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피티와 파쿠르는 국내에서는 굉장히 낯선 소재입니다. 외국 어딘가의 으슥한 길목을 묘사하는 소재라거나, 혹은 그곳에서 펼쳐지는 추격전 같은 것이 떠올리게 만드는 요소들이니까요. 물론 해외라고 해서 이미지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성 세대에 반발하던 여러 하위 문화들과 섞이면서 기존의 부당한 체제에 대한 저항과 자유를 표현하는 장치로 종종 활용되곤 했죠.
게임에서는 이미 20년도 전에 이런 문화를 접목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세가가 2000년에 드림캐스트로 냈던 ‘젯 셋 라디오’가 그 시초였죠. 그래피티를 그려대며 도시를 질주하던 태거들이 도쿄를 장악한 비리 재벌 롯카쿠와 그 부하 그리고 롯카쿠에 빌붙은 부패한 경찰을 그래피티와 파쿠르로 물리친다는 기묘한 게임이었지만, 서구권에서는 상당히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제는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카툰렌더링을 처음 선보인 작품이기도 하면서, 입체적으로 구현된 도시를 갖가지 묘기를 부리며 속도감 있게 활보하는 파쿠르 액션 그리고 기성 세대와 규칙에 저항하는 길거리 문화의 로망을 살린 작품이었기 때문이었죠.
‘젯 셋 라디오’는 메타크리틱 점수 94점에 머스트 플레이 인증까지 받고, 2002년 Xbox용으로 나온 리부트작 ‘젯 셋 라디오 퓨처’도 88점을 받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주요 개발진이 용과 같이 등 세가의 또다른 프로젝트로 옮기게 되면서 맥이 끊기고 말았죠. 하지만 특유의 그래픽과 스타일은 당시 서구권의 드림캐스트 그리고 Xbox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시간이 지나 그 추억을 되살릴 만한 작품을 기다리다가 직접 개발해보려는 시도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바로 최근 기준에 다소 엉성해보이는 그래픽에 현실성과는 몇만 년이나 동떨어진 과장된 트릭을 선보이는 이 작품, ‘봄 러쉬 사이버펑크’도 그 중 하나입니다.
게임명: 봄 러쉬 사이버펑크
장르명: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2023. 8. 18.
리뷰판: 1.019 버전개발사: 팀 렙타일
서비스: 팀 렙타일
플랫폼: PC(Steam), XBOX, PS
플레이: PC
‘봄 러쉬 사이버펑크’를 설명하기 전에 젯 셋 라디오에 대한 설명이 길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개발 스튜디오인 ‘팀 렙타일’부터가 그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게임 개발을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죠. 팀 렙타일은 게임 개발자 교육을 받고 있던 팀 레메르스와 암스테르담의 힙합 스쿨에서 데뷔를 준비하던 디온 코스터 두 명이 2011년 네덜란드 힐베르쉼에서 설립한 개발 스튜디오로, 전작 ‘리썰 리그 블레이즈’에서부터 그래픽과 음악 그리고 특유의 무브셋까지 젯 셋 라디오 시리즈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요소들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젯 셋 라디오 시리즈의 음악을 총괄한 나가누마 히데키도 섭외하면서 젯 셋 라디오 팬들의 지지를 받았죠.
그 기세는 2020년 ‘봄 러쉬 사이버펑크’를 최초 공개한 순간부터 출시한지 몇 주가 지난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팀 평가도 ‘압도적으로 긍정적’에 긍정적 반응이 98% 이상일 정도죠. 물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이 ‘젯 셋 라디오’라는 추억을 불러일으킬 정신적인 후속작의 모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봄 러쉬 사이버펑크’의 이야기는 뉴 암스테르담의 경찰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거리 곳곳에 그래피티를 그리면서 거리를 멋대로 점거하려는 갱들이 늘어나자, 경찰에서는 이들을 소탕하고자 그래피티를 그리는 사람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제로 체포하는 작전을 집행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자 거리의 유명 그래피티 아티스트 ‘포’도 잡혀들어가게 됩니다.
강제 연행해서 거리가 조용해진 것도 잠시, 갱들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경찰서를 습격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 혼란을 틈타 도주하는 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또다른 갱의 기습으로 주인공 ‘포’의 머리가 잘려나가는 충격적인 전개가 이어지죠. 보통 작품이었다면 이미 그걸로 게임이 끝났겠지만, ‘사이버펑크’라는 부제답게 어딘가의 야매 의사에게서 기계 머리 이식 수술을 받고 가까스로 목숨은 건지게 됩니다. 다만 급하게 이식해서 자신의 이름을 비롯해 예전의 기억은 사라진 상태죠. 그래서 ‘레드’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게 되는 그는 자신을 구해준 봄 러쉬 크루와 함께 도난당한 자기 머리를 찾아 무법자들과 경찰이 매일 같이 치고 받고 싸우는 혼란스러운 뉴 암스테르담 거리를 질주하는 것이 ‘봄 러쉬 사이버펑크’의 개요입니다.
왜 타이틀에 ‘사이버펑크’가 붙었는지 알 법한 이야기지만, 보통 사이버펑크하면 떠올리는 총기나 각종 사이버네틱 장비들은 이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뒤에 붙은 펑크가 Punk가 아닌 음악 장르를 지칭하는 Funk기 때문이죠. 흥겨운 음악과 함께 도시를 질주하면서 그래피티로 영역 표시하고, 그 지역을 주름잡던 다른 갱과 구역을 둔 시합을 벌이거나 혹은 거리의 치안을 지키려는 경찰들을 대충 밀쳐내고 스프레이질로 쫓아내는 게 전부입니다.
열역학 법칙은 물론이고 총기에 각종 병기로 무장한 경찰을 스프레이와 그래피티로 몰아낸다는 것까지 현실성은 완전히 무시한 이 기묘한 게임은 진지하게 접근하는 순간 그 맛이 완전히 떨어져버리는 게임입니다. 무언가 의문이 생긴 순간부터 왜? 라는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건 이 게임에 영감을 준 ‘젯 셋 라디오’부터 이어진 전통이다보니 어떻게 설명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저 흥겨운 분위기에 맞춰서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갖가지 묘기를 부리면서 저 높은 빌딩 위까지 단숨에 올라가거나 빌딩 숲 사이를 고속으로 벽타기와 점프로 오가는 쾌감에 심취하는 것. 그것이 젯 셋 라디오 때부터 추구해왔던 이 스타일의 핵심 재미니까요.
젯 셋 라디오를 해보지 않은 유저에게 그 재미를 설명하자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거미줄로 스윙하면서 자유롭게 빌딩숲을 오가는 그 쾌감과 맥락이 비슷합니다. 그보다는 속도가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각종 트릭 스팟을 찾고 그 사이사이를 월 라이드와 그라인드 그리고 에어 트릭에 2단 점프, 부스트까지 갖가지 테크닉으로 질주하다보면 익스트림 스포츠만의 속도감과 스릴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죠. 현실에서는 한 번 실수하면 부상은 기본에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묘기를 부담 없이 펼치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지 못하는 곳을 누비는 쾌감, 그리고 옭아매는 규칙에 저항하는 해방감. 그걸 느끼는 순간 왜 그토록 젯 셋 라디오 팬들이 그 정신적 후속작을 기다려왔나 체감하게 됩니다.
여기에 전투의 재미를 약간이나마 더 추가하고자 하는 것이 ‘봄 러쉬 사이버펑크’의 또다른 포인트이긴 합니다. 젯 셋 라디오는 부스터나 트릭으로 가속해서 경찰을 몸통박치기한 뒤 스프레이를 칠하는 것 외에는 대항할 수단이 없었는데, 이번 ‘봄 러쉬 사이버펑크’는 트릭 버튼으로 적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걸로 대항할 수 없는 특수 경찰들이 나중에 출몰하기는 하지만, 부스터로 날린 뒤 점프로 추격해서 그래피티를 칠해서 제압하는 격투 게임식 콤보로 손맛을 더했습니다.
그렇지만 고전 게임을 오마주하면서 자기식대로 손본 만큼, 구조적으로 볼 때 한계는 뚜렷한 작품이긴 합니다. 모티브가 된 작품들이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작품이라 편의 기능이 다소 부족한 것을 핸드폰의 앱이나 문자 기능으로 보완을 하긴 했지만, 결국 큰 틀에서는 그 양식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거든요. 아니, 당시와는 차별화를 두기 위해 핸드폰이라는 소재를 더욱 부각하다보니 UI가 역설적으로 더 퇴화되어버렸습니다.
파쿠르 액션 게임들은 보통 도시를 단순히 평면적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수직적인 높이까지 더해서 입체적으로 기동하게 됩니다.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활보하는 만큼 자연히 처음부터 길이 익숙해지기가 어렵죠. 그래서 그만큼 목적지를 명확히 제시해주거나 혹은 맵이 직관적으로 제시되어야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봄 러쉬 사이버펑크’는 핸드폰의 내비게이션 모드를 켜고 달린다는 컨셉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확대 축소도 제대로 안 되는 미니맵을 보면서 목적지를 찾아가야 합니다.
어쨌거나 스토리가 있는 어드벤처고, 그 스토리를 해금해야만 다음 장소가 열리는데 그 장소까지 거침없이 질주하지 못하고 잠깐잠깐 멈춰서 미니맵을 흘끗흘끗 보는 게 썩 달가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나 아까 말한 것처럼, ‘봄 러쉬 사이버펑크’는 거침 없이 도시를 활보하는 걸 매력 포인트로 내세운 작품인데 그 장점이 퇴색되어버리는 셈이죠. 더군다나 맵 자체도 젯 셋 라디오 시절처럼 단순 도형식으로만 되어있어서 트릭에 익숙하지 않으면 어떻게 가야할지 감이 안 잡힙니다. 그걸 보니 옛날에 젯 셋 라디오 퓨처를 한 번 츄라이츄라이를 시켜봤다가 길을 모르겠다고 컨트롤러를 내려놓던 친구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르더군요.
여기에 시도 때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찰은 플레이의 맥을 끊어버리는 또다른 방해 요소이기도 합니다. 경찰들이 거리를 어지럽히는 갱들을 체포하는 것에 전념하고 있다는 설정이기는 하지만, 예전에 사이버펑크2077에서 축지법을 써서 갑자기 등장하는 경찰들이 떠오를 만큼 시도 때도 없이 바로 나타나거든요. 처음에야 시원시원하게 공중으로 날리면서 그래피티 액션을 펼치는 맛이 있지, 갈수록 다음 장소를 물색하거나 숨겨진 스팟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릴 시간조차 없이 우루루 덮쳐오는 경찰들을 보자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저 멀리에서 저격까지 해대니 일일이 찾아서 쫓아내는 것도 일이죠.
그렇게 중간중간 끊겨버리는 플레이 템포를 끌어올리고 집중하게 만들 요소가 부족한 것도 ‘봄 러쉬 사이버펑크’의 문제입니다. 볼륨 자체가 그렇게 크지도 않고, 히든 업적이나 수집 요소도 음악을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거든요. 더군다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토리도 무언가 얼렁뚱땅 넘어가는 부분이 꽤 됩니다. 설정 자체가 느슨하다보니 고유 명사로 땜질하는 사례가 많은데, 그걸 후반에는 어떻게 정리하기는 하지만 초중반은 뭔가 대충 넘어가서 “왜 이래야 하지?” 이런 의문이 들게 만들거든요. 주인공 레드의 잠재의식 속 단서 그리고 뉴 암스테르담에 퍼지는 음모를 찾아가는 과정을 사이코너츠 시리즈에서 나올 법한 심리 미로 탐사로 풀어낸 것까지는 그럴싸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계획은 그럴싸해도 실제로는 애매한 구석이 나온 셈입니다.
만일 그 연결고리가 매끄럽게 이어졌다면 모르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플레이를 중간중간 끊어먹는 불편한 구석들 때문에 그 단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 게임은 화려한 묘기를 부리면서 도시를 멋대로 누비는 쾌감이 핵심인 작품인데, 거기에 브레이크가 강제로 걸려버리는 만큼 더더욱 이 문제는 크게 와닿게 됩니다.
개성이 강한 게임이 호불호가 갈리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아마 봄 러쉬 사이버펑크는 최근에 나온 작품 중 손에 꼽히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그 옛날에 젯 셋 라디오 시리즈를 친구들한테 권했을 때 반응이 대부분 불호로 기울었던 게 떠오르기도 하고, 사람에 따라서 소재나 그걸 풀어나가는 방식이 왜 굳이 그래야 하나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게임이기 때문이죠.
그런 단점을 나가누마 히데키라는 걸출한 아티스트의 음악과 과장된 그래픽 스타일, 무브셋, 직관적인 조작감과 입체적인 도시의 정경으로 시원시원하게 풀어나갔던 게 젯 셋 라디오 시리즈였습니다. 그 게임을 즐기고 그 스타일에 영향을 받았던 유저들이 이제 개발자가 되어서 스타일을 계승해나간 것이 ‘봄 러쉬 사이버펑크’인 만큼, 장점과 단점 모두 고스란히 따라올 수밖에 없는 셈이죠.
물론 그걸 답습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색을 입혀나가고자 시도한 흔적이 보입니다. 인라인 스케이트에 그치지 않고 스케이트 보드, 자전거 등으로 다양한 파쿠르 액션을 즐길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가속 없이도 바로 점프 이후 에어 트릭이나 2단 점프, 점프 부스트까지 트릭의 종류도 늘어났습니다. 가속 테크닉도 추가가 됐을 뿐만 아니라, 젯 셋 라디오 시리즈에서는 브레이크 정도에 불과했던 셔플과 슬라이드를 트릭 연계용으로 재해석하면서 끊임없이 묘기를 이어가면서 도시를 질주하는 묘미를 한층 끌어올렸고요. 댄스 모션도 실제로 비보이 활동 경력이 있는 디온 코스터 디렉터가 직접 안무를 짜면서 훨씬 정교해진 느낌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과 육탄전 파트도 추가, 젯 셋 라디오 시리즈의 문제였던 엉성한 전투를 좀 더 다이나믹하게 끌어올렸죠.
그렇지만 큰 틀에서는 결국 ‘젯 셋 라디오’라는 고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 봄 러쉬 사이버펑크의 어필 포인트이자 한계입니다. 젯 셋 라디오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난감한 작품이니까요. 특히나 반달리즘 이슈를 경계해서 재벌과 결탁한 부패한 경찰이라는 적과 명분을 내세운 ‘젯 셋 라디오’와 달리, ‘봄 러쉬 사이버펑크’는 초반에 경찰에게 당위성이 주어지는 구성이라 주인공 일행이 깽판을 치는 이유에 공감하기가 조금 더 어렵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정정당당한 ‘시합’이 펼쳐지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거리를 두고 갱들이 싸우는 양상을 경찰들이 가만히 내버려 두라는 것도 조금 이상하니까요.
그 이야기를 ‘사이버펑크’라는 테마에 맞춰서 잘 엮어가기는 하지만, 그 대목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매끄럽게 다듬지 못했다는 게 ‘봄 러쉬 사이버펑크’의 결정적인 약점입니다. 분위기를 살린 음악과 UI 그리고 구성은 좋지만 거기에 쏠린 나머지 편의성을 고려하지 못했고, 나중에 가면 이유가 밝혀지긴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경찰들이 스폰되어서 주인공을 방해하는 전개는 이해도 가기 어렵고 플레이 맥만 끊어버리거든요.
어떤 게임의 정신적 후속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은 통상 그들이 모티브로 삼은 게임의 핵심은 잘 구현하지만, 거기에 차별화를 꾀한 부분에서 종종 균열이 발생하는 일이 다반사이긴 합니다. 봄 러쉬 사이버펑크도 어찌 보면 그 함정에 빠진 사례라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더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간 젯 셋 라디오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하는 게임이 많았지만, 이 게임만큼 완벽하게 그 느낌을 담아낸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 특유의 테마나 그래피티 아트, 파쿠르 액션, 거리의 느낌을 다양하게 담아낸 여러 장르의 OST, 그래픽 스타일과 무브까지, 최초 공개한 15초짜리 티저만으로도 여러 팬들을 설레게 만든 그 위력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한국어화도 안 되고 한국어화가 과연 될까 싶을 정도로 개성도 강하고 국내에서 반응이 있을까 싶은데다가 그마저도 옛날 작품을 계승하는 것에 치중해서 지금 이야기하는 게 크게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들 법한 이 작품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오래도록 맥이 끊긴 스타일이 이렇게라도 다시 나와주는 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날을 3년, 아니 20년도 넘게 기다리고 엔딩까지 봤는데, 후련하면서도 뭔가 아쉬운 느낌입니다. 그 추억에 잠겨 도시를 질주하던 시간이 이제 끝나버렸으니, 이런 작품이 또 언제 나올까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테니까요.
스팀 평가도 다들 그런 이유에서 긍정적 평가를 준 만큼, 스팀 평가만 보고 잠시 혹했다면 한 발 물러서서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러나 만일 티저와 트레일러를 보고 무언가 느낌이 왔다면, 아마 ‘봄 러쉬 사이버펑크’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겁니다. 이미 그 스타일에서 일가를 이룬 작품을 팬심 하나만으로 고스란히 계승한, 그래서 진심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 작품이니까요.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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