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에 개최된 IGC에서는 CDPR의 엔지니어링 디렉터, 콜린 월더의 강연이 열렸다. 야심차게 출시했던 사이버펑크 2077의 수많은 비판에 마주했던 CDPR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변화를 꿈꿨고, 팬텀 리버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에 대해 강연에서 심층적으로 이야기를 펼쳤던 콜린 월더는 인벤 글로벌과의 인터뷰를 통해 강연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전했다.
※콜린 월더는 15년 이상 동안 사이버펑크 2077, 더 위쳐3, 레드 데드 리뎀션 2, GTA V 등 다양한 AAA급 게임 개발에 참여한 업계 베테랑입니다. 오디오 프로그래머로서 게임 업계에 발을 들여 현재 CD Projekt RED의 엔지니어링 디렉터로 재직중이며 고용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오늘 강연에서 리더십과 팀워크에 대한 원칙을 회사에 심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게임 업계 베테랑으로서 이러한 가치가 존재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환경과 그렇지 않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나?
= 가장 큰 차이는 조금 더 집중적으로 리더십과 관리에 신경쓰는 것이다. 내 커리어 초기에는 이런 역할들은 주로 가장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들의 차지였다. 이것은 특별히 사람들이 원하는 역할이 아니었고, 주로 나이 많은 사람의 추가적인 책임으로 취급됐다.
이전에도 진심으로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는 관리자가 있었을 수 있겠지만 그게 일반적이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방면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디렉터로서의 내 업무 중에 일부는 관리하는 역할에 목표를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나은 팀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보고 인사팀이 참 좋아한다. 전통적으로 이런 것은 개발자들이 걱정할 것이 아닌 인사팀 업무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우리의 경우엔 오히려 개별적인 팀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이런 프로그램을 회사에 심는데 인사팀의 도움을 받는다.
게임 업계는 최근 더 많은 원격근무가 생기며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됐는데, 이로 인해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다. 의사소통은 단순 음성 뿐만 아니라 신체 언어와 실제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중요하다.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은 여러 혜택이 있지만 자연스럽게 팀 내에서 생기는 개인적 연결과 친밀감을 잃기 십상이다.
내가 게임을 만들 때, 스튜디오의 모든 사람들이 그런 집단적인 에너지를 느꼈던 때가 기억난다. 원격 환경에서는 그것을 만들기가 어렵다. 점차 원격 업무가 많아지는 추세인데, 이 기간동안 물리적으로 함께 있을 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개인적인 연결과 친밀감을 잊으면 안된다. 균형을 잘 찾는것이 중요하다.
Q. 강연 중 매우 엄격한 채용 절차에 대해 언급했었다.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회사의 비전에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은 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개선하려고 하는지?
= 회사의 문화를 만드는것은 채용 단계부터 시작되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여기서 우리는 해당 후보가 우리의 팀과 잘 어울리는지를 평가하려고 노력한다. 이와 동시에 우리가 누구인지 투명하게 보여준다. 모든 면접에서 나는 오늘 강연에서 말했던 이야기보다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이러한 가치관들이 본인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우리와 함께하면 되고 아니면 거절하면 된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계속 이런 가치를 강조하고 강화한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채용을 원격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놓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새로운 인력이 들어오면 수습 기간이 있고 실무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지켜본다. 이 때, 매니저들이 일하는 사람들이 발전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한다. 그들은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은 우리의 문화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게 장기적인 플랜으로서 작용한다.
Q. 강연 중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게임 출시 전 회사 분위기는 어땠나? 팀에서 문제점을 알고 있었나?
= 사실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 알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2018, 2019, 그리고 E3 당시 데모 버젼이 있었고, 그 이후, 2020년도에 출시가 됐다. 매 번 우리가 새롭게 무언가를 내놓을 때마다 치열했다. 어떻게 해내야 하는가를 매 번 스스로 되뇌었지만 매 번 해냈었다.
이것은 비단 CDPR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이것은 내 경력 전반에 걸쳐 일어났던 패턴이다. 엄청 가까워질 때까지 사실 명확한 비전을 가지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히 명확하게 이야기하기 어렵다. 실제로 일이 일어나기까지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실제로 일어나면 그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사건을 마주하고 사후에 이해한 후 수정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Q. 구조적인 변경점 이외에 얻은 다른 교훈이 있나?
= 우리가 채택했던 접근방식, 제작 방식은 데모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민첩한 사고 및 작업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시작부터 모든것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다. 콘솔을 예로 들자면 우리는 모든 것이 맨 처음부터 온전한 상태로 굴러가야 한다. 우리 다음 프로젝트인 폴라리스에는 이미 콘솔 버전에서 데모버전을 시행함과 동시에 내부 리뷰를 받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사이버펑크 2077 개발 당시 다소 후반부에 했었다.
발매 후에 사기를 유지하는 건 꽤나 어려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정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바로 바꿔야 한다고 결심했다. 말로만 하는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Q. 회사의 리더십 양성은 본인 개인적으로도 영향을 많이 끼쳤는지?
= 최근 개인 가치에 대한 토론 중에 코치가 이것에 대해 말했다. 회사의 가치관이 팀에 잘 스며든 것은 내게 엄청 중요했다. 하지만 나도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당연히 일은 우리 삶의 큰 일부분이다.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해서 내 가치관과 회사의 가치관이 일치하는 좋은 곳에 머무른다면 자연스럽게 발전이 이뤄진다. 내 스스로 경험한 것이다. 특히 주인 의식과 같은 실용적인 측면에서 말이다. 이것은 해결책을 찾는 방법이지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부분은 다른 사람들과 스마트하게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모든 것과 연관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블랙 스완 그룹, 전직 FBI 협상가들에 관심이 많다. 그들의 리더십 통찰력에는 내가 공감을 많이 한다. 그들의 협상 기술은 전부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진정으로 이런 기술들을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행해야 한다. 항상 다른 사람과 더 잘 공감하고 이해하는 노력을 통해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Q. 게임의 오디오 품질의 진화가 본인의 CDPR 임기동안 어떻게 변화했나?
= 내 경력 전체에서 나는 오디오 품질의 진화를 지켜봐왔다. 시작한지 거의 18년이 됐는데, 그 때가 바로 PS3와 Xbox 360이 등장한 때 쯤이다. 그 때부터 게임 업계는 “영화같은 품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오디오에서는 이전에는 다소 간과되었던 분야였는데, 더 복잡한 요소가 추가되고, 더 상호 작용적이고, 더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다.
이러한 변화는 내게 꽤나 유리했다. 나의 오랜 오디오에 대한 열정과 프로그래머로서의 기술이 있던 만큼 당시 상황은 딱 나를 위한 무대였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 트렌드는 더욱 커졌다. 오디오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졌고, 회사들은 더 많이 투자하기 시작하며 더욱 동적이고 집중된 음향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최근 게임 리뷰들을 보면 그 발전이 얼마나 컸는지 볼 수 있다. 리뷰어들은 오디오 퀄리티에 대한 언급을 굉장히 자주 한다. 이전에 리뷰가 100개라면 오디오 관련된 이야기는 1개 찾을까 말까 했었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이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고품질 음악이나 임팩트있는 효과음, 그리고 훌륭하게 연기한 전문적인 목소리를 원한다.
나는 특히 성우들 연기에 대한 우리의 로컬라이제이션 팀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다. 팬텀 리버티에서 ‘이드리스 엘바’ 목소리를 들어보면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것이 리뷰에 나타난다. 사람들은 정말로 고품질 오디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들의 게임에 더욱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게임 내에 사운드가 고급화된 것을 인식하고 감사해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는 나 또한 굉장히 감사하다.
Q. 게임 개발에서 AI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임 개발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오디오 측면에서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기술이 게임 개발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 오디오 디자인에 도입되는 기술들은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음성 생성 기술 쪽이 빠르다. 그리고 이렇게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정말 환상적이라 생각한다. 오디오 부서들은 그런 기술 발전에 한 발 앞서있어야 하고,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술을 가져와 혁신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구글 보이스와 같은 텍스트 음성 엔진은 개발팀이 최종 음성 녹음이 완료되기 전에 장면을 조금 더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한 응용 프로그램이다. 이런 생성된 목소리의 품질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한다. 사실 빠른 시일 내에 주요 캐릭터 목소리를 대체할 것 같지는 않지만 광범위한 캐릭터가 필요한 세계관에서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다.
윤리적인 부분도 고려해야한다. 특히 인간 목소리를 복제할 수 있는 경우 더욱 그렇다. 회사에서 특정인을 대표하는 기술을 사용할 경우 그것이 악용되지 않고 그 개인을 존중하는 것을 확실히 해야한다.
‘탑건: 매버릭’이나 ‘만달로리안’과 같은 영화에서 나왔듯이 이 기술은 점점 대중매체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의 적용은 늘 윤리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으며 특히 고인이나 더 이상 본인의 의견을 표할 수 없는 사람을 표현할 때 더욱 그렇다.
전망을 보자면 기술의 영향은 단순 콘텐츠 제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프로세스를 조율하고 기술적 세부 사항에 갇히지 않고 개인이 더욱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그들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장은 아직 이런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연구 중이지만 기술의 잠재력은 부정할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 주목할 가치가 있는 분야이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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