온전히 싱글 플레이로 즐길 수 있는 스토리 미션의 전체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야마무라 = 아머드 코어6의 싱글 플레이 캠페인에 등장하는 미션 수는 총 50개 정도다. 시연 빌드를 통해 소개된 초반 10개 미션 외에도 정말 다양한 미션을 준비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
Q. 전작 아머드 코어5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던 무기들의 속성 개념이 사라지고 ‘충격력’으로 통합된 모습이다. 비교하자면 4편과 유사한 모습인데,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야마무라 = 속성 자체는 이번 아머드 코어6에도 존재하지만, 전작인 5편만큼 강조되는 정도는 아니다. 자연스레 속성간 상성 관계 역시 많이 완화시켰다. 이러한 결정 역시 ‘어셈블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다. 어떤 적을 마주했을 때 ‘특정 속성의 무기가 아니면 절대 이길 수 없어’라는 상황을 막고, 플레이에 있어서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고려한 설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아머드 코어6의 엔드 콘텐츠는 어떤 모습인가? PvP 콘텐츠가 될 것인지, 기존의 소울 시리즈처럼 다회차 플레이를 권장하는 것인지 소개 부탁한다.
야마무라 = 아머드 코어6의 메인 콘텐츠는 싱글 플레이로 즐길 수 있는 캠페인 모드라고 할 수 있다. 캠페인에는 멀티 엔딩을 적용했는데, 모든 엔딩을 보기 위해 다회차 플레이를 즐기는 것이 엔드 콘텐츠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외에도 리플레이 미션 기능을 통해 모든 캠페인 미션에서 S 랭크를 획득하거나, PvP 콘텐츠를 즐기는 것 역시 다른 형태의 엔드 콘텐츠가 되어줄 것이다.
초심자부터 시리즈 팬까지, ‘아머드 코어6’의 전투와 어셈블의 매력
Q. 아머드 코어6에 적용된 조준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소개 부탁한다.
아마무라 = 아머드 코어6에는 더 직관적인 조작을 돕기 위해 ‘타겟 어시스트’라는 기능이 적용됐다. 타겟 어시스트를 켜면 카메라와 기체의 방향을 조준 대상 쪽으로 고정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LR 트리거 버튼을 사용하여 동시에 네 개의 무기를 사용하는 등 꽤 여러 조작이 요구되므로,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가 카메라 에임에 너무 구애 받지 않으면서 전투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타겟 어시스트 기능을 끄면 카메라 조작을 모두 수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기존 아머드 코어 시리즈 특유의 조작 방식과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꽤 어려울 수 있겠지만 모든 시리즈를 즐겨온 유저라면 모든 조작을 수동으로 진행하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Q. 조준 시스템의 변경과 동시에 다리 파츠에 적용되었던 선회력 수치가 사라졌다. 이는 게임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인데,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아마무라 = 선회력 수치를 삭제한 이유는 타겟 어시스트를 추가한 이유와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아머드 코어라는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 카메라 조작에 너무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서다. 우선 메카닉 캐릭터 자체를 움직이는 재미를 충분히 느끼면서 배틀 콘텐츠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Q. OS 튜닝 기능에서 ‘매뉴얼 조작’을 해금할 수 있는데, 이는 타겟 어시스트 기능을 끄고 하는 것과 어떻게 다른 방식인지 궁금하다.
아마무라 = 매뉴얼 조작은 모든 타겟 조준을 오른쪽 스틱 조작으로 수동으로 하는 방식이다. 앞서 이야기한 ‘타겟 어시스트를 끈 상태’는 과거 시리즈 중 아머드 코어4와 비슷한 조작 방식인데, 일단 화면 내에 적을 두기만 하면 조준점이 자동으로 적을 따라가고, 화면 밖으로 나가버리면 다시 직접 적을 찾아야 한다. OS 튜닝으로 해금하는 ‘매뉴얼 조작’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아무런 조준 보정 없이, 모든 것을 수동으로 직접 조준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울 것이나, 익숙해지면 적의 움직임을 예측해서 미리 조준점을 움직이는, 굉장히 테크니컬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야스노리 = 과거작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PS2 시절의 ‘로켓탄’ 조작과 동일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런 조준 보정이 제공되지 않고, 그저 플레이어가 직접 오른쪽 스틱으로 적을 노리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매뉴얼 조작과 결이 같다.
Q. 아머드 코어 시리즈에서는 각 파츠마다 장단점이 존재하는데, 이를 활용하여 어려운 미션을 컨트롤이 아닌, 오직 기체의 스펙으로만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기체 자체의 성능을 강화하는 시스템도 존재하는가?
아마무라 = 이번 작품에서는 난관을 마주했을 때 파츠를 바꿔서 사용하는 ‘어셈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 전투의 난이도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어셈블’을 통해 파츠를 바꿔서 다른 방식으로 공략해보길 바란다.
OS 튜닝에서 어셈블과 별개로 기체 자체를 성장시키는 기능이 제공된다. 공격력이나 방어력 등 기체의 기본 성능 수치를 올릴 수 있으나, 어셈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OS 튜닝으로 인한 성능 강화 폭은 극단적이지 않도록 설정했다.
Q. 다른 파츠보다 우월한, 꼭 획득해야 하는 고급 파츠 같은 것이 게임 중에 등장하게 될까?
아마무라 =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착용하고 있는 기본 파츠는 이후에 획득하게 되는 다른 파츠들보다 약간 약하게 설계되어 있다. 이후에 트레이닝 모드 보상, 또는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파츠들이 해금되는데, 이 파츠들 역시 기존 파츠들의 ‘완전한 상위호환’ 형태가 되지는 않게 했다. 모든 파츠는 각각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계속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어셈블을 조합해보길 바란다.
Q. 빠르게 뒤를 돌아볼 수 있는 ‘퀵턴’은 모든 유형의 다리 파츠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럴 경우 PvP에서의 밸런스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데,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무라 = 퀵턴은 모든 다리 파츠에서 사용할 수 있다. 대인전에서도 타겟 어시스트 기능이 작동하므로 적과의 거리를 벌리거나 바로 위에서 상대에게 달려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술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 아머드 코어의 파츠 중 하나로 ‘FCS(화기 관제 시스템)’가 등장하는데, FCS의 거리별 적성 수치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무라 = FCS의 거리별 적성은 튜토리얼, 또는 어셈블 화면에서 헬프 기능을 열면 대부분 확인이 가능하다. 근거리부터 중거리 원거리까지, 각각의 거리에 따라 적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속도가 확연히 달라지므로, 실제로 어셈블을 통해 여러 FCS를 변경하며 착용해보고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와 맞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Q. 시연 빌드의 OS 튜닝 메뉴의 하단이 비어 있었는데, 정식 버전에는 어떤 옵션이 추가될 것인지 궁금하다. 무기 개조 메뉴 같은 것이 들어가게 될까?
아마무라 = 이번 작품에는 무기 개조 요소가 없다. 어셈블 요소 자체가 신규 유저들에게는 꽤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은 간단하게 만들고자 했다. 물론 무기 강화 자체는 개발 과정에서 논의를 했는데, 이 부분을 적용할 경우 어셈블이 고정되어 특정 무기만 계속 사용하게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결국 제외하게 됐다.
Q. 시연 빌드에서는 파츠의 구매 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재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파츠를 바꿔 끼며 시도해보는 등 쾌적한 어셈블을 즐길 수 있었다. 이것도 의도한 설계인지, 정식 버전에서 파츠의 가격이나 미션 보상 등에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무라 = 파츠를 구매할 때와 같은 가격에 다시 판매할 수 있는 사양은 정식 버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상점에서 구매한 파츠가 자신의 상황에 맞지 않다면 바로 판매하고, 새로운 파츠를 구매해볼 수 있는 식이다. 하지만 쇼핑 과정에서 어떤 것을 먼저 구매할지 고민하며 고르는 것도 하나의 재미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코어 파츠와 프레임 파츠 등은 살짝 비싼 가격으로 설정했다. 파츠들의 가격과 관련된 밸런스는 정식 버전에서도 대부분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Q. 끝으로 아머드 코어6를 기다리는 한국 유저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아마무라 = 과거의 아머드 코어를 기억하고 있는 시리즈의 오랜 팬들을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다. 이제서야 아머드 코어의 신작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정말로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작품이 생애 첫 아머드 코어가 될 신규 게이머라면, 이번 신작을 통해 아머드 코어 특유의 다이내믹한 3D 입체 기동 액션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해보길 바란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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