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풍 횡스크롤 검술 액션 ‘데블위딘: 삿갓’

많은 국내 인디 개발사의 게임을 출시 전 미리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엑스포. 이곳에서 뉴코어 게임즈의 미래 조선 배경 횡스크롤 검술 액션 ‘데블위딘: 삿갓’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게임명을 봤을 때부터 특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영어와 한글을 섞은 제목 중에서도 특히나 삿갓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뉴코어 게임즈에서 밝히길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방랑 시인으로 알려진 김삿갓의 일대기를 오마쥬해서 스토리에 녹여내는 등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에 공을 들였다고 하더군요.

제목 못지 않게 게임 스타일도 여타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보였습니다. 특히, 조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끝까지 발전한다면 이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은 미래지향적인 배경은 전통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 중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겨왔습니다.

플레이엑스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데블위딘: 삿갓은 데모 버전으로 보스전만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보스에게 가는 길에 일반 몬스터와 싸워볼 수 있었지만 구간이 굉장히 짧아서 사실상 보스와 싸우는 것에 중점을 둔 체험 버전이었죠.

따라서 체험할 수 있는 분량이 적어서 게임의 세부적인 부분을 전부 다 파악하긴 어려웠는데요. 그래도 게임이 추구하고자 하는 검술 액션과 전반적인 퀄리티 등을 확인해볼 수는 있었습니다.

게임 속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김삿갓을 오마쥬한 김립입니다. 삿갓을 쓰고 있지만 문학에 정통했던 현실의 김삿갓과 달리 검을 쓰는 호위 무사라는 설정을 갖고 있죠. 게임의 주요 스토리는 대략 현실과 연옥의 경계가 무너져 악귀들이 세상에 등장했고 이를 막고자 김립이 나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체험판에서 만날 수 있는 적들은 보스 몬스터를 제외하면 사람이 아닌 괴물의 형태를 띄고 있었는데요. 모습에 따라서 원거리 공격을 하거나 빠르게 근거리 공격을 하는 등 각기 다른 패턴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몬스터와 한 번 붙어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가졌습니다. 공격 패턴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어렵다기 보단 공격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액션의 모션 스킵이 없다는 점입니다. 많은 액션 횡스크롤 게임이 모션 스킵을 적용합니다. 내가 공격을 하는 중에도 적이 공격을 할 것 같으면 하고 있는 모션을 스킵하고 회피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죠. 모션 스킵의 장점은 피지컬에 따라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적의 패턴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만 된다면 강력한 공격을 리스크 없이 쓸 수 있고 빠른 전투 템포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데블위딘: 삿갓은 이러한 모션 스킵이 없어서 내가 공격 중일때 적이 공격한다면 피할 수가 없습니다. 막기, 회피 등의 기술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쓰기 위해선 행동을 멈춘 상태에서 미리 대응을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생각보다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3D와 달리 횡스크롤은 적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과 방향이 적은데 이를 제한하는 듯 했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니 답답하더군요.

그런데 게임에 어느 정도 적응되고 나니 모션 스킵이 없기 때문에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액션이 느껴졌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공격을 생각하면서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마치 적의 눈치를 살피면서 신중하게 공격해야 하는 소울류 게임처럼 무조건 공격만 하는 게 아니라 몇 번의 공격 이후 적 패턴을 살피면서 피할지 막을지 판단해야 합니다.

강공격, 회피를 할 때마다 소모되는 스테미나 시스템과 약공격에는 경직이 되지 않는 적 등 전반적인 전투 시스템 역시 소울류를 벤치마킹한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일반 몬스터를 상대할 때도 스테미나를 생각해서 공격을 펼쳐야 했고 다른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확실히 차별되는 액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게임 플레이가 소울류 게임처럼 진지함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약공격과 강공격, 회피를 적절히 섞어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콤보 기술과 저스트 회피 및 가드 상태에서 발동되는 집중 액션은 횡스크롤 액션만의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느낄 수 있게 해줬습니다. 콤보를 잘 쓴다면 굳이 적의 패턴을 유도할 필요없이 일방적으로 팰 수도 있었으니 플레이어의 전투 스타일에 따라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참고로 검만 쓰는 것은 아니고 총도 쏠 수 있었는데요. 가만히 서 있는 보스에게 총을 쏘면 튕겨내서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웠지만 일반적인 몬스터를 상대로는 엄청나게 강력한 위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총알에 제한이 있어 무분별하게 사용할 수는 없었고 적재적소에 잘만 사용한다면 전투를 훨씬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스전은 짧은 분량의 컷신과 함께 시작됐는데요. 생각보다 보스가 보여주는 패턴이 다양했고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반응하면서 공격한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가령, 멀리 떨어지면 공중으로 점프해서 에너지를 쏜다거나 혹은 돌진을 했고 가까이에 붙으면 일반 3타 혹은 강력한 찌르기 공격을 하는 방식입니다.

패턴을 유도하고자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생각보다 공격 딜레이가 짧고 움직임이 빨라서 내 의도대로 쉽게 전투를 끌고 가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스전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게임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를 감안해도 보여주는 패턴이 결코 만만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해서 체력을 깎아 놓으면 2페이즈로 돌입하면서 또 다른 강력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총평하자면 짧은 분량의 데모 버전이었지만 게임이 풍기는 분위기과 퀄리티, 완성도 측면에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전투가 타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도전 욕구를 불러내는 맛이 있었습니다. 개발사에 따르면 데블위딘: 삿갓은 최대 3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를 생각하면 데모 버전은 정말 짧은 순간만 담겨져 있는 것인데요.

오는 6월 스팀에서 시작되는 넥스트 페스트를 통해 추가 콘텐츠가 담긴 데모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 플레이엑스포에 참가하지 않는 분이라면 그때가서 데모 버전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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