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 키우기도 편해진 디아블로4

간담회가 끝나고, 어떻게 하다 보니 자리가 성사되었다. 오픈 베타를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로드 퍼거슨’과 ‘조 셜리’와의 대담이 끝난 후, 이들과 별도로 다시 자리를 마련해 미처 ‘디아블로4’에 대해 묻지 못한 질문들을 할 기회를 잡았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제한된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질문 수는 극히 소수, 그간 여러번 진행해 온 해외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에 의거해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할 만한 질문은 미리 뇌내에서 소거했다. 6번째 캐릭터 정보? 보통 이런 자리에서 절대 말 안 해준다. 시즌 관련 정보? 슬쩍 물어보려 했는데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해줄 수 없지롱’이라는 눈빛으로 바라보기에 포기했다.

한국 게이머들을 위한 인사나 감사의 말 등도 뺐다. 물론 이들이 그런 마음을 갖지 않았다는게 아니라 그만큼 시간이 촉박했다. 실전 압축으로, 딱 할 수 있는 질문만 했다.

Q. 강령술사와 드루이드가 2주차 오픈 베타에서 처음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이 둘이 게임 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컨셉에 대해 몇 가지 제시해줄 수 있는가?

조 셜리 = 드루이드는 몇 가지 특화된 컨셉을 지니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건 늑대와 곰으로 변신하는 변신술사다. 하나의 폼으로 계속 진행하는 것이 아닌, 전투 중 스킬을 쓸 때마다 변신하면서 매끄럽게 전투를 이어가는게 특징이다. 또한, 영혼 동물(Spirit Animal, 번역명 미정)들을 데리고 다니는 소환술사 컨셉을 유지할 수도 있다. 디아블로4의 모든 직업은 각자 고유한 직업 메카닉을 지니고 있는데, 드루이드만의 독특한 직업 메카닉은 이 소환수들과 엮여 있다. 그 외에도 자연 마법을 사용하는 주문술사로서 육성할 수도 있는데, 번개나 자연, 바람 위주의 마법을 사용한다.

로드 퍼거슨 = 강령술사 또한 독특한 캐릭터 매커닉을 가지고 있다. ‘망자의 서(Book of the Dead)’를 통해 자신의 해골 병사를 여러 종류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으며, 골렘을 함께 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개성있게 편성한 소환수 군단을 유지할수도, 희생해 더 큰 힘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소환 외에도 뼈나 혈액을 매개체로 마법을 사용하는 컨셉의 강령술사도 육성할 수 있다. 오픈 베타에서는 2주차에 두 클래스가 오픈되는데, 두 직업의 전반적인 게임 메커닉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드루이드의 경우 25레벨 이후 체험 가능한 메커니즘이 존재하기에 모두 체험하기 어려우나, 강령술사는 처음부터 전부 다 느껴볼 수 있다.

Q. 영예(Renown)시스템의 난이도에 대해 궁금하다. 모든 진행도를 달성하기 위한 난이도는 어느 정도로 잡아 두었는가?

조 셜리 = 영예 시스템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많은 행위들에 모두 얽혀 있는 콘텐츠 리스트에 가깝다. 하나하나 달성하기에는 어렵지 않으며, 도전 과제보다는 오픈월드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제시하는 개념에 가깝다. 물론 일부 활동은 조금 더 어려울 수 있다. 명망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진행도를 달성하면서 보상을 얻어갈 수 있고, 서사적으로는 각 지역에서 내 명성을 드높이며 영향력을 키워간다는 느낌의 시스템이다.

로드 퍼거슨 = 명망 시스템에서의 난이도는 그 활동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맵을 밝히거나, 던전을 탐험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보루를 점령하고 모든 던전을 돌파하고,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도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명망 시스템 안에서 내가 무엇을 목표로 삼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Q. 같은 계정 내 캐릭터 간 아이템 전달이나, 진행도 공유 등 보다 쉬운 부캐릭터 육성을 위한 시스템도 준비되어 있는가?

조 셜리 = 디아블로4에서 가져가고자 했던 방향 중 하나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도 이미 육성해놓은 다른 캐릭터로부터 베네핏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명망 시스템의 경우 명망을 통해 얻는 스킬 포인트나 물약 진척도 등은 계정 내 모든 캐릭터와 함께 공유된다.

로드 퍼거슨 = 앞서 말한대로 명망 시스템을 깊이감 있는 콘텐츠로 만들고 싶었던 이유가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 계정에 영향을 주는 콘텐츠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른 캐릭터들이 혜택을 가져간다 해도 끊임없이 할 것들이 생기게끔 시스템을 만들어 두었다.

조 셜리 = 물론, 명망 시스템의 모든 부분이 계정적으로 공유되는 건 아니다. 몇몇 명망 시스템 보상의 경우 특정 캐릭터만 대응되는 보상을 주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가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충분히 게임은 즐기되, 큰 줄기에서는 대부분 공유하는 형태다.

로드 퍼거슨 = 개인적으로 명망 시스템을 너무 좋아해서 말을 계속 하게 되는데, 게임의 엔드 콘텐츠에 진입한 이후에도 명망 시스템이 계속해서 뭘 해야 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준다. 보루를 점령하지 않았거나, 특정 던전을 탐험하지 않았거나 하는 부분을 계속 체크해서 하게끔 만들어준다. 게임 후반부에서도 어떤 것을 해야할지에 대한 제시가 되어주기 때문에 나처럼 게임 플레이 성향이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게이머들에게는 편한 해답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Q. 야외 우두머리 전투 등 여러 플레이어의 협동이 필수적인 콘텐츠의 경우 이 콘텐츠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전리품이 존재하는가?

조 셜리 = 월드 보스는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활동이며, 투자 시간 대비 보상이 큰 콘텐츠라 생각한다. 정확히 어떤 전리품이 될지는 확인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아마 제작과 관련된 특정 재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월드 보스의 경우 특정 시간이 되면 등장해 이벤트 종료 전까지 누구나 도전할 수 있으며 한 번 스폰될 때마다 한 번만 전투를 치를 수 있다.

로드 퍼거슨 = 지금은 획득 주기에 대해 논의 중이다. 어느 정도 주기가 콘텐츠 소모 속도에 맞춰볼 때 적당할지를 고려하고 있다.

Q. 아이템 레벨은 낮지만 마음에 드는 어픽스가 달린 아이템을 계속 활용하고 싶어 하는 게이머도 있을 것 같은데, 디아블로4의 아이템 가공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조 셜리 = 물론이다. 게이머는 디아블로3처럼 아이템을 재련하거나, 개조할 수 있으며, 전설 효과를 추출해 다른 아이템에 적용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내가 선호하는 어픽스가 달린 레어 아이템을 전설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고, 그 전설 속성을 다른 곳에 붙일 수도 있다. 월드 티어가 올라가면 신성(Sacred)이나 선조(Ancestral)등 더 높은 티어의 아이템으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는데, 이 아이템들은 더 강력한 위력을 갖추고 있다.

로드 퍼거슨 = 여기에 ‘힘의 전서’ 시스템을 말할 수 있는데, 힘의 전서는 특정 던전을 완료할 때 해금할 수 있는 어픽스이며, 이를 아이템에 주입해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면, 거품 보호막을 주는 아이템이 있는데, 레벨이 높아져 아이템 레벨이 상대적으로 낮아져도 그 효과를 추출해 다른 아이템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이미 추출한 어픽스를 부여한 아이템에서 이를 재추출하는 건 불가능하기에 이후 레벨이 더 높아지면 거품 보호막을 더 쓰기 어려운 시점이 오는데, 힘의 전서에서 거품 보호막 어픽스를 획득할 경우 이는 어떤 아이템에나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없이 활용할 수 있다.

Q. 탈것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 탈것이 여럿 준비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탈것 간의 차이가 따로 있는가?

조 셜리 = 탈것 간의 성능적인 차이는 없다. 탈것에 부착할 수 있는 갑옷이나 노략품을 얻을 수 있고, 탈것을 획득하는 경로도 되게 많다. 비주얼적인 차이만 있다.

Q. 유니크 등급 아이템은 매우 강력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블로2의 유니크 아이템과 비교하면 획득이 많이 어려울까? 또한, 착용에 제한이 있는가?

조 셜리 = 디아블로2의 경우 몇몇 유니크 아이템은 다른 아이템에 비해 훨씬 획득이 어려웠다. 우리가 유니크 아이템을 디아블로4에 가져올 때도 디아블로2의 아이템 시스템을 기반으로 삼았기 때문에 어떤 유니크 아이템은 그리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지만, 몇몇 유니크 아이템은 굉장히 얻기 어렵다.

로드 퍼거슨 = 한 가지 특징적 부분은 추출 시스템이 유니크 아이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니크 아이템에 달린 어픽스는 추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좋은 등급의 아이템을 얻으려면 더 좋은 아이템을 얻는 수밖에 없다.

조 셜리 = 유니크 아이템의 착용 제한은 따로 없다. 굉장히 강력하고 고정적인 어픽스를 지니고 있지만, 전설이나 희귀 아이템과는 완전히 다른, 계통도에 속하지 않는 별개의 영역에 속한 장비라 봐야 할 것 같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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