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인디 게임 페스티벌로 당당히 자리한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이하 BIC)이 올해도 그 막을 올렸다. 벡스코에서 진행되는 이번 BIC 2023은 수많은 국내외 인디 개발사가 참여, 열심히 제작한 게임을 선보인다.
그리고 그런 인디 개발사들의 노력이 좀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 인디게임 전문 플랫폼, 스토브인디가 팔을 걷어붙였다. 스토브인디는 BIC 2023에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여, 스마일게이트 창작생태계 지원 프로그램 관련사 54곳을 스마일러로 명칭하고 스토브인디 타운을 구성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전달한다.
BIC 조직위원회와 스토브인디는 지난해 인디게임 산업 활성화를 위해 MOU를 체결, 지속적으로 인디 게임 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BIC 2023 현장에서 서태건 BIC 조직위원장과 여승환 스토브인디 이사가 공동 인터뷰를 통해 양사의 협업 및 BIC, 국내 인디 게임 생태계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Q. BIC 2023에 참여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
서태건 = BIC는 여러 게임인의 사랑으로 15년 첫 개최 이후 9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는 벡스코에서 개최되었지만, 변함 없이 초심을 잃지 않고 진행하려 한다. 인디 개발자와 게이머, 퍼블리셔, 기업 등 모든 게임인의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목표다. 그 가운데 스토브인디와 협력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여승환 =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인디라는 플랫폼을 통해 인디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다. 인디 생태계에서 진심을 드러내기 위해 고민했고, BIC 참가 및 MOU 역시 인디 생태계 발전을 위한 노력 중 하나다. BIC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그에 우리도 기여하는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작년 기록적 성장을 거둔 스토브인디의 올해 성적표가 궁금하다. 그리고 버닝비버가 있음에도 다양한 인디 행사에 후원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여승환 = 여러 인디 행사가 있지만, BIC는 한국 인디 행사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BIC만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외 많은 행사들 모두 인디 창작자를 조명하고, 인디 생태계 성장에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에 후원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행사마다 철학이 있다. 그 철학을 모두 지원하고 싶다. 스토브인디는 인디에 진심이다. 그 진심이 맞닿아 있는 것이라면 모두 지원하고자 한다. 버닝비버의 경우 BIC와는 또 다른 철학을 가지고 창작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스토브인디가 기록적 성장을 하는 것은 맞다. 다만 숫자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올해는 작년보다 몇 배 수치로 입점작이 늘어나고, 매출, 트래픽 등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연말쯤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Q. 눈여겨보고 있는 출품작이 있을까.
서태건 = 올해 203개 게임이 전시되어 있는데, 모두 그냥 나온 게임이 아니다. 지원한 게임 중 심사를 통해 선정된 게임이 전시되어 있다. 모든 게임이 귀하고 우수한 게임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중에 사연이 있는 게임들이 있다.
개발 포기 단계의 게임이 후원을 통해 다시금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고, 다른 일과 겸업을 하면서까지 열심히 개발 중인 개발사, 상업게임을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것을 만들자는 인디 정신을 글로 적어둔 개발사도 있다. 그렇게 인디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 게임들이 전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다. 2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1인 개발자가 올해는 루키 부문에 팀을 꾸려 나왔더라. 그런 개발자들을 보고 있자면 BIC와 인디 게임 및 개발자들이 함께 성장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여승환 = 모든 게임이 중요하지만, 이왕이면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 팀의 게임을 해보는 걸 추천한다. BIC, 부산, 부산 인디 게임, 이런 면에 집중해서 즐긴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Q. BIC가 성장해서 벡스코까지 입성했다. 소회와 소감이 듣고 싶다.
서태건 = 2015년도 처음 BIC를 진행할 때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천막치고 할 때는 비가 온 적도 있다. BIC가 ‘비’가 들어가서 그런지 비가 오더라. 그래도 꿋꿋하게 하는 것이 인디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닌 것 같다. 좀 더 편리한 공간을 원하는 개발자들의 희망에 따라 벡스코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제 벡스코가 아니면 담을 수 없는 규모가 됐다. 시기적으로는 방학을 이용해서 일반인,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해서 8월로 당겼다. 규모가 커지면 부담도 늘어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고 있다. 게임인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BIC는 단순 전시회가 아니라 글로벌 인디 게임 어워드다. 하지만 경쟁 부문은 규모를 키울 생각은 없다. 지금 규모로 유지하며 어워드의 권위를 높이고 질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을 하려 한다. 규모가 커진 건 그 외의 부문이다. 비경쟁 부문을 신설했다. 열심히 만든 게임들이 심사통과를 못하더라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신설했다.
여승환 = 스토브인디가 창작자들과 함께하는 사업이 점차 구체화되고 발전해 왔듯, BIC 역시 인디 팀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그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고민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또 회사적으로도 그 과정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다. 다만 예전에는 천막의 인디스러움이 있었다(웃음). 그런 이전의 추억, 인디스러운 모습을 한번 같이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Q. 인디 게임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나.
서태건 =인디 게임의 정의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인디 게임 육성을 위해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고 싶지만 용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어렵다. 그래서 여전히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 중이다. 다만 나름대로 정의하자면, 시장을 보지 않고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인디가 아닐까 싶다.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만들 수도 있지만,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다 보니 돈이 벌리는 것, 그렇게 정의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출품을 받을 때 서류상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에, 개발자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여승환 = 상업적인 부분이나 아류 이런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선택의 순간에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인디의 기준이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성공이든 실패든 상업적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창작과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게임에 대한 니즈보다 강해질 때 인디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규모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스튜디오 중 구성원이 50명 이상이더라도 여전히 인디로 불리고 싶어 하는 그런 스튜디오들도 많이 있다. 그렇기에 규모보다는 자신의 철학, 만들고자 하는 걸 게임에 끝까지 담아내고자 하는 철학,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 선택을 하는 것이 인디라고 생각한다.
Q. BIC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영향력을 넓혀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서태건 =아시아 지역, 대만, 일본, 싱가폴, 중국 등의 인디 게임 단체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아시아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유럽 역시 개발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경쟁 부문 45% 이상 유럽 게임이 출품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해외에서 브랜드는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민간이기에 많은 제약 속에 BIC를 끌고 가고 있는데, 좀 더 글로벌 영향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동참을 해줬으면 한다. 그렇게 무게감을 실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 게임 대상이 있지만, 국내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행사다. BIC처럼 글로벌 어워드는 게임 분야에 유일하다 보니 지원을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여승환 = BIC는 글로벌하게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행사다. 다만 더 원활하게 성장하려면 플랫폼이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BIC와 스토브인디가 서로 글로벌 성장을 향해 갈 때 함께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다음 키워드는 한국 인디 게임의 글로벌 진출, 생태계 발전이라고 본다.
Q. 스토브인디의 자선 행사 및 플랫폼의 저작권 이슈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다.
여승환 = 자체 등급 분류를 하고 있고, 검수를 하고 있기에 그 단계에서 검증하겠다는 것이지 검열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에서 창작자와 저작권 등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를 프로세스상에 두려고 한다. 유저 항의가 들어왔을 때 대응하는 것이 프로세스로 준비되어 있는 건 아니다. 입점 단계에서 심의를 받아야하기에, 그 검수 과정에서 프로세스를 추가하겠다는 이야기다.
인디 게임에서 창작자가 게임을 검열받는다는 건 위험한 이야기다. 그것보다는 스스로 표절인지, 벤치마킹인지, 유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등을 체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를 가지는 것이다. 입점과 런칭 사이 단계에 프로세스를 강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선 행사의 경우, 지금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재단이 있다 보니 직접적으로 뭔가를 하기보단, 인디게임의 소셜 이펙트를 부각하는 차원에서 지원하고 자체적으로 기획해서 기부 행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창작자의 뜻이 강해야 하고, 동참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플랫폼이 그냥 이끌어서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창작자의 영향력을 부스팅하는 역할이다. 앞으로도 소셜 이펙트 사업은 창작자의 뜻에 따라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Q. 앞으로도 스토브인디는 BIC를 꾸준히 지원할 예정인가.
여승환: BIC와 MOU를 맺고 좀 더 본격적으로 올해 시작을 했는데,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가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은 BIC 철학에 맞춰 지원할 수 있는 건 꾸준히 지원하겠다.
Q. MOU를 통해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을까.
서태건 = 진정성이 있기에 같이 좋은 파트너로 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인디 생태계를 지원하고 활성화하겠다는 공동 목표가 있다. 그런 관계는 오래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고 또 바란다. 성과 측면에서는 일일이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협업이 있었다. 대표 캐릭터 간의 협업을 통해 BIC가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스토브인디 내에 페이지가 생겨서 노출이 되기도 했다. 해외 진출 시에도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으면 한다.
여승환 = 도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꼭 제공하겠다. BIC는 선배 같은 파트너라 생각한다.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은 그룹이 오래 갖고 있었지만, 조직 단위의 어워드 행사, 생태계 발전을 위한 기관으로서 일을 해온 건 BIC가 먼저였다. 선배 같은 파트너이자 멘토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MOU를 맺어 그런 파트너와 함께한다는 것도 좋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오래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진정성이 앞으로도 유지될 거라 믿는다. 인디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 꾸준히 함께하고자 한다. BIC가 선배로서 해나갔던 일을 배우고, 지원하며 같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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