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지스타 2023 개막 전 미디어를 대상으로 자사의 신작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사전 체험할 수 있는 체험회를 마련했다. 행사는 크래프톤 임우열 퍼블리싱 수석 본부장의 인사말과 블루홀의 프로젝트 AB 프로듀서 안준석 PD의 개발 목적 및 과정을 설명하는 발표 그리고 약 40분간의 체험 순으로 진행됐다.
현재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게임 외적으로 논란이 있지만 이와 별개로 체험기라는 취지에 맞게 게임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안준석 PD는 상반기부터 블루홀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AB’에 다크앤다커 IP를 결합해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인사이트를 갖고 있는 크래프톤이 경험을 살려 모바일 시장의 확장을 노렸으며, 배틀로얄 + 탈출 + RPG라는 키워드를 갖고 프로젝트AB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AB는 인간, 엘프, 오크 등 다양한 종족이 공존하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던전을 탐험하는 익스트랙션 RPG다.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의 재미 그리고 유저들 간의 협력과 경쟁을 통해 커뮤니티를 키워가는 게 목표였다.
이처럼 독자적으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AB는 아이언메이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의해 다크앤다커 모바일로 재탄생한다. 이에 대해 안준석 PD는 “크리에이티브를 발굴하고 이를 더 키워서 큰 성과를 만드는 크래프톤의 IP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요즘 다크앤다커 모방작이 많다. 다음 시장을 열 장르로서 익스트랙션 RPG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경쟁 우위와 차별화를 갖기 위해 이쪽 장르의 대명사가 된 다크앤다커 IP를 활용하게 됐다”며, “모바일에서 IP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원작 IP에 대한 가치 존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모든 기획적 방향성과 에셋은 블루홀에서 독자적으로 개발 중이고 단지 타이틀명만 다크앤다커로 붙여졌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원작 IP 가치 존중이 차별화와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 몇 가지 핵심 포인트를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첫 번째는 현실과 가까운 중세 로우 판타지 세계관이다. 비현실적인 움직임을 통한 액션이 아니라 때리고 막고 피하면서 주위 지형지물을 이용할 줄 아는 현실적인 전투 액션을 그렸다. 이에 물리 기반 논타겟팅 전투가 적용됐다.
두 번째는 던전 크롤링이다. 미지의 던전을 탐험하면서 보물을 얻고 때론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스릴 넘치는 콘텐츠를 추구한다. 던전이라는 어두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략적으로 지형지물을 활용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선 다양한 클래스의 인원들과 파티 플레이를 꾸려갈 수도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RPG 경험이다. 판타지, 파티 플레이, 던전 크롤링은 RPG 게임의 축약이라 볼 수 있는데 짧은 시간 내에 유저의 텐션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배틀로얄의 생존과 익스트랙션의 탈출을 융합해 세션 플레이 위주로 구현했다.
다음은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실제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소감을 솔직하고 가감없이 전해볼까 한다. 앞서 언급했듯 체험은 약 40분의 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튜토리얼과 첫 번째 던전인 고블린 동굴까지 플레이가 가능했다.
과거, 다크앤다커를 해봤던 경험을 되살려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비교하면 몇 가지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다. 게임 경험에서 가장 크게 체감됐던 변화는 3인칭 시점이었다. 1인칭이었던 원작과 달리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모바일이라는 환경을 고려했는지 3인칭 시점을 채택했다.
덕분에 화면이 작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시야 때문에 답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유저 접근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아 보였는데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어 좀 더 쉽게 플레이가 가능했다. 가령, 벽 뒤에 숨어 기역자 통로 너머를 엿볼 수 있었고 2층에서 시야를 조금씩 조절해 1층 상황을 염탐할 수 있어 훨씬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다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3인칭 시점으로 바뀌면서 원작에서 느낄 수 있던 특유의 긴장감과 몰입감이 조금은 사라진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시야가 개방되고 미리 위험을 감지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두 시점의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모바일이라는 환경을 고려한다면 3인칭이 편의, 접근성 측면에서 안정적인 선택이라 생각된다.
편의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는 세 가지가 더 있었다. 첫 번째는 게임의 밝기가 높다는 점이다. 원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사실적인 지하 던전을 구현하고자 횃불이 없으면 아예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게 만들어졌다.
반면,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횃불이 없어도 어느 정도 사물을 구분할 수 있었고 맵 곳곳에 횃불이 자리 잡고 있었다. 횃불을 드는 기능이 있었지만 굳이 이를 쓰지 않아도 플레이하는데 큰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
두 번째는 자동 포커싱 기능이다. 터치로 캐릭터를 조작해야 하는 모바일 기기 특성상 3D 게임에서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동과 화면 전환을 동시에 하기가 생각보다 불편한데 이를 보조해주는 기능이 바로 자동 포커싱이다.
적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시야를 고정해주는데 한 번 포커싱되면 캐릭터를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따라간다. 고정을 풀고 싶다면 그냥 시야를 돌리면 되니 생각보다 편리했다. 특히, 자동 포커싱은 근접 뿐만 아니라 원거리 공격에도 활용할 수 있었는데 헤드샷을 쏘려면 적당히 조작해야 해서 딱 편의성을 올려주는 선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포커싱이 된 적이 벽 뒤로 가도 포커싱이 풀리지 않아 PvP 상황에서 전투가 읽히기 쉽다는 문제가 있었다. 벽 하나를 두고 서로 싸울 경우 상대방의 위치를 3인칭 그리고 자동 포커싱을 통해 너무 쉽게 읽을 수 있으니 기습적인 전투가 아닌 이상 잃을 게 많은 상황에선 오히려 몸을 사리기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
세 번째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지나간 자리에 발자국이 남는 흔적 시스템이다. 이는 원작의 레인저가 갖던 퍽 중 하나로 다크앤다커 모바일에서는 아예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기기는 주변 환경에 따라서 사운드 플레이가 제한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좀 더 편하게 적을 수색할 수 있게 이같은 기능이 추가됐다.
실제 던전 탐험 중 바닥에 파란색의 발자국이 보이면 주변에 적이 다녀왔다고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발자국이 빨리 사라져서 계속 움직이는 적이라면 발자국을 발견하기 어려웠고 대략적인 소리를 따라가다 발자국을 발견해 좀 더 쉽게 적의 위치를 특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작감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3D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식인 왼손으로 캐릭터와 시야를 움직일 수 있고 오른손으로 공격과 점프, 앉기 등의 액션이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이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의 3D 게임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만큼 조작감에서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았다.
내가 움직이고 싶은 대로 캐릭터가 잘 따라줬고 공격을 하는 동시에 시야를 움직여서 타점을 바꾸거나 앞뒤로 움직이면서 거리를 재는 것도 가능했다. 앞서 언급했던 자동 포커싱 기능 덕분에 어떤 면에선 원작보다 더 쾌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참고로 원작처럼 공격 시 궤적을 표시해줘 원하는 타격 부위를 더 잘 때릴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면 그 외에는 원작과 거의 흡사하다. 물리가 적용된 사실적인 공격 방식과 움직임, 던전 곳곳에는 해골, 거미, 고블린 등의 몬스터가 존재하며, 가시, 화살, 도끼 함정이 플레이어를 위협한다. 반대로 도움을 주는 석상도 있고 시간이 지날 때마다 좁혀오는 자기장과 탈출을 위한 포탈까지 외형과 기능면에서 똑같다. 즉, 다크앤다커의 게임 경험을 최대한 담아내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소감을 정리하면 게임의 만듦새가 괜찮았다. 확실히 내부적으로 이미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에 IP를 입혔기 때문인지 급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다. 다만, 현재 원작사가 논란이 있는 만큼 게임을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은 앞으로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감내해야 할 문제다.
정식 출시에 앞서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궁금하다면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지스타 2023에서 크래프톤 부스를 살펴보길 바란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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