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소드 유저는 왜 넥슨에 트럭을 보냈나

엘소드 유저 TF가 판교 넥슨코리아 앞에 트럭을 보냈다. 이들은 부실한 운영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유저 TF 측은 “오랫동안 재밌게 즐긴 엘소드를 부실한 운영 때문에 떠나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앞서 유저 TF는 성명문을 통해 “2023년 지금, 우리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운영방식과 마주한다”라며 “힘들여 맞춘 테네브로스 장비 옵션은 한순간에 ‘버그’로 일축되어 사라졌지만, 한 서버가 7년, 한 캐릭터가 9년 동안 불이익을 받은 다른 ‘버그’들은 간신히 드러나기만 했다”라고 지적했다.

항의는 넥슨코리아 앞 트럭시위와 대구 KOG 사옥 인근 동성로거리 광고시위로 나눠 진행된다. 넥슨코리아는 엘소드 운영사, KOG는 개발사다. 트럭시위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광고시위는 24일부터 2주간 진행된다. 시위 모금은 시작 12시간 만에 260여 명이 참여해 966만 원을 모았다.

유저 TF 측은 엘소드에 여러 문제가 오랜 시간 누적됐고, 지난 2021년 넥슨으로부터 개선과 소통 확대 약속을 받았으나 이뤄지지 않아 시위를 개시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근 장기간 발생한 버그와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의 일방적 수정, 미흡한 대응과 보상, 부실한 밸런스 패치 등 부실운영으로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넥슨은 유저 TF와 오프라인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참석했던 유저는 “넥슨 측이 시스템 조정을 단순 수정사항으로만 여겨 공지 필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며 “변명하자면 관행적으로 운영을 했고, 소통이 많이 부족했던 거 같다며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라 전했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유저 TF는 현재 엘소드의 여러 문제를 소개했다. 그중 심각했던 것은 ‘테네브로스’ 이슈다. 테네브로스는 2년 전 출시된 엔드급 장비다. 최근 ‘추가 피해’ 옵션이 조정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유저 TF 측은 “문제는 예상 설정치보다 과하게 딜이 적용된 버그를 수정하는 데 있어 일방적으로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수정 패치와 보상 이벤트를 진행했다는 것에 있다”라고 꼬집었다.

▲ 대구 동성로 옥외광고판에 게재된 엘소드 유저 시위

경험치 이슈도 있다.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엘소드는 2009년 12월 신규 서버 ‘가이아’를 오픈했다. 당시 신규 서버 혜택으로 경험치 20% 추가를 2016년까지 제공했다. 문제는 가이아 서버에 경험치 20% 혜택이 최근까지도 적용됐다는 점이다. 기존 서버 ‘솔레스’ 유저들은 경험치에 있어 불이익을 본 셈이다. 이 문제는 올해 5월 12일 임시점검을 통해 해소됐다. 유저 TF는 7년 가까이 문제가 방치됐다는 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이익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단 평가다.

트럭시위, 광고시위와 함께 일부 엘소드 유저는 ‘0원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넥슨은 시스템적으로 유저가 캐쉬 한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캐쉬 한도를 0원으로 맞춰 인증하는 게 유행이다. 엘소드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돈을 쓰지 않겠다는 의지다.

시위 총대를 멘 유저는 “원래 나서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슈를 접하고 최근 커뮤니티를 보니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2021년까지는 엘소드 유저들이 이슈에 대해 화를 내고 디렉터를 욕했으나, 최근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보고 게임이 망할 수도 있겠다고 여겼다. 그는 “엘소드라는 게임을 사랑하고, 개선되길 원해서 시위를 시작했다”라며 “모금에 참여한 유저들이 ‘게임을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이 유저는 “넥슨과 KOG가 진지하게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라며 “원활한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유저친화적인 운영을 요구한다”라고 바랐다. 그러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 운영진에게 보내는 것이 시위트럭이 아닌, 재밌게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보내는 커피트럭이나 간식트럭이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넥슨 관계자는 “이용자분들께서 보내주고 계신 소중한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개선안, 소통 창구 등 대응안을 마련해 이용자분들께서 아쉬움을 표하신 부분을 적극 개선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넥슨은 5월 24일 및 6월 1일에 그간 이용자가 다방면으로 보낸 질문에 대한 답변과 상세 개선안, 그리고 향후 소통 계획을 안내하고,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이용자분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내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수정과 더불어 상세한 의도가 안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QA 인력 충원과 함께 고객센터 외에 주기적으로 이용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별도의 창구를 마련해 추후 안내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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