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머 ‘씨름맨’은 2D 격투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귀에 익은 이름이다. 드래곤볼 파이터즈나 스트리트 파이터 5를 비롯해 다양한 2D 격투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격투게임 고수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격투게임 활성화라는 주제를 생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난 26일(일) 직접 AGIT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주관한 것이다. 행사 진행 중에는 해설과 선수를 겸하며 격투게임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AGIT 시즌 1이 끝난 뒤 행사 주최자인 씨름맨을 만나 격투게임에 대한 생각과 AGIT의 향후 방향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트위치에서 격투게임 위주로 방송 중인 씨름맨이다.
Q. 여러 격투게임을 두루 잘하는 고수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격투게임에 푹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오락실에서 격투게임을 시작하게 됐다. 그 당시에는 같은 게임을 3~4년 정도 플레이해도 즐거울 정도로 순수하게 격투게임을 좋아했다.
그런데 오락실이 점점 줄어들고, 콘솔이나 PC로 무대가 옮겨지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다양한 격투게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당시엔 인기작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5를 플레이하고 있었는데, 여러 유저들의 수준 높은 플레이와 세계대회 등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나도 모르게 잘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게 된 시기에는 국내에서 오프라인 대회가 활발히 열리고 있던 시점이었다. 입상권은 아니더라도 전부 참여하고 싶어서 노력하게 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Q. 격투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서 한발 더 나아가 AGIT라는 유저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 행사 주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과거 오락실 대회에서 느낀 짜릿한 분위기와 열정을 같이 공유하고 싶었다. 이전부터 이러한 행사를 주최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AGIT를 주최하게 됐는데, 격투게임 유저로서 지금까지 받았던 도움을 이번에는 행사 주최자 입장으로 시도해보고자 한다. 슬슬 오프라인 행사가 활성화될 환경이 다시 형성되고 있는데, 이번 AGIT를 포함해 여러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회와 이벤트가 많이 개최되길 바란다.
Q. AGIT라는 행사 이름은 어떤 뜻인가?
뜻이 맞는 사람이 어울려 모이는 장소 ‘아지트’라는 단어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말 그대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라는 생각에 행사 이름을 AGIT라고 지었다.
Q. AGIT 시즌1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새로운 도전’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는 대회에 참가하거나 개인 방송을 통해 작은 온라인 대회를 종종 개최한 경험만 있었다. 이렇게 본격적인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주최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Q.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유저 입장에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행사 주최자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다가왔던 부분이다. 이번에 행사를 준비하면서 느꼈는데, 오프라인 행사는 개인이 준비하기엔 힘든 부분이 많았다. 행사 장소를 대관하는 것부터 시작해 행사에 필요한 기기 세팅 등 여러 가지를 신경 쓰니 처음에는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다행히도 이러한 행사 기획 경험이 풍부한 김동천 PD님을 비롯해 보이지 않게 도움을 준 사람들 덕분에 이번 행사 준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Q. 혹시 앞으로 이런 행사를 기획하거나 준비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저도 이러한 행사를 처음 주최하는 입장이라 누군가에게 조언을 드릴 수 있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거대한 일이라는 것이다. 무작정 열정만으로 행사를 준비하기보다는, 주변에 행사 기획 및 진행 경험이 풍부한 분들에게 도움을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국내에서 격투게임이라고 하면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킹 오브 파이터 시리즈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AGIT 시즌 1에서 멜티 블러드: 타입 루미나와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를 행사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세 게임은 격투게임 장르 내에서 굉장히 인기가 높은 게임이다. 실제로 AGIT 시즌 1 종목 후보에 말씀하신 게임이 포함돼 있었다.
이번에 선정한 게임들은 위에서 말한 인기작과 비교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열정은 누구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선정한 게임들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플레이한 경험이 있고, 한 명의 게이머이자 행사 주최자로서 같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
Q. EVO Japan이라는 대회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어떤 대회인지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먼저 EVO라는 대회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EVO는 매년 7월 미국에서 열리는 거대한 규모의 격투게임 대회다. 세계에 내로라 하는 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격투게이머들의 축제 같은 행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EVO Japan이란 매년 상반기에 일본에서 열리는 EVO다. 이동 시간이나 비용 문제로 EVO에 참여하지 못하는 유저들을 위해 동양권에서도 해당 행사가 열리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Q. 해외 대회에 참여하려는 유저들을 초청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떤 과정을 거쳐 참가자들을 한자리에 모으게 되었나?
행사 기획으로 고민하던 중 국내에서 EVO Japan에 참여하는 유저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대회 참가자 vs 행사 참가자 구도로 행사를 진행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EVO Japan 참가자에게 연락하게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회에 참가하는 분들이 여러 이벤트에서 대전을 자주 했던 분들이라 생각보다는 편하게 연락할 수 있었다. 대회 준비 중이라 거절할 수도 있었는데, 선뜻 행사 참여에 동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Q. 상금을 참가비와 운영진 사비로 지급한다는 것을 들었다. 이러한 결정이 쉽진 않았을 텐데.
이번 행사를 통해 격투게임 씬이 더 커지기를 원했다. 행사 장소인 VSG 아레나도 격투게임을 즐기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에 선정했다.
저도 예전에 많은 분께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은 경험이 많다. 그래서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격투게임에 새로 입문하려는 분이나 기존 유저들이 온전히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행사에 느끼면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비를 상금에 보태게 됐다.
Q. 다른 종목으로 열리는 AGIT 시즌 2를 기대해도 될까.
격투게임만이 아니라 다른 장르로도 AGIT를 개최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꼭 하고 싶은 것은 랜파티고, 다양한 콘셉트의 이벤트 매치를 생각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GIT는 실력이 좋은 유저만 참여 가능한 대회가 아니라 이름 그대로 같은 취미를 가진 유저가 ‘다 같이 즐기는’ 행사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결국 행사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열리는 행사는 오프라인에서 열리지만, 이후에는 온라인 행사를 병행하여 진행할 예정이므로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행사 진행과 기획을 도와주신 김동천 PD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인터뷰 당사자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과 악플은 사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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