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생성형 AI 확산에 대비해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관심을 두는 생성형 AI 기술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안정적 환경 조성과 민간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단 의견이 제시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챗GPT의 등장과 인공지능 분야의 과제’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챗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기업 OpenAI(오픈에이아이)가 만든 챗봇이다. 초거대 AI 모델 GPT-3.5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단 점이 특징이다. 챗GPT는 언어와 문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결과물을 만든다.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 명을 돌파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정책과 관련된 사항을 연구하고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국회 소속 전문 기관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의견서는 직접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으나, 의원 의정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게임업계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에 관심을 둔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는 생성형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넥슨은 유저에게 더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생성형 AI 기술 매력을 느낀다. 넥슨 관계자는 “유저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작업 공정을 줄이는 것에는 큰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라며 “오히려 유저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기 위해 AI 생성 모델을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챗GPT 기술을 활용해 게임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하여 다양한 곳에 이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게임 개발 및 운영 퀄리티가 향상될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게임 플레이 몰입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강화 학습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별 난이도를 측정하고, 이용자들이 각 콘텐츠 클리어에 필요한 스킬이나 캐릭터의 적절한 조합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생성형 AI가 게임 개발의 생산성과 보편성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전망했다. 관계자는 “아트, 사운드, 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에서 ‘생성형 AI’ 게임 개발자들의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영감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코드 작성 부분에서도 코파일럿을 통해 상당 부분 자동화 및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파일럿이란 입력값에 맞춰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수정해주는 도구다.


입조처는 “초거대 AI 시대의 기업경쟁력,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학습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수많은 이용자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답할 수 있는 컴퓨팅파워(computing power)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부는 국가 슈퍼컴퓨터 자산을 확충하고 민간이 이를 초거대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이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AI 반도체 역량 확보도 관건이다. 현재 사용하는 GPU는 가격이 비싸고 전력소모가 많은 고비용 방식이기 때문에 컴퓨팅파워 확대에 어려움이 크다”라며 “향후 예상되는 컴퓨팅파워 수요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AI 모델에 최적화된 AI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GPT-3.5와 같은 범용성을 갖춘 초거대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학습데이터가 필요하다. 정부는 지금까지 ‘데이터 댐’ 사업을 통해 AI 허브에 한국어 데이터 93종, 영상이미지 78종, 헬스케어 67종, 재난안전환경 59종, 농축수산 41종, 교통물류 46종의 AI 학습데이터를 구축했다.

입조처는 “여전히 초거대 AI 학습용으로는 부족하다”라며 “따라서 민간에서 직접 공급하기 어려운 데이터 수요를 파악하여 정부와 공공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학습데이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관의 다양한 분야에 축적되어 있는 방대한 데이터가 초거대 AI 모델 학습에 활용될 수 있도록 데이터 유통・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라며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상 민간 데이터 거래소의 역량을 강화하고, 웹사이트에 공개된 데이터에 대한 학습용 수집(크롤링) 허용 조건도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용자 정보보호 인식과 실천도 중요시됐다. 이용자는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본인 또는 주변인의 개인정보, 기업・기관의 비밀 등을 입력하지 않아야 한다. 입력한 정보는 어떠한 형태로든 기록에 남고 재생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넥슨은 임직원에게 생성형 AI 사용주의를 당부했다.

입조처는 “이용자의 비판적 활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 생성형 AI는 확률적으로 ‘적절’한 표현을 생성하는 것이지 ‘정확’한 내용을 찾아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혀 존재하지 않는 내용을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환각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챗GPT가 생성형 AI 시장을 선점하여 이용자의 초기 피드백을 독점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라며 “한글에서의 비교우위를 발판으로 국내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준비 중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비영어권 시장으로의 확산도 노려 볼 만하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업의 꾸준한 노력, 정부의 안정적인 환경 조성,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유치, 이용자의 활발한 사용이 모두 필요한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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