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더스트2’ 사전 테스트를 되돌아보며



지난 17일, ‘브라운더스트2’가 8일간의 사전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브라운더스트2’는 테스트 전부터 많은 게이머들이 관심을 보였다. 전략 RPG를 표방한 브라운더스트의 정식 후속작이라는 점과 테스트에 앞서 공개한 트레일러를 통해 어딘지 패키지 게임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작을 한 게이머들은 정식 넘버링 후속작으로서 호평받았던 전략 요소를 어떻게 계승했을지 기대했고 이번에 처음 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은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는 사뭇 다른 싱글 플레이를 지향하는 듯한 모습에 ‘브라운더스트2’에 관심을 보였다. 그 때문일까. ‘브라운더스트2’는 첫 테스트임에도 173개국 4만 명이 넘는 유저가 참여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번 사전 테스트를 통해서는 ‘브라운더스트2’가 보여주고자 하는 거의 모든 걸 즐길 수 있었다. 묘수풀이와도 같은 전투에 싱글 플레이 기반 스토리, 그리고 하이엔드 2D를 표방하는 그래픽까지 게임에 대한 장단점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테스트를 끝내고 과연 어떤 얘기들이 나왔을까. 관심만큼이나 뜨거웠던 후기들에 대한 얘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브라운더스트2’ 사전 테스트, 첫인상은?


게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로 그래픽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브라운더스트2’의 첫인상은 여러모로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브라이어티 쇼케이스에서 등장과 동시에 많은 게이머로부터 취향 저격이라면서 화제를 모았던 ‘브라운더스트2’답게 사전 테스트에서도 비주얼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앙증맞은 필드에서의 캐릭터 모델링부터 매력적인 일러스트, 진일보한 스파인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이었다.

스토리 역시 대부분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브라운더스트2’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을 가진 시골 약초꾼 라텔이 수수께끼의 소녀 유스티아를 만나면서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각종 음모를 마주하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하는 전형적인 소년물에 가까운 스토리지만,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앞으로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기대된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 세로 모드를 기반으로 바뀐 전투 시스템은 호불호가 나뉘었다

물론 호평만 있던 건 아니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전투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잠시 전작인 브라운더스트의 전투 시스템을 살펴보도록 하자. 브라운더스트의 전투 시스템은 일반적인 모바일 턴제 RPG의 그것과는 결이 좀 다른 형태였다. 묘수풀이라고 일컬어지던 방식으로 6X3, 총 18개의 타일에 9명의 캐릭터를 적의 배치 형태, 공격 스타일, 범위, 속성 등을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조합하고 배치해야 했다.

당연히 ‘브라운더스트2’ 역시 전작의 전투 시스템을 최대한 계승하고자 했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었다. 가로 모드였던 전작과 달리 세로 모드였기 때문일까. 한눈에 보기는 편해졌지만, 타일이 줄어들어서 전략의 깊이가 얕아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6X3이었던 타일은 3X3으로 절반이나 줄었고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 역시 5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 전작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아기자기’ 해졌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마냥 깊이가 얕아지기만 한 건 아니었다. 타일과 캐릭터 배치 수가 줄어든 대신 새로운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변화를 꾀한 것이다. 턴을 구분하고 전투의 변화를 주는 요소로 코스튬이 추가된 게 대표적이다.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턴을 구분함으로써 좀 더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적 턴으로 넘어가기 전 배치를 바꿀 기회를 줌으로써 방어력이 강한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하던가 적의 공격 범위를 보고 배치를 바꿈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생각할 거리를 준 셈이다.

코스튬은 일종의 직업이나 특성 시스템으로 전투의 깊이를 더해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코스튬에 따라 스킬이 달라질 뿐 아니라 일부 코스튬은 역할군이 달라지기도 한다. 타일과 캐릭터 수가 줄어듦으로써 생긴 전략의 공백을 코스튬 등을 통해 메꿨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평가는 여러모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전투의 스케일이 줄었다는 점이다. 타일 수와 캐릭터 배치 수가 줄어든 만큼, 아무래도 전투 스케일 역시 줄어들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전투뷰, 시점에 따른 불만이다. 이른바 뒤통수 뷰라고 일컬어지는 부분에 대한 것으로 전투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수많은 게이머로부터 혹평받았다. 안 그래도 앙증맞은데 뒤통수만 보이니 캐릭터의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그것이다.

▲ 스킬 컷씬은 대체로 밋밋하고 길기만 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전투, 비주얼과 관련된 아쉬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스킬 컷씬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일러스트 퀄리티 자체는 딱히 흠잡을 데가 없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스킬 컷씬과 비교하면 ‘브라운더스트2’의 스파인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스킬 컷씬은 여러모로 밋밋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정리하자면 스토리와 비주얼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으나, 전략 RPG로 유명했던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전투와 관련된 부분들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다는 얘기다.


겜프스엔 “전투뷰, 스킬 컷씬 개선하고 가로 모드 추가한다”



사전 테스트를 끝내고 피드백을 보내면서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가장 큰 물음은 과연 이 피드백들이 전부 반영돼서 바뀔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가로 모드를 추가하는 것 정도는 그래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투뷰와 스킬 컷씬에 대해서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애초에 세로 모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인 만큼, 인제 와서 전투 배치를 가로 모드로 만드는 건 아예 새로 만드는 수준의 일이 아닐까 싶었다. 스킬 컷씬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이펙트를 조금 추가하는 정도라면 모를까. 기존의 스킬 컷씬 애니메이션이 밋밋하다면 아예 새로 만들 수밖에 없다.

사실상 이미 만들어진 수많은 스킬 컷씬을 폐기하고 새로 만든다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단순히 가능의 유무를 따지는 거라면 가능하겠지만, 당연히 그만큼 개발에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사전 테스트를 해본, 그리고 피드백을 보낸 많은 게이머들이 아마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대부분 늘상 테스트 후에 하는 피드백 정도로만 여겼을 것이다.


그런 게이머들의 의문에 겜프스엔의 대표이자 ‘브라운더스트2’의 개발을 총괄하는 이준희 PD가 답했다. 지난 20일, 사전 체험 감사 편지라는 이름의 첫 번째 개발자 노트를 통해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 개선 사항들을 전한 것이다.

가장 먼저 나온 건 전투뷰에 대한 얘기였다. 게이머들로부터 가장 많은 아쉬움을 샀던 부분. 이준희 PD는 필드와 동일한 쿼터뷰로 전투를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전투뷰의 개선을 약속했다. 바뀌는 전투뷰는 쿼터뷰 시점으로 캐릭터들의 얼굴이 보이는 정면 쿼터뷰와 얼굴이 보이지 않는 후면 쿼터뷰 두 가지 형태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세로 모드의 전투 구도를 유지하면서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토로했던 뒤통수 뷰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다음에는 가로 모드로 시원스럽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로 모드가 추가된다. ‘브라운더스트2’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JRPG를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개발한 타이틀이다. 이에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는 세로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판단하에 세로 모드로 개발됐으나 세로 모드에서의 불편한 수동 조작과 가로 모드일 때 그래픽이 더 이쁘게 보인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이에 고민 끝에 가로 모드를 추가함으로써 취향에 따라 가로 세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세 번째로 개선 사항은 조작감이었다. 대쉬에 대한 조작감을 개선하는 한편, 가상 조이스틱으로 조작하는 방식에 더해 화면을 터치해서 이동하는 방식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작감 개선에 대해 설명하며, 이준희 PD는 “가로 모드를 추가할 예정인 만큼, 양손 파지 시에 조금 더 자연스럽게 조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원래부터 일러스트로 유명했던 브라운더스트였던 만큼, ‘브라운더스트2’ 역시 국내 정상급 원화가들과 함께 개발 중이다. 실제로 인게임에서의 스파인 애니메이션과 연출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바로 컷씬 연출에 대한 부분이다. 이준희 PD는 “스킬 컷씬에 대해서는 인게임 연출만큼 많은 신경을 못 썼던 게 사실”이라며, 스킬 컷씬 개선에 대해 유저들의 요구도 많았고 이에 내부에서도 좀 더 각 잡고 만들어보자는 의견들이 많았던 만큼, 출시 전까지 최대한 많은 캐릭터들의 스킬 컷씬을 변경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화려한 스킬 컷씬이 추가됨에 따라 반대급부로 늘어질 수도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컷씬을 스킵하는 기능이나 하루 한 번만 보는 옵션을 넣음으로써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개선 사항은 이상의 4개가 전부인 건 아니다. 이준희 PD는 이번 개발자 노트를 통해 소개하지 않은 뽑기, 밸런스, 그외 기타 편의성에 대한 부분도 개선을 약속했다.

▲ 사전 테스트에서는 재화를 퍼줬던 뽑기 시스템 역시 개선을 약속했다

이러한 겜스프엔의 행보에 많은 게이머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전투뷰 개선, 가로 모드 추가, 조작감 개선, 여기에 더해 스킬 컷씬 개선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개선 사항이 아님에도 게이머들의 진솔한 피드백을 수용하고 개선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난 사전 테스트에서 혹평받은 모든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한 거나 마찬가지다.

과연 이러한 개선 사항을 이룬 ‘브라운더스트2’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개선 사항들 뿐인 만큼, ‘브라운더스트2’와의 재회는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만났을 때에는 앞선 개선 사항에 더해 더욱 완성도를 끌어올려 그래픽 ‘취향 저격’에서 그치는 게 아닌 전투까지 ‘취향 저격’인 게임으로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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