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감성에 딱, 따뜻한 ‘커피 토크 에피소드2’



커피 토크 에피소드2: 히비스커스&버터플라이(이하 커피 토크2)는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그 따뜻함에 풀어진 마음을 방울방울 표현해내는, 잠 못 이루는 밤을 데워주는 그런 게임이다. 전작이 그랬듯 비현실적인 인물들이 현실적인 고민을 이어가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우리는 그 이야기에 공감하며 위로받는다.

독특함과 편안함으로 팬들을 끌어모았던 전작만큼이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커피 토크2, 이 몽환적인 새벽 같은 게임, 커피 토크2는 인도네시아의 인디 개발사인 토게 프로덕션의 작품이다. 그리고 Xbox를 통해 개발사인 토게 프로덕션의 리드 아티스트 ‘디오 마헤사(Dio Mahesa)’와 내러티브 디자이너이자 리드 작가인 ‘준키파치(Junkipatchi)’와 짧게 나마 커피 토크2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Q. 커피 토크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몽환적인 인물들이 현실적인 고민을 공유하는 것을 보면서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몰입하고,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전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런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선정했으며, 게임에 그려내게 된 것인가.

준키파치 = 글로벌 게이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정할 수 있었던 데에는 소셜미디어를 기본 테마로 삼은 게 많은 도움이 됐다. 인터넷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든 안 하든 결국 우리 모두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캐릭터들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카페 고객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실제 사람이라 생각하려 노력했다. 그들 모두가 실제 사람들처럼 각기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고 여겼기에 게임에 다양성이 부여되기도 했다. 그 이후 현실의 딜레마를 그대로 스토리에 반영해 이를 판타지 종족의 관점에서 전달했다.

동시에 카페에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게 되었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을지,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을 얼마나 편하게 느낄지 등도 고려했다. 이러한 상상의 바운더리를 설정한 후 작업했던 게 현실적인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참고로 이번 작품에는 저를 포함해 세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Anna Winterstein이 베일리스, 루아를 담당, 하이드와 실버, 아만다의 스토리라인 대부분을 작업했고, 이브닝 위스퍼 도입부들과 토모다칠 스토리의 일부는 Aulia Rahmat가 만들어냈다.

Q. 이번 작품의 다양한 이야기 중 가장 독특했던 건 역시 ‘차 바퀴를 터트리는’ 미스터리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기억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생각하는데, 이 독창적이면서도 특이한 이야기는 어디서 영감을 얻은 것인지 궁금하다.

준키파치 = 어렵지만 정말 좋은 질문이다. 정리하자면, 우리 프로젝트 담당자 크리스(Kris)가 특정 종류의 미스터리 요소를 넣고 싶어 했고, 개인적으로는 소셜미디어와 기억 간의 연결고리를 좀 더 탐색하고 싶었다. 또한 커피 토크의 세계, 특히 카페가 자리한 평행세계 시애틀에 대한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싶었다. 게임 특성상, 이러한 모든 요소를 오로지 대화를 통해서만 이야기에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고민 끝에 도시 전설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서도 처음 들었을 때 충분한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야기,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기묘한 이야기가 어떨까 싶었다. 그렇게 도시 전설의 느낌을 쫓다가 차 바퀴를 터트리는 미스터리 이야기를 쓰게 됐다.

Q. 이번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양한 고민과 이야기 중, 가장 아끼는 이야기,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꼭 이유와 함께 들어보고 싶다.

디오 = 개인적으로 리오나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소수 커뮤니티라는 배경을 가진 그녀가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할 거라고 말하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않나. 그 모습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이 되면서도 고무적인 이야기로 느껴졌다. 배경에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커피 토크의 그래픽은 얼핏 보면 투박한 듯하면서도 너무나 섬세하다. 담배 연기, 고민하는 표정, 대화 사이의 공백을 표현하는 눈 깜빡임 등 인물의 모습을 참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이런 독특하고도 섬세한 그래픽은 어떻게 그려내게 된 것인지, 그리고 왜 이런 아트 스타일을 선택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디오 = 커피 토크1 개발 초기에 당시 작가였던 故 파미(Fahmi)와 함께 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에 빠져있었다. 커피 토크의 픽셀 아트 스타일은 일본의 PC-98 계열 비주얼 노블 게임 아트 스타일에 착안한 것이며, 토게 프로덕션이 이런 스타일로 잘 알려졌기도 하다. 그렇게 다양한 스타일을 모두 합쳐 게임에 반영하려 노력했다.

캐릭터 표정의 타이밍이 좋은 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표정을 설정한 우리의 훌륭한 작가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때론 내가 생각하지 못한 구체적인 표정을 준키와 안나가 넣자고 하기도 했다.

Q. 이번 작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거나 부침을 겪었던 일이 있을까.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도 궁금하다.

디오 = 많은 팬들이 이번 후속편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을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준키파치 = 토모다칠 이야기와 해금 가능한 대화 및 다수의 이야기 갈래를 작업하느라 프로그래머와 아트워크 작업자가 많이 고생했다. 다행스럽게도 프로그래머들이 이러한 도전을 좋아했다. 이후에도 QA팀과 모든 버그를 고치기 위해 출시 직전까지 쉴 새 없이 일했다. 정말 순전한 의지 하나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디오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우리는 커피 토크2가 팬들이 첫 번째 게임만큼 즐길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속편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첫 작의 게임 디자인 토대들을 최대한 따랐고,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면서도 원작의 분위기와 특유의 사려 깊은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Q. 한국에는 ‘새벽 감성’이라는 말이 있다. 새벽이 되면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몰아치는 것을 의미하는데, 커피 토크 시리즈는 그런 새벽 감성에 참 잘 어울리는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위로받고 싶을 때, 공감하고 싶을 때 플레이하기 딱 좋은 게임이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커피 토크 시리즈, 커피 토크2가 어떤 게임으로 플레이어들에게 다가갔으면 하는지 궁금하다.

준키파치 = 새벽 감성이라니, 매우 흥미로운 말이다! 프리랜서로 활동할 당시, 작업물이나 원고를 완성하기 위해 24시간 카페를 자주 찾아다녔다. 새벽 2시에서 5시 사이에만 느낄 수 있는 모종의 평화로움이 있다고 생각했던지라 새벽 감성이라는 말에 매우 공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거주하는 집이나 회사가 아닌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가게처럼 종료 시간은 있지만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고, 언제든 갈 수 있는 장소에 존재하는 한시적인 공유 공간이 가진 매력이 있다. 커피 토크2도 이런 느낌으로 플레이어에게 다가갔으면 한다.

디오 = 커피 토크는 ‘한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밖에 내리는 비를 감상하며 즐기는 따뜻한 음료 한 잔’에서 시작된 게임이다. 이를 메인 컨셉으로 잡고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이번 작품 역시 이런 기본적인 메인 감성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플레이어들도 게임을 통해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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