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 초보가 ‘워존 2.0 DMZ’에 반한 까닭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2022) 출시 이후, 2.0이라는 이름과 함께 새롭게 시작한 콜 오브 듀티의 배틀로얄 게임 ‘워존’은 핵심 콘텐츠 외에 DMZ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함께 선보였습니다. 최후의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전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임무에 따라 주요 아이템을 확보하고, 안전하게 탈출하는 형태의 규칙을 갖춘 게임으로 소개되었죠.

이같은 DMZ의 규칙을 전해 들은 당시 많은 게이머들은 하드코어 FPS 게임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연상했고, 저 또한 그 중 하나였습니다. 하드코어한, 사실성을 추구하는 FPS를 즐겨 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 부분부터 진입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크게 눈여겨보지 않다가, 연말 연휴를 맞이하면서 새해에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바로 서구권 대다수 게이머들처럼, 콘솔로 하는 FPS에 익숙해져 보는 것. 사실상 DMZ 모드는 오랜만에 워존을 플레이해보는 김에 잠시 몇 판 정도 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웬걸, 실제로 플레이해 본 DMZ모드는 오히려 배틀로얄보다 훨씬 스트레스가 적은, 한동안 혼자서도 즐겁게 할만한 경험이었습니다. 역시, 무엇이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건 좋지 않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워존 2.0, DMZ 모드란?

우선, DMZ 모드는 COD:워존 2.0의 새로운 출시와 함께 공개된 새로운 규칙의 콘텐츠입니다. ‘모던 워페어2’를 구매하지 않아도 워존 2.0을 이용할 수 있듯, 마찬가지로 DMZ모드 또한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DMZ모드는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워존2.0의 맵인 ‘알 마즈라’에 원하는 장비를 가지고 진입한 뒤 맵에 있는 다양한 임무를 완수하고, 제한 시간 내에 무사히 탈출하는 기본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PvPvE로 진행되는 만큼 맵 곳곳에서는 AI 병사들이 적으로 등장하며, 실제 플레이어가 참가하는 비율은 배틀로얄보다 적기에 보다 쾌적한 임무 수행도 가능합니다.

DMZ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임무는 AI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요새 탈환이나 대공 미사일 포대 저지, 각종 계약 등이 있는데, 이는 전작인 워존1.0에서 선보인 ‘약탈’모드의 임무와 많이 닮았습니다. DMZ에서도 약탈 모드에서와 마찬가지로 계약을 완수해 현금을 벌 수 있지만, 그 현금을 차지하기 위해 플레이어끼리 싸울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DMZ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진입하고, 일하고, 탈출하고 – DMZ 모드의 핵심 요약

게임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각종 계약 외에도, DMZ는 세 종류의 진영으로부터 수주할 수 있는 미션이 따로 존재합니다. 이 미션들이 사실상 DMZ 내에서 플레이어가 탐험할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로, 한 번에 최대 세 종류의 미션을 수주해 이를 완수하기 위해 DMZ에 진입하게 됩니다.

미션들의 종류는 대부분 특정 아이템을 몇 개 이상 챙겨 무사히 복귀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특정 계약을 완수하는 등 ‘알 마즈라’ 맵의 대부분을 방문해야 하는 형태로 짜여 있습니다. 미션에서 제시하는 위치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여러 차례 게임을 진행하며 맵을 구석구석 탐험하는 듯 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 여러 아이템을 파밍함과 동시에 미션 완수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미션과 관계없이 조사해볼만한 장소도 여럿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임무 도중 얻게 되는 열쇠들은 모두 어딘가에 위치한 잠긴 구역을 여는 데 사용하는데, 생각보다 ‘알 마즈라’가 넓기 때문에 이 지역들을 한 번의 투입으로 모두 둘러보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숨겨진 지역들을 찾아보고, 가치 있는 무장이나 경험치를 획득하는 것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DMZ의 보상은 워존2.0 배틀로얄이나, 본편 구매자들이 플레이 가능한 코어 멀티플레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총기의 설계도나 차량의 외형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모든 진행 상황이 동기화되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의 멀티플레이 특성 상, DMZ에서는 AI를 상대로 총기나 레벨업 경험치를 보다 수월하게 얻을 수도 있고요.

▲ 워존 2.0과 DMZ 모드의 배경이 되는 맵 ‘알 마즈라’


‘폐지 줍기’의 향만 첨가된, 스트레스 적은 플레이 환경

그렇다면, 어떤 요소가 DMZ모드를 배틀로얄보다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으로 만들까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맵 전역에 위치한 각종 아이템을 획득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특징은 처음부터 하드코어함을 강조하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입니다. 해당 게임이 플레이어가 자신의 수분 상태와 배고픔까지도 신경을 써 가며 주위의 모든 아이템을 샅샅이 뒤져야 하는 게임이라면, DMZ 모드의 세부적인 특징은 모두 그 모태인 ‘콜 오브 듀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DMZ에 존재하는 장비를 제외한 잡템 대부분은 탈출 시 점수로만 환산되어 계산될 뿐이기에 굳이 가방을 쓸모없는 아이템으로 채울 필요는 없는 셈입니다.

▲ 잡템들은 철수 시 점수로 계산되기에 중요도가 높지 않은 편

대신, DMZ는 맵에 존재하는 계약과 같은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계약의 목표들도 상당 수가 AI NPC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약탈 모드’와 유사한 게임플레이를 하면서도 실제 플레이어와 조우할 일이 적어졌습니다. FPS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에게 큰 부담감을 주는 부분을 어느정도 완화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개조한 총기를 작전 도중 잃어버린다고 해서 영구히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양한 총기 설계도를 현금으로 판매하고 있는 게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턱이 만무하죠. 다만, 이렇게 무기를 가져가서 복귀하지 못했을 때는 해당 슬롯이 약 2시간 가량 잠기게 되고, 그 사이에는 잠겨있지 않은 다른 슬롯을 사용하거나 밀수품 총기를 가지고 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 죽어도 계약 임무를 하는 편이 더 경험치를 잘 줍니다. 계정 레벨 올리기 딱 좋은 콘텐츠!

이처럼 플레이 도중 사망 시 패널티가 적고, 실제 플레이어를 비교적 적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은 온라인 FPS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나 배틀로얄로 인한 스트레스를 한 층 덜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DMZ 모드의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AI들이 전투를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다른 플레이어와 동선이 겹쳐 목숨걸고 싸워야 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크게 떨어지는 편도 아니고요. 특히나, 적은 부담으로 워존 2.0 전체에서 통용되는 총기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큰 메이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르코프’같은 하드코어한 콘텐츠를 생각했던 플레이어들에게는 많은 실망을 안길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템을 확보하는 일이나, 건플레이 모두 COD 특유의 가벼움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고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개선점은 필요하지만, 부담없이 즐길 FPS를 찾고 있다면 추천

아직 ‘베타’ 딱지를 붙이고 서비스되는 DMZ는 플레이어의 피드백에 따라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콘텐츠입니다. 실제로도 출시 초기 경쟁적인 배틀로얄의 환경에 염증을 느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해당 모드에 대해 호평을 하기도 했고요.

게다가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늘어나고, 어려워지는 진영들의 미션과 열쇠로 열어야 하는 숨겨진 장소들은 이런 종류의 모험을 즐기는 플레이어에들에게는 상당히 도전적이고, 즐거운 경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 판 제한시간이 넉넉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맵을 전부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집입이 필요하고, 또 익숙해질 경우에는 상대 플레이어를 직접 찾아 나서는 등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한 것도 DMZ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 진입 가능한 ‘알 마즈라’에서 일정한 미션을 진행한 뒤 특정한 ‘카드키’를 입수하면, 보다 고난도 지역인 ’21번 건물’로 입장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DMZ는 게임을 보다 파고들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서비스가 이어짐에 따라 더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위치를 몰라서 아직 못 써본 열쇠들… 주말에 부지런히 돌아다녀야겠네요

물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매 판 랜덤한 구역에 배치될 당시 처음부터 적진 한가운데 떨어진다거나, 처음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들은 명확한 목표가 없어 쉽게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등은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배틀로얄에 비해 친절한 게임플레이를 가지고 있지만, 초반 동선에 대해서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제시하는 시스템이 추가된다면, 처음 DMZ를 접하는 플레이어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 특유의 건플레이와 훌륭한 그래픽을 유지하면서도, 배틀로얄보다 부담이 적은 형태의 게임을 찾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DMZ 모드를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더구나 언제든 무료로 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즐기는 주말용 게임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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