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더스트2 리뷰

겜프스엔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2가 지난 22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출시 전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친 브라운더스트2는 특히 마지막 베타 테스트 당시 대격변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고쳐냈는데요. 과연 BM이 포함된 정식 출시 이후의 모습은 어떨까요. 일단 확실한 건, 호평 받았던 그래픽과 감성,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 자체는 잘 적용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명: 브라운더스트2
장르명: RPG
출시일: 2023.6.22
리뷰판: 출시 버전
개발사: 겜프스엔
서비스: 네오위즈
플랫폼: iOS, And
플레이: And

브라운더스트2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역시 과거 JRPG의 향수가 물씬 느껴진다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블러 효과가 살짝 들어가면서 매끄러운 느낌을 주는 2D 그래픽, 과함 없는 SD 캐릭터,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진행 방식까지 말이죠.

첫인상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JRPG를 자주 즐겼던 이들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방식이기에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움을 전달하니까요.

완전히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최근 패션계에서 Y2K가 유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0년대를 거쳐온 이들에게는 향수를, 반대로 그 시기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기존과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새로움을 주는 거죠.

브라운더스트2는 이런 추억을 살리는 부분, 어떻게 보면 감성에 꽤나 집중한 모습입니다. 게임팩을 끼워서 다음 스토리 챕터로 넘어간다는 부분만 봐도 그렇죠. 심지어 그 게임팩들이 제대로 아귀가 안 맞아서 흔들어야 하는 것마저요.

전투 시스템 역시 최근 모바일 게임들의 흐름을 완전히 거슬렀습니다. 전략 게임이나 턴제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간단함을 추구하는 데 비해, 훨씬 깊은 방식을 택했어요. 캐릭터들의 스킬, 위치, 적들의 스킬과 위치, 연계, 스킬 포인트까지 정말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 하죠.

이 역시 과거 PC 패키지 게임들에서 많이 볼 수 있던 모습입니다. 그냥 대충 캐릭터들의 스킬만 적들에게 맞추면 되는 게 아니라, 적들이 다음에 사용하는 스킬을 보고 캐릭터의 위치를 조정하고, 사용 가능한 자원과 쿨타임을 고려해 어떤 스킬로 어떤 적을 공격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하거든요.

정해진 턴이 있고, 그 턴당 캐릭터는 반드시 한 번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적 역시 마찬가지죠. 적의 강력한 공격은 피하거나 감경하면서 정해진 턴에 얼마나 많은 적을 처리할 것인지가 전투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브라운더스트2는 여기에 ‘연계’과 ‘넉백’이라는 시스템을 추가해 턴제 전투의 전략성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습니다. 원래라면 한 번에 마무리할 수 없는 적을 특정 방향으로 밀어 넣고, 이어지는 타 캐릭터의 스킬로 연계해 정리할 수 있거든요.

심지어 모든 캐릭터들이 각자 다른 방향의 넉백을 가지고 있기에, 훨씬 더 다양한 전투의 선택지가 생겼다고 보면 되죠. 전투를 진행하는 동안 매번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적을 밀어 넣으면 일망타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정도로요.

동일한 적을 캐릭터들이 공격할 때마다 체인이 쌓이고, 그럴수록 받는 데미지가 늘어나는 연계의 경우에도 전략의 깊이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어떤 캐릭터를 몇 번째 공격자로 설정하고, 또 어떤 스킬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유불리가 확 변경되거든요.

이렇게 넉백과 체인, 여기에 턴과 스킬 포인트, 캐릭터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배치 타일, 캐릭터마다 다른 공격 타겟의 위치 등 아주 다양한 요소들이 합쳐져 매우 전략적인 턴제 전투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냥 겉핥기식으로 대충 파티에 캐릭터를 넣고 한 개 있는 필살기 스킬을 사용하는 전략이 아니라, 정말 매 턴 깊게 생각해야 하는 진짜 전략이죠.

전략적인 전투만큼이나 그래픽 역시 매우 인상적입니다. 숲 속, 사막, 도시, 동굴, 광산, 유적, 현대적인 교실 등 다양한 배경들을 특징을 살려 구현해냈거든요. 이 역시 올드 게이머들이라면 익숙할 JRPG의 감성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SD 캐릭터 역시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표현된 배경에 아주 잘 녹아드는 편입니다. 덕분에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가 아기자기하게 느껴진달까요.

여기에 스토리를 이어가는 대화 장면은 말풍선을 통해 많이 무겁지 않게 그려냈습니다. 물론 스토리 자체가 가볍지는 않기에, 정말 중요한 장면에서는 화면을 전환해 캐릭터들의 일러스트와 함께 스파인 애니메이션을 활용했죠. 이는 한 번씩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스킬을 사용할 때 나오는 캐릭터 컷신도 과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없습니다. 설정을 통해 하루 한 번만 보거나, 매번 보거나, 아예 안 볼 수도 있거든요.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준 점이 매우 마음에 든달까요.

다만 아쉬운 점 역시 분명 존재합니다. 그 중 가장 큰 건 역시 전용 장비, 그리고 그 전용 장비의 옵션입니다.

브라운더스트2의 경우 캐릭터가 존재하고, 그 캐릭터의 코스튬, 즉 스킬이 따로 있습니다. 코스튬마다 새로운 스킬이 붙어있다고 보면 되죠. 그리고 각 캐릭터가 쓸 수 있는 전용 장비가 있습니다. 전용 장비는 게임 내에서 제작해서 얻을 수 있는 공용 장비에 비해 훨씬 좋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죠.

물론, 그렇기에 전용 장비는 현금성 재화를 사용하는 뽑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SR과 그 이상의 UR 등급이 존재하고요.

문제는 장비의 능력치 옵션에서 발생합니다. 이 게임의 장비들은 놀랍지만 주 능력치부터 강화를 통해 생기는 부 능력치까지 옵션이 모두 랜덤입니다. 어렵게 현금 재화를 써서 얻은 장비가, 심지어 어렵게 확률을 뚫고 얻어낸 UR 장비의 능력치 옵션이 죄다 랜덤으로 붙는다는 이야기죠.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강화를 통해 올라가는 능력치의 수치마저 랜덤입니다. 처음 무기를 얻었을 때 붙어있는 주 능력치와 별개로, 강화수치가 +3, +6, +9가 될 때마다 장비에는 새로운 능력치가 붙게 됩니다. 그런데 이 능력치들의 수치가 랜덤인거죠.

이 수치들은 +9 강화를 달성한 이후 제련 시스템을 통해 또다시 C~S까지 수치의 등급을 랜덤으로 돌려야 합니다. 와중에 3개의 수치는 한 묶음이라, 특정 수치가 S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저장 같은 건 할 수 없습니다. 무조건 한 번에 계속해서 돌려야 하는 거죠.

결국 랜덤의 랜덤의 랜덤의 랜덤이라는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열심히 뽑기를 통해 원하는 캐릭터의 전용 UR 장비를 얻더라도, 그 장비에 붙어있는 능력치가 제대로이길 빌어야 하고, 또 그렇게 운 좋게 좋은 능력치가 붙은 장비에 무려 3개의 쓸모 있는 좋은 능력치가 붙길 빌어야 해요.

더 큰 아쉬운 점은, 현재 시점에서 이 장비의 랜덤 능력치를 수정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어렵게 얻은 장비의 능력치가 엉망이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그대로 쓰거나 다시 뽑기를 돌려야 한다는 점이죠.

다만 이 부분은 개발사 측에서 8월 내에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장비에 부여된 주 옵션과 강화 시 부여되는 옵션 3개 모두 인게임 재화를 통해 다른 옵션으로 변경하는 기능을 추가한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BM과 연결된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은 꽤나 있습니다. 최근 모바일 MMORPG 게임들이 자주 선택하는 것들이죠. 현금성 재화로 스킬을 얻어야 한다거나, 현금 재화로 얻을 수밖에 없는 것들을 수집해서 능력치를 올린다거나 하는 부분입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스킬은 캐릭터의 코스튬과 동일한 개념입니다. 스킬을 얻거나 강화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새로운 코스튬을 얻고, 같은 코스튬을 중첩시켜 업그레이드해야 하죠.

그리고 스토리팩에서 기본으로 주어지는 코스튬을 제외하면 높은 등급의 코스튬은 당연하지만 뽑기를 통해서 얻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강화도 마찬가지고요.

이 부분이 굳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BM은 게임사도, 플레이어도 선택의 영역이니까요. 하지만 브라운더스트2의 장점이 ‘전략적인 전투’인데, 그 전략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부분인 스킬의 다양성이 제한된다는 게 아쉬운 겁니다.

브라운더스트2는 확실히 잘 만든 게임임엔 분명합니다. 특히 인게임 화면을 보자마자 감탄할 수밖에 없는 멋들어진 그래픽과 아름다운 캐릭터들의 일러스트 등 시각적인 측면은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죠.

여기에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 스토리, PVP인 거울전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임팩 형식으로 만들어 두면서 레트로의 감성을 살린 점, 캐릭터들이 주르르 함께 이동하는 모습부터 전투, 스토리 등 다양한 부분에서 JRPG의 향수를 제대로 주는 점 등 역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요.

전략적인 전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양한 전투 내 콘텐츠를 활용해 비록 사람에 따라 피로함을 줄 수는 있겠으나, 모바일로도 충분히 제대로 된 전략을 느낄 수 있는 턴제 전투를 제공했거든요.

다만 아쉽게도 편의성의 측면, 그리고 매콤한 BM 등이 이러한 장점을 조금씩 가리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들은 개발사 측에서 매우 빠르게 다양한 측면에서 업데이트를 약속한 만큼, 점점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개발사인 겜프스엔은 테스트 기간에도 게이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게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고쳐낸 전적이 있으니까요.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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