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이하 회색의 잔영)’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처음에는 이러지 않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SRPG의 부활은 올드팬들에게 있어서는 축복과도 같았다. 더욱이 ‘창세기전4’의 실패 이후 들려온 리메이크 소식이었던 만큼, 게이머들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1년, 라인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을 소개하는 LPG 2021 현장에서 최초로 데모를 공개했을 때는 그야말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정도였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여러모로 완성이 기대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LPG 2021을 끝으로 오래도록 ‘회색의 잔영’에 대한 새로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게 됐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개발 중이라는 소식만이 가끔씩 들려올 뿐 트레일러는커녕 인게임 스크린샷도 공개하지 않고 꽁꽁 싸매는 행보에 일부에서는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올드팬들은 ‘회색의 잔영’ 출시를 기다리며, 창세기전 IP의 대대적인 부활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정점을 찍은 건 11월 초 진행한 인터뷰였다.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IP로 만들겠다”는 개발진의 포부는 기약 없는 기다림에 차갑게 식었던 올드팬들의 가슴을 다시금 뜨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6일 배포된 체험판의 처참한 퀄리티는 그간의 기대감을 산산조각내기에 충분했다.
출시까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회색의 잔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싸늘하다. 기대감으로 뜨겁게 타올라야 할 때이건만 착 가라앉았다. 이에 라인게임즈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해당 체험판은 올해 2월 빌드라면서 정식 출시 버전인 제품판 빌드를 시연하는 자리와 2차 개발자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인터뷰 자리에는 레그스튜디오 이세민 디렉터가 자리했으며, 게임에 대해 성심성의껏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험판은 2월 빌드, 지적받은 부분 개선했다”
출시가 코앞인 상황에서 과연 체험판에서 거론된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을까. 이세민 디렉터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제품판에서의 개선사항을 먼저 설명했다. 개선사항은 편의성, 비주얼, 시스템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편의성에 대해서 체험판에서는 일반 공격을 스킬 메뉴에 배치하거나 전투 시에만 물약을 쓸 수 있는 등 여러모로 불편한 부분이 많았다. 이동 역시 마찬가지다. 일일이 이동 메뉴를 선택해야 했기에 번거롭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제품판에서는 우선 이러한 부분들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일반 공격은 최상위 메뉴로 빼서 스킬 메뉴를 열 필요가 없도록 만들었으며, 이동 역시 캐릭터를 선택하면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회복의 경우 모험 모드에서 전투가 끝나고 회복이 된다든가 장비를 바로 교체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혹평을 받았던 비주얼 역시 여러 부분에서 개선을 이뤘다. 월드맵에서의 조악한 구름은 이제 훨씬 자연스럽게 변했으며, 텍스처 역시 깔끔하고 선명해졌다. 이외에도 게이머가 좀 더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컷신에서의 카메라 구도를 비롯해 스킬 이펙트, 초필살기 연출 등 다방면에 걸쳐서 비주얼을 개선했다는 걸 이날 인터뷰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세민 디렉터는 “체험판에서는 흐릿하게 보이는 면이 있었다”면서, “제품판에서는 광원 계산을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좀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인 비주얼 개선에 더해 제품판에서는 3가지 그래픽 모드(표준, 선명함, 보정)가 추가된다. 이세민 디렉터는 “위쳐3 스위치 버전을 보면 그래픽 옵션을 상세하게 제공하는데 그렇게 하기는 어려웠다”면서도, “대신 게이머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3가지 그래픽 모드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이제 좀 더 빠른 템포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체험판에서는 전반적으로 전투 흐름이 느리다는 인상이 강했다. 이세민 디렉터가 설명한 바에 의하면, 기본 속도를 1.0이라고 했을 때 가속 기능을 킬 경우 1.7의 속도로 변했는데 제품판에서는 기본 속도를 1.6으로 가속 기능을 2.0으로 개선함으로써 템포를 올렸다. 이외에도 전투 밸런스를 조정하거나 모험 모드의 AI를 개선해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게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설명을 끝마친 이세민 디렉터는 해당 개선사항이 제품판에 포함된 버전인지 데이원 패치를 통해 적용될 예정인지에 대해 “일부는 제품판에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는 데이원 패치를 통해 적용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피드백 반영한 데이원 패치 준비 중, 제품판은 다르다”
Q. 체험판과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이 개선됐던데 체험판은 언제 적 빌드였던건가. 그리고 추가적인 개선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는지도 함께 설명 부탁한다.
= 2월 빌드였다. 그 당시 가장 잘 돌아가는 옵션으로 타협했던 건데, 월드맵에서의 구름 얘기 등 그 이전 버전보다 퀄리티가 낮아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더라. LPG 2021 당시에는 구름이 선명하게 표현되어 있었는데 체험판에서는 그렇지 않아서 여러 얘기들이 나온 것 같다.
그 부분은 개발 중이다 보니 생긴 문제였다. 프레임이나 최적화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여서 우선은 일괄적으로 그래픽 옵션을 낮춘 게 원인이었다. 지금은 최적화 등을 확보한 상태이기에 낮춘 옵션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았다고 할 수 있다. 최적화는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하고 있으며, 광원 역시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개선 중이다.
여담이지만, 내부에서도 체험판을 내놓을 때 여러모로 걱정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게이머들에게 ‘회색의 잔영’은 여러모로 미지의 타이틀이지 않았나. 기자들은 LPG 2021 현장에서 체험해 볼 수 있었다지만, 게이머들에게는 그럴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체험판을 내놓으면서 어떤 게임인지 실체를 보여주려고 한 거였는데 여러모로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이 드러나서 걱정스러운 것도 있고 실망한 게이머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Q. 체험판의 목적은 피드백을 받기 위한 것과 출시 전 최종 검증 크게 2가지인데 이번 체험판은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최종 검증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제품판에 가까워야 하지 않나. 2월 빌드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 질문한 대로 최종 검증을 위해서라면 11월 빌드를 준비한다든가 해야 했었는데 12월 말 발매하겠다고 일정을 잡은 상태에서 별도로 체험판 빌드를 만들고 검수한다는 게 데이원 패치도 준비하는 상황에서 녹록지 않은 점이 있었다. 실제로도 체험판 빌드를 준비한다면 개발 중인 빌드를 한 번 끊어야 하는데 출시 시점이 코앞인 상황에서 빌드를 끊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시기적으로도 체험판 빌드를 이제 와서 따로 준비하기에는 생각보다 많이 늦어진 상황이어서 2월 빌드를 체험판으로 내놓게 됐다.
Q. 올드팬 입장에서는 언플이 아닌 개발에 집중하는 느낌이어서 그간 게임에 대한 정보 공개를 안 해도 받아들였는데 그런 행보가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한두 차례 피드백이 있었다면 지금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을 텐데.
= 지난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그때 소통을 잘 못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는데, 이번에 체험판을 공개하면서 다시 한번 통감하는 중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할 때 시간을 들여서라도 되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개발 상황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될 때 비주얼도 더 개선될까.
= 그 부분은 아직 얘기하기 이른 것 같다. 지금은 스위치 출시, DLC, 그리고 스위치 버전의 글로벌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Q. 체험판에서 많이 나왔던 얘기인데 모험 모드에서 적들과의 빈번한 조우로 인해 반복 전투가 많아서 템포가 늘어진다는 얘기도 많았는데 그렇게 설계한 이유와 그 부분도 개선됐을지 궁금하다.
= 랜덤 인카운터 방식이면 필드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적하고 조우해서 전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회색의 잔영’은 심볼 인카운터 방식이어서 플레이어가 전투를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모험 모드는 하실 분은 하겠지만, 다 하라고 만들어 놓은 그런 모드는 아니다. 이런 식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체험판에서의 피드백은 아무래도 모험 모드에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전투에 들어가서 회복하거나 레벨업을 해서 회복하는 2가지 방법밖에 없었기에 그런 얘기가 나왔던 것 같다.
이 부분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투가 끝나면 회복이 되도록 개선했으며, 여기에 더해 월드맵으로 나가면 전부 다 회복이 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모험 모드에서 상자를 연 상태에서 그 아이템을 쓸 수 있게 하거나 장비도 장착할 수 있도록 변경했으며, 인카운터시에 적한테 공격을 당하거나 적을 공격했을 때 % 수치도 아군에게 좀 더 유리하도록 개선함으로써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는 받지 않도록 개선했다. 또한, AI도 대체적으로 완화했는데 체험판에서는 뒤로 접근해 때리기 어려웠던 반면, 제품판에서는 좀 더 쉬워졌다.
그리고 원작은 굉장히 큰 필드에서 전투를 구역별로 하지 않나. 전체 필드가 있으면 적들이 여기저기에 있었는데 ‘회색의 잔영’에서는 턴을 소모해서 이동하는 게 아니라 작은 전투가 여기저기에 있고 거기서 플레이어가 전투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리하자면 꼭 해야 하는 영광의 홀 탈환 작전 같은 그런 전투의 경우 전술 전투라는 형태의 이벤트로 전투로 남겨뒀으며, 나머지는 모험 모드로서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상황에 따라서 전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체험판에서는 그런 걸 느끼기가 어려웠고 불편한 부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Q. 원작 팬들에게는 3D 그래픽이 낯설기도 하고 스위치 기기상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다른 게임들의 경우 라이브 2D를 활용하거나 카툰렌더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안 한 이유가 궁금하다.
= 콘솔 버전은 최초 개발 단계에서부터 3D로 확정된 상태였다. 미어캣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아수라 프로젝트를 보고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회색의 잔영’과 아수라 프로젝트는 별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리소스를 공유하고 있으며, 우리가 개발한 반실사풍 모델링을 기반으로 미어캣게임즈에서 카툰렌더링으로 수정한 게 아수라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Q.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고 했는데 인게임에서 여전히 캐릭터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동 범위를 표시한 그리드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부분도 개선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또한, 앞으로의 개선 방향성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 기본적으로 어두워서 잘 안 보였던 그런 부분은 광원 작업이 들어가서 좀 더 잘 보이도록 개선한 상태이며, 데이원 패치 이후에도 1차, 2차에 걸쳐서 계속해서 패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제품판에서 개선된 부분과 추후 데이원 패치에서 개선될 부분은 우선순위를 정해서 눈에 띄거나 플레이를 불편하게 하는 부분에 대해서 먼저 개선한 것이며, 발매 후 피드백을 받아서 그 외 부분들을 개선할 방침이다. 질문한 시인성 역시 내부에서 파악하고 있으며, 개선 예정이다.
다만, 솔직히 말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전부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현재로서는 가장 걸리는 부분, 급한 부분 위주로 개선 작업이 이루어졌다.
회색의 잔영, 창세기전 프로젝트의 기반이 될 타이틀
Q. 리메이크하면서, ‘회색의 잔영’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싶었던 부분이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을지 설명 부탁한다.
= 먼저 원작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원작 IP의 경우 80~90년대 플롯을 갖고 있다. 기억상실이라거나 센 강자가 등장해서 통일하는 그런 무협적인 느낌이 대표적인데,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운 플롯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플롯을 잘 모를뿐더러 거의 없지 않나. ‘회색의 잔영’은 여기서 출발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 자체는 충분히 재미있으니 이걸 주류 플랫폼에 요즘 기술로 포장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다만, 원작의 경우 SRPG의 틀을 지닌 만큼, ‘회색의 잔영’ 역시 그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었기에 베이직하면서도 클래식한 지금의 형태로 재구축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보편적인 시스템의 SRPG라고 할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는 의도한 부분도 있다. 밥상에 비유하자면 반찬이랑 국도 중요하지만, 중심은 밥 아니겠나. 밥이 일단 따뜻하고 맛있어야 하는데 창세기전 프로젝트라는 밥상에 있어서 ‘회색의 잔영’이 딱 거기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우선 맛있는 밥을 짓자는 걸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추후 3편이나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 등 다른 시리즈로 이어갈 때 지금의 기반이 되는 시스템에 조금씩 새로운 시스템을 붙이는 식으로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Q. 최근 트렌드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 텐데 원작 스토리에서 변주가 가해진 부분도 있을까.
= 기본적으로 안타리아팀에서 스토리 전반에 걸쳐서 전개가 자연스럽도록 각색을 다 했다. 다만, 기본적인 흐름이나 스토리, 결말 자체는 동일하다. 원작을 했다면 알겠지만, 창세기전2의 경우 24챕터 이후부터는 텍스트로 때운 것들이 되게 많은데 ‘회색의 잔영’은 그런 부분도 앞부분과 똑같은 밀도로 쭉 구현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다른 인터뷰에서도 한 말이지만, 영화를 보듯이 한 번에 몰아쳐서 즐기기보다는 하루에 몇 챕터씩 즐기는 식으로, 드라마를 보듯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실제로 게임의 템포 역시 그런 식으로 완급을 조절했다.
Q. 캐릭터들의 장비를 일일이 장착해야 해서 자동 장착 기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없는 이유가 궁금하다. 또한, 데이원 패치를 통해 추가될 예정인지도 듣고 싶다.
= ‘회색의 잔영’에는 엑스트라까지 포함해서 200명이 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클래스가 겹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식의 자동 장착 기능을 넣게 되면 한 가지나 몇 가지의 패턴 밖에 나오지 않게 된다. 그렇게 하기보다는 게이머들이 고민하고 자유롭게 장착하게 함으로써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의 방식을 쓰게 됐다. 체험판에서 라시드로 30레벨을 찍은 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권장하는 방식이 아님에도 원작과 아이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조합을 시도한 결과 30레벨을 찍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부적으로도 장비를 주는 것에 대해서 막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슈가 있었다. 지금은 자유롭게 줄 수 있도록 풀었는데, 게임적 허용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원작도 그렇지만 ‘회색의 잔영’ 역시 챕터를 진행하면서 전혀 다른 캐릭터의 시점으로 진행할 때가 많지 않나. 1챕터에서는 G.S가 주인공이었다가 2챕터에서는 성기사단이, 5챕터에서는 갑자기 칼스 얘기가 나오는 식으로 진영도 챕터 주인공도 급격하게 바뀌는데 이런 부분을 케어하기 위한 요소로서 장비를 자유롭게 줄 수 있도록 했다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앞서 언급한 라시드의 사례의 경우도 실피드를 라시드에게 달아주는 식으로 경험치를 한 방에 얻을 수 있도록 뻥튀기한 건데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풀어놓긴 했는데 ‘설마 체험판에서 저렇게 플레이한다고?’하고 놀랬던 기억이 있다.
다만, 모든 장비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칼스의 무기인 멸살지옥검을 다른 캐릭터가 들고 있으면 안 되지 않나. 그런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웬만한 건 다 풀어놨다.
Q. 보통 SRPG에서는 편의성 제공 측면에서 자동 기능을 제공하는데 파티 설정 외에는 자동 기능이 없는 것 같았다.
= 체험판에서부터 자동 전투 기능이 들어가 있는 상태다. 턴 대기할 때 2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내가 쓰지 않는 캐릭터를 자동으로 움직이고 턴을 끝낼지 아니면 이 상태에서 끝낼지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영리한 AI는 아니어서 자동으로 하다가 ‘얘가 좀 애매하게 하는데?’ 싶으면 직접 개입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장비나 레벨이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테스트할 때 자동으로 해놓고서 테스트하기도 했다.
Q. 제품판의 용량은 어느 정도인가.
= 데이원 패치까지 받는다면 14~15기가 정도가 될 거로 예상 중이다. 다만, 이건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어서 변경될 수도 있다.
Q. 차기작에서 시스템을 추가적으로 붙여나갈 예정이라고 했는데, 지금의 비주얼이나 화풍은 그대로 유지되는 건가. 아니면 바뀔 가능성이 있을까.
= 먼 미래의 일일 것 같은데 기종이 바뀔 수도 있고 상황이 바뀔 수도 있어서 확답할 수 없다. 일례로 ‘회색의 잔영’ 역시 모험 모드에서는 액션 게임에 가까운 형태이지 않나. 이를 기반으로 SRPG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성장 등 일부 시스템을 남겨두고 모험 모드의 액션성을 끌어올린다면 서풍의 광시곡이나 다른 게임에도 쓸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건 다음에 우리가 무슨 프로젝트를 할지에 따라 다르다. 프로젝트가 정해지고 규모나 예산, 기종 같은 게 정해진 이후의 일인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변경될 수도 있을 것 같다.
Q.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일부 캐릭터의 어설픈 모션 역시 개선됐는지 궁금하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볼 수 없었는데.
= 개선됐다. 다만, 모든 캐릭터의 모션이 다 개선된 건 아니다. 일단 눈에 띄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개선한 상태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거론되던 부분이기도 한데 시네마틱이 아닌 부분에서 캐릭터들이 그냥 가만히 서 있어서 어색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 부분 역시 제품판에서는 조금 더 개선해서 상대를 쳐다본다든지 동작이 들어가는 등의 수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외에 카메라 구도 역시 좀 더 보기 좋게 개선하고 있다.
Q. 캐릭터 모션이 자연스럽지 않고 먼지처럼 흐릿하게 표현되거나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도 개선됐을까.
= 비주얼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개선하고 있는데 핸드헬드 모드로 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그 부분은 좀 더 조사해서 개선하도록 하겠다.
Q. 프레임 유지가 안 된다거나 텍스처 팝인 현상 등 최적화나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말이 많았다.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했는지, 제품판의 프레임은 어떻게 준비 중인지 설명 부탁한다.
= 30프레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체험판과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다만, 아직도 일부분에서는 프레임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지금도 계속 개선 작업 중이다. 새롭게 추가된 3가지 그래픽 모드 역시 마찬가지다. 어쨌든 체험판보다 더욱 깔끔하게 보이도록 하는 동시에 프레임 역시 최대한 안정적으로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Q. 성우 관련해서 디렉팅이 아쉽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혹시 더빙도 개선될까.
= 성우 디렉팅은 안타리아팀에서 했는데 그 부분은 아무래도 취향에 따른 것도 있을 것 같아서 좀 더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복합적인 이슈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원작인 창세기전2에는 성우가 안 들어가지 않았나. 창세기전3부터 성우가 들어갔는데, 그러다 보니 유저들이 생각하는 기존의 캐릭터 이미지와 성우의 연기에서 괴리감이 발생해서 그런 것 같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올린은 이렇다든지 그런 건데, 개인적으로는 안타리아팀에서 ‘회색의 잔영’의 분위기에 맞게끔 잘 디렉팅했다고 생각한다.
예시로 든 이올린의 경우 다소 무미건조하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이올린의 서사를 생각하면 형제, 가족도 다 죽었고 본인은 세력도 작은 성기사단을 이끌면서 어떻게든 나라를 되찾겠다고 하는데 그게 되게 기쁘거나 그런 식으로 얘기할 거 같지는 않다. 그러는 와중에도 제국군을 죽여야 한다거나 할 때는 텐션이 올라갈 때도 있다. 결국 해석의 차이로 봐야 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성우 녹음에 대해서는 딱히 불만 없다.
근데 그런 건 있다. 같은 IP라고 해도 국내, 일본, 북미에서 받아들이는 더빙 톤에 차이가 있다 보니 글로벌로 나갈 경우 현지 퍼블리셔와 얘기해서 그 지역에 어울리는 느낌으로 개선하거나 하는 식의 작업은 할 것 같다.
Q. 창세기전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특정 캐릭터가 각성하거나 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회색의 잔영’에서는 전직 없이 한 캐릭터를 계속 키워나가는 느낌인데 각성을 할 경우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궁금하다.
= 원작에 있던 전용 클래스는 ‘회색의 잔영’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시다시피 특정 시점에서 일부 캐릭터들의 클래스가 바뀌는데 ‘회색의 잔영’에서도 그 시점에서 자동으로 전용 클래스로 바뀐다고 보면 된다.
Q. 그동안 키워놓은 스펙은 변경 뒤 어떻게 처리되나.
= 기본적으로는 상위직으로 승계되는 형태다. 흑태자를 예로 들자면 레인저 시절과 흑태자 시절로 구분되는데 레인저 시절의 스킬을 전부 가져올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레인저 시절 스킬을 일부만 가져오는 식이다. 아마 흑태자의 스킬을 보면 ‘어딘지 레인저스러운 스킬이 있네’ 싶을 거다. 반대로 그런 것도 있다. G.S의 경우 ???로 표시되는 게 있는데 아마 원작을 했다면 다 알겠지만, 흑태자의 암흑혈이다. 레인저인데 흑태자의 스킬을 가진 것으로 기억상실을 스킬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Q. 데이원 패치 이후 1, 2차 패치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대략적인 시점은 언제쯤이 될까.
= 현재로서는 데이원 패치에 전력투구 중이어서 확답하기 어렵다. 우선 데이원 패치를 끝낸 다음에 시간을 얼마나 가져갈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당연히 데이원 패치를 통해 전부 해결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데이원 패치는 어디까지나 급한 불을 끄는 것에 가까운 만큼, 이후 피드백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패치할 것 같다. 다만, 굳이 말하자면 다른 게임의 후속 패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Q. 창세기전 IP의 부활, 확장에 대해서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은데 결국 실적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기대 이하의 성적이어도 계속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제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회색의 잔영’은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인 만큼, 이걸 잘 정리해서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금 우리에게 있어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정해진 게 없다.
Q. 라인게임즈가 레그스튜디오를 인수했는데 달라지는 게 있을까.
= 라인게임즈만이 아니라 다른 게임사들도 게임 출시나 상황을 보고 지분 흡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에도 특별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회색의 잔영’이 곧 출시하는 만큼, 지분 정리를 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Q. 창세기전2는 후반부로 갈수록 파티가 통합되지 않나. 후반부로 갈수록 키울 수 있는 캐릭터 수가 감당 못 할 정도로 많아질 수도 있다는 건데 이걸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하다.
= 캐릭터 수가 많은 게임들이 피할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 같다. 현실적으로 모든 캐릭터를 다 쓸 수는 없다. 일단 기본적으로 후반부에 들어온 캐릭터들의 경우 승급 재화를 통해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하는 캐릭터를 쓸 수 있도록 했으며, 여기에 회차 요소로 일부 아이템을 계승하도록 함으로써 1회차에서는 네임드 위주로 파티를 편성했다면 2회차에서는 다른 캐릭터 위주로 플레이하도록 하고 있다.
Q. 모험 모드에서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여전히 느린 느낌이었는데 이 부분도 추후 개선될 여지가 있을까.
= 단순히 이동 속도를 빠르게 하는 건 로딩 등에서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체험판의 모험 모드가 어딘지 딱딱 끊기는 느낌이었다면, 제품판에서는 모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그런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개선했다.
여기에 더해 대시의 이동 거리를 늘렸으며, 회피(백스탭)는 일부 무적이었던 게 완전 무적으로 바뀌었고 연속으로 대시할 경우 체험판에서는 딜레이가 있어서 끊기는 느낌이었다면, 제품판에서는 바로 이어서 할 수 있게 개선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그리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다방면에 걸쳐서 조정했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제품판에서는 모험 모드에서 적을 피하면서 쭉 진행하거나 마주치는 적과 일일이 싸우더라도 뒤로 돌아가서 공격함으로써 적의 체력을 절반가량 깎은 상태에서 전투를 진행하는 등 우위에서 설 일이 많아질 거로 생각된다.
한편, 설명한 것처럼 체험판에서도 들어가 있던 시스템이지만, ‘회색의 잔영’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이 액션 게임을 잘하실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여느 SRPG를 즐기듯이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가끔 인카운터하고 그렇게 즐기실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적의 뒤를 잡는 식으로 잘 활용하는 분들이 많더라. 아마 그런 분들에게는 체험판이 많이 갑갑했을 거로 보인다.
Q. 그러고 보니 모험 모드에서 조이스틱을 살짝만 기울여서 천천히 이동하면 어그로가 덜 끌리는 것 같던데 실제로 그런 건가.
= 어그로가 덜 끌리는 게 맞다. 체험판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설명이 안 됐는데 제품판에서는 튜토리얼 같은 데다가 설명 등을 추가할 예정이며, 설령 데이원 패치에 빠진다고 해도 후속 패치로라도 넣을 생각이다.
Q. 체험판을 하고 실망한 게이머들이 많은데, 제품판을 준비하면서 실망한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있을 것 같다.
= 지난 기자 간담회에서 창세기전이라는 IP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체험판 반응을 보니 그게 진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정말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걸, 그리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그분들의 기대와 걱정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체험판은 분명 우리의 잘못이다. 많이 기대하셨을 텐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도 있고 게임을 예구한 분들에게는 체험판으로 인해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하지 않았나. 다만, 지적된 부분을 그대로 둘 생각은 없다. 일단 급한 것부터 한 차례 개선에 나섰으며, 이후에도 피드백을 바탕으로 꾸준히 개선할 예정이다. 점점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
Q. 체험판을 해보고 실망감에 혹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냥 슬쩍 보고 분위기에 편승해서 비난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 아무래도 관심을 가진 분들도 많다 보니 핫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도 체험판을 배포할 때 예전 버전이다 보니 걱정한 게 사실이다. 우리는 이게 제품판과 비주얼이나 퀄리티에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지 않나. 하지만 체험판을 하는 게이머들은 체험판으로 인상이 결정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걱정한 것보다 더 크게 터진 것 같다. 다만, 그렇다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달라지진 않았다.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좋아지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목표는 여전하다.
한편으로는 질문한 것처럼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개발한 만큼, 게임을 하고 혹평한 건지 안 하고 그냥 혹평하는 건지 다 보인다. 예를 들어 창세기전 시리즈는 방향 지정이 되게 중요하다. 후방에서 공격하면 치명타 확률이 높아져서 스킬을 쓰면 한 방에 처치할 순 있는데 그럼에도 방향 지정이 불편하다고 하면 이건 이 게임을 잘 모르거나 이런 류의 SRPG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참고해야 할 것과 걸러야 할 것들을 구분해서 개선에 참고하고 있다.
도움이 되는 피드백은 이번에 개선한 일반 공격에 대한 게 대표적이다. 일반 공격을 스킬 메뉴 안에 넣을지 밖으로 뺄지에 대해서 스킬과 비교해서 볼 수 있으니 넣는 게 편하다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기본적으로 일반 공격을 많이 쓸 텐데 밖으로 빼는 게 낫다는 분들로 의견이 갈렸는데 이건 서로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지 않나. 이런 건 내부에서 보고 직접 테스트한다. 실제로 해보니까 일반 공격을 밖으로 빼는 게 편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고 그 결과 지금은 빼게 됐는데, 이런 건 관심이 있으니까 나올 수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식의 지적이나 혹평이 개발팀 입장에서 편한 건 아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는 분명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 있는 만큼, 여러 의견들을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다.
Q. 이번에 받은 피드백 가운데 이것만큼은 수정할 수 없었다 싶은 부분이 있었을지 궁금하다.
= 파이널 판타지16과 비교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그런 건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렇게 비교해서 얘기하면 사실 할 말이 없다. 다만, 편의성의 경우 구조를 아예 엎는 게 아니라면, 시간을 들이면 수정할 수 있는 게 많다. 그래서 가능하면 최대한 의견을 반영해서 수정할 생각이다.
한편, 그런 시선도 있다. 몇 년 동안 못 했던 걸 출시까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남은 상태에서 어떻게 고칠 거냐는 건데 이전부터 준비해 왔던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표적으로 모험 모드에서 체력 회복 기능 등을 들 수 있는데 사실 이건 내 잘못이 크다. 일부러 그렇게 한 건데 이렇게 하니 체험판에서 안 좋은 피드백이 엄청 많았다. 그래서 즉시 구조를 변경하고 체력 회복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이올린에 대한 것도 있다. 이올린 파티가 원래부터 넉넉한 파티는 아니지 않나. 나라는 망했지, 쫓기고 있지, 그 와중에 함정에 걸려서 다시 쫓기지 여러모로 힘든 상황인데, 그런 어려움을 게이머들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원래부터 월드맵에 가면 회복하는 기능이 있었음에도 해당 챕터에서는 하지 말자고 했었다. 그런데 의도와는 달리 이올린에게 몰입하기보다 피로감만 느끼더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생기기에 결국 원래대로 월드맵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편의성과 관련된 부분은 개선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둔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다회차 플레이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특전 등은 없을까.
= 다른 게임들과 비슷하다. 일부 재화나 아이템이 연계되는 방식으로 그것들을 가지고 플레이하면 1회차보다는 훨씬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그리고 창세기전 시리즈가 워낙 스토리도 방대하고 등장인물도 많다 보니 일부 캐릭터에만 집중하는데 회차 플레이를 통해 이전 회차에서는 쓰지 않았던 마이너한 캐릭터를 육성하거나 하는 식으로 즐기길 바란다.
Q. 창세기전2가 1편에 대한 것도 담고 있다지만, 다 포함된 건 아니다. 차이점 역시 있는데 ‘회색의 잔영’을 개발하면서 1편 만의 요소라고 해야 할까. 이런 부분도 계승했을지 궁금하다.
= 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전이어서 나도 들은 얘기지만, 안 그래도 안타리아팀의 이경진 IP 디렉터가 원작자인 최연규 디렉터에게 그에 대한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1편 요소까지 다 가져오는 게 맞을지 물은 건데 그때 답하길 이미 창세기전2에서 1편에 대한 걸 가져오고 정립한 만큼, 1편에 대한 건 안 가져오는 게 맞고 창세기전2를 기반으로 하면 된다고 해서 ‘회색의 잔영’은 1, 2 리메이크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창세기전2를 기반으로 만들게 됐다.
Q. 원작에서도 그랬지만, 캐릭터 스킬들이 획일화된 경향이 있지 않나. ‘회색의 잔영’에서는 스킬을 배우는 과정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스킬을 골라서 배울 수 있을까.
= 이번에는 그렇게 못 했다. 대신 무기에 달린 스킬로 어느 정도 차별화를 꾀했는데 근접형에 가까운 캐릭터에게는 그 캐릭터에 어울리는 스킬이 달린 무기를 준다든가 원거리형이나 보조형에 가까운 캐릭터에게는 근접형 캐릭터와는 다른 스킬이 달린 무기를 주는 식이다. 한편, 캐릭터 스킬의 경우 승급에 필요한 재화나 배우는 스킬은 정해져 있지만, 몇 레벨 때 배울지는 저마다 다르다.
Q. 이전에 8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한다고 했는데 속도감을 높였다면 플레이 타임 역시 줄어들지 않을까.
= 정확히 계산한 건 아니지만, 스토리가 방대하다는 건 여전한 만큼, 그래도 70시간 정도는 보장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40~50시간 정도 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이것저것 붙다 보니 80시간 정도가 된 만큼, 플레이 타임만은 확실히 보장하리라 자신한다.
Q. 발매까지 한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인데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 체험판을 해보고 많은 분들이 실망했다는 점, 저는 물론이고 팀원들 역시 모두 알고 있다. 지적한 부분들은 최대한 개선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또한, 좋은 피드백을 주신다면 최대한 개선하도록 하겠으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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