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개발사의 ‘삶의 질’ 담당자는 어떤 역할을 할까?

Xbox는 최근 게이머 커뮤니티의 정신건강을 증진하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노출된 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1위 명상 앱 ‘Calm’과 협업을 통해 이용자들이 비디오게임 테마 음향을 통해 명상할 수 있도록 사운드 스케이프 2종을 공개했으며, Xbox 게임패스 얼티밋 구독자들에 대한 Calm 프리미엄 이용 특전도 소개했습니다.

Xbox와 Calm의 협업을 통해 최초의 비디오게임 테마 사운드스케이프가 공개된 것을 기념하여, Xbox 스튜디오에서 ‘헤일로’ 프랜차이즈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343 인더스트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 론 브라운(Ron Brown) 343 인더스트리 Quality of Life 프로그램 매니저

“저는 제 일이 좋아요. 게임이 재미있는 취미 그 이상이라는 점을 언제나 상기시켜 주죠”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343 인더스트리 ‘삶의 질(Quality of Life)’ 프로그램 팀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삶의 질 프로그램의 역할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헤일로를 만드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제 일은 크게 세 가지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먼저 343 인더스트리의 다양성과 형평성, 그리고 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스튜디오의 자선 활동을 추진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는 비기술적 측면에서 스튜디오 전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로 쉴 새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저는 제 일을 사랑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모든 게임 장르에서 매력을 찾는 열정적인 게이머기도 하며, 게임을 하지 않을 때는 음악, 노래방, 시내 드라이브, 건담 프라모델 조립, 강아지 유피(Yuffie)와 산책하며 여가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Q. 게이머의 정신 건강을 위해 Calm과 협업을 진행하게 된 구체적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과정으로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나요?

= 그간 Xbox가 진행한 연구 사례는 Xbox 커뮤니티가 정신건강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을 해소하는 데 게임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Calm은 정신건강 관련 분야의 1위 소비자 앱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도구와 경험을 만드는 데 최고의 전문 지식을 갖추었습니다. 그래서 Xbox과 Calm과 협력할 기회가 생겼을 때 기꺼이 참여했고, 최초의 비디오 게임 테마 사운드스케이프를 선보이고, 게이머의 정신건강과 웰빙을 위한 리소스 제작에 협력하게 되었습니다.

▲ 지난 11월 Xbox의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 중 54%가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Q. Calm과의 협업으로 343의 게임 ‘헤일로 인피니티’에 등장하는 제타 헤일로의 사운드스케이프가 출시되었습니다. 게임 속 많은 사운드 중에서 ‘제타 헤일로’를 콕 집어 사운드 스케이프로 만든 계기가 있나요?

= ‘제타 헤일로’는 헤일로 인피니트에서 마스터 치프가 겪는 모험의 주무대일뿐 아니라, 헤일로 프랜차이즈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한 측면을 강조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제타 헤일로 같은 광활한 링 형태의 인공 구조물은 단순히 스토리의 배경이 아니라, 게임의 여러 측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Calm과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제타 헤일로의 사운드스케이프는 이러한 게임의 핵심 요소를 진정성 있는 매체를 통해 선보일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이번과 비슷한 협업의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사운드 스케이프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은 게임 속 장소나 음향이 있을까요?

= 약간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기계가 만들어내는 윙윙거리는 소리를 좋아합니다. 공군에서 복무할 당시에도 비행기 엔진 소리가 저를 진정시켜주고, 또 잠에 들게 해주었죠. UNSC 인피니티같이 헤일로에 등장하는 함선을 통해 비슷한 느낌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테마의 사운드 스케이프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제타 헤일로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통해 ‘헤일로’ 고유의 특징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Q. Xbox 와이어에 게임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한 사례를 공유해 주신 것도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게임을 통해 정서적,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나요? 공유할 수 있는 선에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몇 달 전, 343 인더스트리 헤일로 뮤지엄 투어를 위해 스페셜 올림픽(지적, 자폐성 장애인들이 참가하는 국제 올림픽 대회) 선수를 초청하는 영광을 누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선수들은 근처에서 개최한 Gaming for Inclusion 행사의 심사위원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었던 앰버(Amber)는 헤일로의 엄청난 팬이었습니다.

앰버의 팀이 깜짝 투어를 위에 저에게 연락했는데, 아주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녀는 마치 저희가 금 한바구니와 강아지라도 선물한 것처럼 기뻐했죠. 처음에는 헤일로의 팬이 즐기는 보습을 볼 수 있어 그저 기쁘기만 했는데, 앰버와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앰버가 의사소통을 할 수 없을 때마다 ‘헤일로’가 그녀를 위한 창구가 되어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게임 속에서 친구를 사귀는 등, ‘헤일로’는 그녀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법의 하나였던 것입니다.

이런 모습들 볼 때면 언제나 게임이 재미있는 취미 그 이상의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됩니다. 게임을 통해 형성된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우리가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우리의 삶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이고 강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앰버가 제게 준 감사 카드를 책상에 고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Q.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여러 가지 장르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제 개인적인 철학은 무엇이든 ‘당신이 원하는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원하는 아무 게임이든 즐기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많은 게이머들은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친구들이 하는 게임을 따라서 해야 한다고 느끼더라고요. 물론 그것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다른 게 더 끌린다면 그 게임을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파밍 게임이나 RPG를 안 해보신 분들이라면 거기에서 색다른 매력을 찾을 수도 있고, 주로 심각하고 무거운 게임만 해온 분들이라면 조금은 말도 안 되는 웃긴 게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정말 다양한 장르와, 그 장르들이 서로 혼합된 수많은 게임들이 존재하는 만큼, 지금은 게이머로서는 정말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Q. 기분이나 마음에 따라 여러 장르의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편인가요?

= 저는 보통 제가 현재 겪고 있는 부정적인 것과는 반대되는 성격의 것을 경험하고 싶더라고요. 자율성이나 통제력이 없다고 느껴질 때는 ‘페르소나5’나 ‘스카이림’처럼 제가 잘 하고 익숙한 게임을 플레이하려고 하고, 우울하거나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헤일로 인피니트’같이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게임 즐기는 편입니다.

또 가끔은 완전히 제 것이 아닌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모든 장르마다 정말 완벽한 스토리를 제공하는 게임들이 하나씩 있기 마련인데, 제 경우에는 몇 년전이라면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을 ‘헤이븐(Haven)’이나, 스피릿페어러(Spiritfarer)’같은 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Q. Xbox 게임패스에 있는 게임 중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 있나요?

= ‘뱀파이어 서바이버’에서 사악한 녀석들을 무더기로 처치할 때만큼 스스로가 강하다고 느낄 때가 없어요. 그 시작은 미약하지만, 제대로 플레이한다면 걸어 다니는 파괴자 그 자체가 될 수 있으니, 누군들 그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을까요? 또 안 좋은 하루를 보냈거나 (좋은 하루였더라도) ‘데드 셀’같이 잘 만든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기분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보통 업무를 마무리하고 집에 가기 전에 ‘헤일로 인피니트’의 매치를 즐기곤 합니다. 집중할 기력이 없을 때는 ‘펜티먼트’같은 게임도 좋고요. ‘페르소나5 더 로열’은 저의 최애 게임 중 하나인데, 스웩 넘치는 스타일이 항상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그런 게임입니다.

Q. 게이머의 정신건강만큼이나 개발자의 정신건강 또한 마찬가지로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Xbox 전반적으로 또는 343인더스트리 자체적으로 개발자의 정신 건강 증진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343 인더스트리에서 지원하는 최고의 프로그램 중 하나는 사실 영국 ‘레어(Rare) 스튜디오’의 저희 동료들이 만들어냈습니다. 사람들에게 정신건강과 관련된 리소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 Xbox의 P2P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스피릿’이죠. 레어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 몇 년간 343 인더스트리를 포함한 Xbox의 다른 스튜디오로 확장되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저는 ‘스피릿 앰버서더(Spirit Ambassador)’팀의 일원으로,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는 아니지만 정신건강과 관련한 측면에서 많은 이들과 이야기할 수 잇도록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스스로 돌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은 물론, 사람들은 연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Xbox는 개발자와 창작자의 정신적, 정서적 웰빙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리소스를 제공합니다. 개발자가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지원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웰빙을 도울 수 있는 교육도 제공하죠. Xbox는 정신건강을 주제로 대화하는 것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돌볼 수 있는 편안하고도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Q. Calm과의 파트너십은 물론, Xbox는 많은 이들이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이번 Calm과의 파트너십은 플레이어의 정신건강을 위한 Xbox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그들의 웰빙을 지원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현재로서는 향후 계획 관련 추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Q. 마지막으로, 지금도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고생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한마디 조언 부탁드립니다.

= 우리는 종종 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피로를 경험할 때, 진정으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와는 상관 없이 그저 무작정 이겨내려고만 합니다.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약점을 내비치는 것으로 느끼기 때문에 잘 이야기하지 않게 되죠. 그러나 제 생각에 우리를 가장 다치게 하는 것은 바로 침묵,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할 수 없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침묵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담사와 이야기하는 것이겠지만, 이 선택지가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니죠.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고, 자신이 정서적으로 어떤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안도감이 있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방법으로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이 세상에서는 누군가 당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상담 센터 전화를 통해 만나는 누군가일수도 있고,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만나게 된 누군가가 될 수도 있죠.

느끼는 것을 말로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로부터 이해받는다고 느끼는 것이 우리 자신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적어도 제 경험으로는 확실히 그랬습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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