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이 출시되는 것만큼 게이머에게 있어서 기쁜 일도 또 없을 것이다. 올해 12월에는 오래도록 게이머들이 기다렸을 인디 게임들이 속속 출시를 알렸다. 토마스 밈에서 출발한 괴물 기차와의 추격전을 그린 ‘추추 찰스’를 비롯해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매니아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드워프 포트리스’, 그리고 추억 속 JRPG의 감성과 재미를 모두 거머쥐었다고 일컬어지는 1인 개발 게임 ‘체인드 에코즈’까지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게이머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게임명: 드워프 포트리스 (Dwarf Fortress)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12월 6일
키워드: #레트로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개척 #한국어 미정
그런 장르가 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장르다. 리듬 게임이나 대전 격투, 그리고 탄막 슈팅이 대표적이다. 극한의 컨트롤 실력과 동체시력을 요구하는 장르들로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게 보여요?’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다.
한편, 극한의 컨트롤을 요구하지 않음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가 있다. 바로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이다. 취향인 게이머는 수백에서 수천 시간까지도 즐기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은 거의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최근 화제에 오른 게임이 있다. ‘드워프 포트리스’다.
다른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과 비교했을 때 ‘드워프 포트리스’만의 차별점이라고 한다면 복잡성을 들 수 있다. 게임의 모든 것은 리얼타임으로 동작한다. 처음에 플레이어가 관리할 것들이 적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건물을 짓는 건 물론이고 인원들을 관리하고 업무를 할당하는 것 역시 큰 어려움이 없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개척한 곳이 넓어지고 건물은 물론이고 인원들 역시 늘어날수록 플레이어가 해야 할 일 역시 많아진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단순히 거대한 규모의 시뮬레이션 정도로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 모든 게 방대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다. 인원들을 관리하고 업무를 할당해도 때때로 멋대로 행동하기도 하기에 자칫 잘못하면 연쇄 작용을 일으켜 상상하지도 못한 일들이 터질 수도 있다. 한때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고양이 돌연사 사건’이 대표적이다. 작중 드워프들은 여느 판타지와 마찬가지로 술을 좋아하는데 드워프들을 술을 마시다가 바닥에 흘리고, 지나가던 고양이 몸에 묻게 되고, 고양이가 그루밍을 반복하면서 결국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하게 된 것이다. 해당 사례는 어디까지나 고양이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외에도 ‘드워프 포트리스’를 하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지난 6일 스팀으로 정식 출시된 ‘드워프 포트리스’는 출시 24시간 만에 16만 장이 넘게 팔리며,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메타크리틱 평점 93점, 오픈크리틱 평점 90점을 기록하면서 흥행과 비평 두 마리의 토끼를 거머쥔 모습으로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매니아라면 후회하지 않을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로 인한 진입장벽이 다소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진입장벽만 넘는다면 연말을 불사를 그런 게임이 될 것이다.
게임명: 크롤 택틱스 (Crawl Tactics)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12월 9일
키워드: #택틱스 #로그라이크 #전략 #한국어 지원
전략과 전술이 극대화된 턴제 RPG를 찾는 게이머가 있다면 이 게임을 추천한다. 택틱스 오우거의 고전적인 턴제 택틱스 전투와 FTL의 로그라이트 던전 탐험 요소를 결합한 게임 ‘크롤 택틱스’가 그 주인공이다.
일반적인 턴제 RPG와 달리 ‘크롤 택틱스’의 전투는 전략과 전술이 핵심이다. 이른바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것으로 플레이어는 적과 아군 유닛의 특성은 물론이고 마법, 지형이나 함정과 같은 환경 요소, 심지어는 기후까지도 다방면으로 고려해야 한다. 환경 요소는 다양한 측면에서 전투를 보조한다. 예를 들자면 아군 타일에 불이 붙었다면 비를 내리게 해서 끄거나 반대로 적이 웅덩이 위에 있다면 번개 마법으로 연쇄 감전시키거나 얼음 마법으로 얼리는 식이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 요소를 파악하고 최적의 전략을 짠다면 강적들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크롤 택틱스’가 전략과 전술에만 의존하는 그런 RPG라는 건 아니다. 제아무리 전략과 전술이 대단하다고 해도 그걸 실행하는 유닛이 약하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크롤 택틱스’에는 300개가 넘는 스킬, 40개가 넘는 직업, 200개가 넘는 무기가 존재해 이를 조합해서 플레이어의 파티를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다.
‘크롤 택틱스’의 전장과 던전은 절차적으로 생성된다. 폐허와 동굴, 카타콤, 숲과 같은 다양한 던전이 매번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진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반복 플레이를 하더라도 전과는 다른 환경으로 플레이어를 맞이한다. 이를 통해 ‘크롤 택틱스’는 일반적인 턴제 RPG에서는 느끼지 못했을 전술 RPG로서의 독특한 재미를 플레이어에게 안겨준다.
9일 스팀과 스토브 인디를 통해 출시된 ‘크롤 택틱스’다. 묘수풀이라고까지 불렸던 인투 더 브리치를 재미있게 즐긴 게이머라면 ‘크롤 택틱스’ 역시 취향에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명: 스토크래프트 (STALCRAFT)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12월 10일
키워드: #스토커 #MMOFPS #마인크래프트 #한국어 미정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체르노빌과 프리피야트 주변에 생겨난 초현실 구역 ‘존(ZONE)’을 배경으로 하는 스토커 시리즈. 그 최신 넘버링 타이틀 ‘스토커2’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개발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그러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게임이 지난 10일 스팀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스토커 시리즈로부터 영감을 받은 게임 ‘스토크래프트’다.
타이틀과 비주얼에서 알 수 있듯이 ‘스토크래프트’는 마인크래프트의 모드(MOD)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마인크래프트로 스토커를 재구성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팬메이드 게임으로, 7년간 개발한 끝에 현재는 자체 게임 엔진을 구축함으로써 아예 별개의 게임이 됐다. 사실상 마인크래프트를 떠올리게 하는 비주어얼을 제외하면 전혀 연관이 없는 게임인 셈이다.
비주얼을 제외하면 게임 시스템은 영감을 받은 스토커 시리즈에 가깝다. MMOFPS인 ‘스토크래프트’의 목적은 단순하다. 체르노빌 주변에 생겨난 존에 들어가서 희귀한 유물을 찾아오는 것이다. 다만, 그 여정은 녹록치 않다. 돌연변이는 물론이고 때로는 초자연적인 존재들까지 플레이어의 목숨을 위협한다. 물론 더 위험한 건 따로 있다. 바로 다른 플레이어다. 모두가 유물을 노리고 있기에 존 안에서 만나는 플레이어들은 동료를 제외하면 모두 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크래프트’는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게임에 몰입하도록 도와주는 메인 스토리와 사이드 퀘스트를 비롯해 유물 검색, 돌연변이 사냥, 미지의 장소 탐험, 그리고 다른 파벌과 싸우는 파벌 전쟁까지 다양한 모드를 제공함으로써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더라도 질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10일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한 ‘스토크래프트’는 현재 무료로 서비스 중이다. 스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비슷한 장르를 즐긴, 그리고 신작을 기다려왔을 게이머들이 있다면 이 기회에 ‘스토크래프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
게임명: 아카 (Aka)
플랫폼: PC, NS
출시일: 2022년 12월 15일
키워드: #힐링 #어드벤처 #농장 #한국어 지원
날씨가 추워지면 어딘지 마음까지도 차가워지는 기분이다. 이처럼 추운 연말,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게임이 있다.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힐링 어드벤처 ‘아카’다.
‘아카’는 퇴역 군인인 레서판다 아카가 전쟁의 피해를 입은 영혼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도와주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평온함을 얻는 힐링 게임이다. 힐링 어드벤처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게임 내에서의 생활은 목가적이기 그지없다.
아카가 평소 하는 일이라고 해봐야 단순하다. 가구나 섬을 꾸미기 위한 다양한 소품을 만들거나 꽃이나 채소를 심고 농작물을 가꾸는 정도다. 피곤하다면 원숭이들과 함께 온천욕을 하거나 거대한 카피바라의 등에 누워서 낮잠을 자는 유유자적한 생활도 가능하다.
마음이 내킨다면 다른 주민들을 만나서 그들을 도울 수도 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은 다양하다. 친절한 마을 주민부터 성불하지 못하고 과거에 묶인 영혼들, 어딘가에 갇혀서 배고파하는 아기 공룡까지 모두들 아카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도움 역시 다양하다. 씨앗을 뿌려주거나 자전거를 고쳐주는 등의 단순한 부탁도 있지만, 때로는 섬을 누벼야 할 때도 있다.
과연 퇴역 군인 아카는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을까. 그 여정의 끝은 어떻게 될까. 따뜻한 봄바람과도 같은 훈훈함을 몰고올 힐링 어드벤처 ‘아카’는 오는 15일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로 정식 출시 예정이다.
게임명: 추추 찰스 (Choo-Choo Charles)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12월 9일
키워드: #호러 #토마스 #생존 #한국어 지원
인터넷 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밈도 익숙할 것이다. 공포의 존재로 재탄생한 토마스와 관련된 밈이다. 친절한 기관사 토마스가 알고보니 괴물이었다는 그런 밈에서 시작한 것으로 단순한 밈을 넘어서 각종 게임의 모드(MOD), 팬메이드 게임으로까지 재탄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이러한 토마스 밈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 게임 ‘추추 찰스’가 9일 스팀을 통해 정식으로 출시됐다.
‘추추 찰스’의 목적은 단순하다. 봉인에서 깨어난 피에 굶주린 괴물 기차 찰스를 쓰러뜨리는 일이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다. 기차라고 하지만 괴물 기차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플레이어와 달리 찰스는 선로에 의존하지 않는다. 거대한 거미 발을 이용해 필드를 자유롭게 누빈다. 플레이어 역시 자유롭게 필드를 누빌 수 있지만, 맨몸으로는 절대 찰스를 이길 수 없다. 찰스를 쓰러뜨리기 위한 플레이어의 무기는 발이 되어주는 기차다. 찰스를 피해서 미션을 수행하거나 훔쳐서 고철을 얻고 낡은 기차를 개조해서 방어력을 올리거나 찰스를 공격하기 위한 각종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찰스의 습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이동할 수 있는 범위는 선로로 제한되어 있다. 찰스 역시 그 점을 알고 있기에 선로 주변에서 시시때때로 플레이어를 노린다. 살아남기 위해선 찰스가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좁은 곳으로 몸을 숨기던가 기차를 타고 미친 듯이 달리는 길뿐이다. 이처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최대한 찰스를 피하면서 기차를 업그레이드하고 찰스와의 최후의 결전을 대비해야 한다.
각종 미션들을 완료하고 기차 역시 찰스에 맞설 정도가 됐다면 이제 최후의 결전만 남은 셈이다. 선로를 달리면서 플레이어를 노리고 달려드는 찰스에게 총알 세례를 먹여주자.
밈에서 출발해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추추 찰스’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생존 요소와 호러 요소가 잘 맞물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찰스의 디자인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살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한겨울, 따뜻한 방안에서 호러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가 있다면 ‘추추 찰스’를 추처한다. 한여름 호러 게임 못지않은 오싹함을 안겨줄 것이다.
게임명: 체인드 에코즈 (Chained Echoes)
플랫폼: PC, PS4, Xbox One, NS
출시일: 2022년 12월 8일
키워드: #16비트 #레트로 #JRPG #한국어 지원
16비트 픽셀 아트는 어딘지 아재 게이머들의 마음을 동하게 한다. 과거 슈퍼 패미컴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16비트 픽셀 아트로 만들어진 게임들 역시 적지 않다. 추억을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임들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감성과 재미 모두를 거머쥔 게임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성공한 게임이 지난 8일 모습을 드러냈다. 감성과 재미는 물론이고 비평마저도 거머쥔 게임 ‘체인드 에코즈’다. 1인 개발자 Matthias Linda가 무려 7년간 혼자서 개발해온 ‘체인드 에코즈’는 슈퍼 패미컴과 PSX(PS1) 시절 게임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JRPG다.
‘체인드 에코즈’는 한 용사 무리가 거대한 발란디스 대륙의 세 왕국 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여정을 담은 게임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환상적인 풍경, 사악한 적들로 가득한 땅을 탐험하는 용사 일행들은 수 세대 동안 이어져 온 전쟁을 종식시키고 대륙의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바람에 그을린 고원과 이국적인 군도부터 잠긴 도시와 잊힌 지하감옥까지, 대륙 곳곳을 여행하게 된다.
일반적인 JRPG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체인드 에코즈’지만, 특유의 전투 시스템인 ‘오버드라이브’ 시스템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오버드라이브 시스템 덕분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턴제 전투의 속도감을 더하는 한편, 다양한 전술적인 요소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JRPG와는 차별화된 전략과 전술에 대한 재미를 선사한다.
지난 8일 정식 출시와 동시에 JRPG 팬들로부터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체인드 에코즈’다. 무려 40시간에 달하는 방대한 플레이 타임에 더해 한국어까지 정식으로 지원하는 만큼, JRPG를 좋아한다면 절대 놓치지 말길 바란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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