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가 4년 만에 언리얼 페스트 키노트로 한국 개발자들을 직접 만났다. 최근 에픽게임즈는 루멘, 나나이트를 비롯한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인 언리얼 엔진5의 세 번째 대규모 업데이트인 5.3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에디터를 결합하고 포트나이트 순수익의 40%를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는 새로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 등 다각도로 개발자 친화적인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크리에이터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팀 스위니 대표의 철학이 있었다. 언리얼 페스트 키노트에서 그 관점을 확고히 주장한 팀 스위니 대표는 강연 이후 이어지는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언리얼 엔진과 UEFN, 그리고 에픽게임즈가 앞으로 게임 개발에 가져올 혁신과 그 이후의 비전에 대해서 좀 더 부연설명을 이어 나갔다.
“한국은 기술적 허브, 독점 규제의 선두 주자”
Q. 4년만에 언리얼 페스트에 참석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 한국에 다시 오게 되어서 기쁘다. 마지막으로 키노트에 온 게 2019년인데, 그때도 많은 개발자들을 만났었다. 그 뒤로 개발 퀄리티나 환경이 많이 발전한 것 같다. 한국 게임 퀄리티가 서구권 게임보다 더 높은 것 같기도 하다. 한국 개발사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잘 적응하고 있고, 소셜 요소나 소셜 게이밍,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도 높다.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이런 트렌드가 공고히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기쁘고, 이런 차원에서 한국이 기술적인 허브이자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뿐만 아니라 아트 등 여러 분야에서 그런 입지이지 않나 싶다.
Q. 최근 콘솔 게임뿐만 아니라 마비노기 등 라이브 서비스 게임도 엔진을 교체한다고 발표하면서 화제가 됐다. 그간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스란히 옮기는 작업이다 보니 이에 대해서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엔진 교체가 득실 중 어느 쪽이 더 높다고 보는지 견해가 궁금하다.
= 요즘 전반적으로 게임 자체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즉 라이브 게임도 서비스 기간이 늘어나니까, 유저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필수라고 본다. 게임이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동안 엔진 수준이 2단계 이상 발전하는 건 이제 예사라고 생각한다. 우리 또한 포트나이트를 언리얼 엔진4에서 5로 업그레이드를 거치지 않았나. 이처럼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면서 엔진을 업데이트하고 교체하는 것은 이제 고려해 볼 만한 사항이지 않을까.
Q. 최근 구글이 피처드 등을 무기 삼아서 타 앱 마켓에 출시 못하도록 압박한 건으로 421억 원의 과징금을 물지 않았나. 에픽게임즈 스토어도 피처드 같은 요소가 있는데, 어떤 점에서 다른 마켓과 다르게 공정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
= 그와 관련한 솔루션을 말하자면, 제품팀이나 마켓팀, 그리고 편집팀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실제로 각 팀이 독립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피처 등록도 다른 누가 터치할 수 없는 편집팀만의 고유 권한이다.
스토어, 서비스 제공 업체는 개발자에게 도움을 주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우선이다. 한편으로는 그 생태계 내에 들어온 모두가 그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결제 시스템, OS를 번들식으로 강제로 제공하지 않는 언번들링이 이루어져야만 하고, 독점력을 악용해서 다른 서비스 대비 이득을 더 챙기는 애플과 구글 같은 형태는 올바르지 않다.
실제로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개발자에게 에픽게임즈의 결제 시스템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 걸 사용할 수 있게 열어놓고, 이를 활용할 때 88:12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그밖에도 개발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결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해둔 상태이고, 애플과 구글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Q. ‘구글 갑질 방지법’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 공정 경쟁은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 정부가 이들을 규제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높게 사고 있으며, 구글과 애플의 독점에 대해 규제하는 것을 굉장히 좋다고 본다. 다만 아직 성과는 아직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제 수단 선택권을 주도록 규제했다고는 하지만, 자신들이 제공하지도 않는 제3자 결제에도 수수료를 붙이고 있지 않나.
앞서 언급하긴 했지만 OS, 스토어, 인앱결제 등 다양한 경제 층위가 있는 상황에서 OS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자신의 OS나 하드웨어의 독점권을 악용하는 행태는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이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붙이는 게 당연하다지만, 진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진다면 결국 소비자에게 가는 가격이 낮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이라면 응당 그렇게 되지 않나. 그게 안 되고 있다.
구글은 타사가 개발한 결제 프로세스에도 수수료를 붙이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막는 형태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수 있어도, 자신들이 관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수수료를 붙이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앱 결제에서 이런 관행이 계속되면, 자신의 OS 위에 이루어지는 모든 것에 대해 잘못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에서도 그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프라인과 연계되는 메타버스 스토어에서도 구글이나 애플은 인앱 결제 수수료를 이론상 30%를 물리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사업 정책이 무너지는 것 아닌가. 실제로 이런 이유로 런칭이 안 되는 사업들도 있다.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으로 합당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려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Q. 이번 방한에서 여러 개발자들을 만났다고 했는데, 4년 전에 만났을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 한국 게임의 퀄리티가 높다고 평가했는데, 그 근거가 궁금하다.
= 이번에 한국에 방문해서 여러 프로젝트를 보고서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이제는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래픽이 정교해졌고, 그러면서도 재미까지 챙겼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이런 포토 리얼리즘으로 그래픽의 방향이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보고, 그쪽에서 확실히 한국 개발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래픽 스타일은 포토 리얼리즘이 전부가 아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여러 스타일이 있을 거고, 메타버스는 궁극적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시장이 발전할 텐데, 한국 게임은 프로덕션뿐만 아니라 아트, 비주얼도 굉장히 큰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모바일에서 굉장히 강세고, 트리플A에서도 강세를 보이면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은 이제 로우에서 하이로 넘어가는 단계인데,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주요 관심사는 여전히 메타버스, AI는 부수적인 기술”
Q. 게이밍 기술이 영화나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데, 에픽게임즈는 그와 관련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며 어떻게 접근하고자 하고 있나?
= 에픽게임즈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포트나이트 및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서 3D 리얼타임 기술을 어필하고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포트나이트 등과 연계해서 제품이나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바로 소개하는 것이다.
3D 리얼타임 기술을 어필하는 것은 그간 에픽게임즈가 줄곧 잘해왔던 영역이다. 언리얼 엔진은 어도비, 오토데스크 등과 높은 호환을 보이고 있으며, 많은 회사들이 작업할 때 점점 더 언리얼 엔진을 채택하고 있다. 자동차, 영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사업에서 각자의 니즈를 갖고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메타버스적 활용도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나 TV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으로 만든 애셋을 포트나이트나 언리얼 엔진 기반 마켓에 올릴 수도 있지 않겠나. 페라리 슈퍼카도 현실에 내놓는 것뿐만 아니라 포트나이트에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고, 패션 또한 마찬가지이지 않나. 모든 산업군에서 3D 리얼타임과 관련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Q.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서비스된 지 4년이 됐는데, 아직 무료 게임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더 강한 상황 아닌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나?
=지난 4년 동안의 성과는 만족스럽다고 보고 있다. 수익은 2022년 기준으로 13억 달러 정도로, 스팀은 우리보다 다섯 배, 여덟 배 이상 큰 게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서 유저 베이스를 키워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개발자를 위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우리 스토어에 선런칭하면, 6개월 동안 수수료 없이 수익을 100% 가져갈 수 있는 에픽 퍼스트런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리고 무료 게임을 스토어에서 계속 제공하면서 신규 유저를 꾸준히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지 않나.
PC와 맥에서는 이렇듯 꾸준히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나 iOS에서는 구글과 애플이 기술적으로 제한하고 막아둔 부분이 있어서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 장벽이 사라진다면 PC나 맥뿐만 아니라 iOS, 안드로이드에서도 유저와 개발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스팀과 우리의 차별점에 대해서 추가로 언급하자면, 스팀은 특정 플랫폼에 엮인 형태다. 개발자들이 스팀에 게임을 내려면 스팀웍스를 써야 하는데, 다른 플랫폼과 연동하는 커뮤니티 기능이나 여러 가지를 구현할 때 제약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제공하는 에픽 온라인 서비스는 다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구글플레이 스토어, 앱스토어 등 연동 작업이나 크로스플랫폼 지원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똑같은 게임을 세 번에 걸쳐서 작업하고 구매하는 것은 옳지 않고, 이제는 유니버설한 오너십을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우리의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더 성과를 올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Q. 1년 전과 달리 점점 메타버스의 기대감이나 주목도가 낮아지면서 AI가 새로 부상하는 느낌이다. 메타버스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메타버스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 매력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지 않나 싶다. 메타버스를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같은 게임 형태로 보게 되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본다. 메타버스는 현재 6억 명 이상의 유저가 있는 시장이고, 상승세도 크다. 게임에서 메타버스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라고 본다. 물론 NFT 기반 메타버스는 재미가 없다. 그리고 VR 기반 메타버스는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
게임 산업은 메타버스에서 선도적인 산업이라고 보고 있으며. 2030년에는 유저 수 10억 명을 돌파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AI가 현재 상당히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것은 현재 여러 가지 혁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향후 몇 년 내로 기술적인 혁명이 더 일어날 텐데, AI는 이 부분에서 핵심이 아닌 서포트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으며, AI는 서포트라고 할까.
Q. 지난 4월에 생성형 AI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에 대해 기대가 큰 상황이다. 그런데도 AI보다 메타버스에 집중한다고 말한 그 배경이 궁금하다.
= 에픽게임즈는 게임 개발사이자 엔진 회사로서 ‘메타버스’를 잘 만들어 가는 것에 꾸준히 기여해 왔고, 그 포지션을 유지해 왔다. AI는 우리보다 더 잘 만드는 곳이 많은 것도 있지만, 그 기저 기술이 좋아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상당히 크다는 문제가 있다. 타인이 만든 것에 대해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가져다 쓰는 게 과연 옳은지, 그와 관련해서 개인과 개인 개인과 회사 그리고 회사 간 분쟁까지, 다양한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아닌가.
물론 생성형 AI의 발전 과정을 보면 그 짧은 시간에 엄청난 발전을 일구어내긴 했다. 그렇지만 아트나 텍스트 외 다른 영역에서 새로운 혁신이 있나 살펴보면 의문이 든다. 그보다는 30년 동안의 기초 연구가 뒷받침되고, 그게 소비 단계에서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본다. 생성형 AI로 3D 콘텐츠, 게임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 과연 큰 변화가 있을까? 묻는다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기초적인 기술 연구가 부족한 상태고, 그런 상황에서 곧 AI로 인해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기초 연구가 좀 더 성숙해지고 난 뒤에야 AI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즉 언리얼로 AI를 활용해 게임을 만든다는 건 시기상조이고,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메타버스 독점이 아닌,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가”
Q. 기존 메타버스가 가상화폐 등에 악용됐다는 말을 언급했는데, 에픽게임즈가 지향하는 메타버스도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고 게임간 에코시스템을 공유한다는 그런 느낌으로 들린다. 국내에서도 위메이드 등이 블록체인 기반 인터 게임 이코노미를 주장하고 있는데, 에픽게임즈가 말하는 메타버스 내 공유 경제 생태계가 이들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상호 호환되는 경제를 만들자는 점에서 지향하는 바나 아이디어 자체는 비슷하다고 본다. 다만 그 기반이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인지 블록체인의 스토리지 메커니즘을 쓰는지 유무가 다르다. 그렇게 양분하지 않고 전통적인 기술과 탈중앙화된 기술의 하이브리드도 방안이 될 수 있겠고 블록체인도 그 기술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그쪽은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아니다.
Q. 넷마블의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펍지의 이글루 등 언리얼 기반의 메타버스가 최근 여러 건 발표되고 있지 않나. 이들 역시도 경쟁자가 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이와 관련한 견해가 듣고 싶다.
= 메타버스는 다양한 접근법이 있고, 그것이 메타버스의 혁신과 경쟁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크게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을 텐데, UEFN처럼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콘텐츠를 쉬운 툴킷으로 만들어 가거나 좀 더 간단한 기능을 기반으로 가볍게 공유하는 그런 양상이라고 본다. 그런 여러 가지의 시도가 다양하게, 각 유저층에 맞춰서 나아가는 것이 현 단계에서 메타버스의 베스트 솔루션이 아닐까 싶다.
Q. 메타버스의 표준화에 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식으로 표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나? 또 표준화가 된다고 해서 게임 내 애셋 연동이 이어지려면 게임사 간 협의가 필요한 것 아닌가. 이런 것이 원활히 진행될지 의문이다.
= 우선은 기술적 표준화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 분야는 인터넷 등이 발전한 과정을 레퍼런스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HTML, 자바스크립트 등 표준을 거쳐오지 않았나. 이러한 기술적인 표준화 외에도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표준화가 필요할 텐데, 이 분야가 선례가 없어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 않나 싶다.
또 어떤 아이템에 상호 호환성을 적용하고 또 어떤 포맷으로 파일을 설정할지, 그 콘텐츠의 퀄리티를 어떻게 맞추고 게임별 연령 등급도 고려하는 등등, 여러 가지 선결할 과제들이 있을 것이다. 추가로 소득 분배 메커니즘도 고려할 사항이다. 소득 배분이 없으면 의미가 없지 않나. 해당 유저가 얼마나 참여했을 때 어느 정도 소득을 배분해야 할지 등등, 그런 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게임사끼리가 아닌, 자동차 업계나 패션 업계 등 다른 업계와의 협업은 오히려 쉽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게임 내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퍼지리라고 생각한다. 한 번 사서 다른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그 아이템에 대해 유저들이 지불 의사가 높아지지 않겠나. 한 게임에서만 사용 가능한 아이템은 그 반대가 될 것이고.
물론 이 단계까지 가려면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우리는 포트나이트에서 오픈형 메타버스 구축 및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다. 아마 2030년쯤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오픈 메타버스의 근처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차원에서 UEFN의 참여 수익금 아이디어 및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을 구축했으며, 이것을 좀 더 확장하면 회사 간 특정 아이템 수익 배분 같은 것에도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이미 업체들이 다양한 메타버스 모델을 구현하고 있지 않나. 아직 발견되지 않는 메타버스의 가능성 그리고 메타버스의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지향점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 우리는 궁극적으로 여러 메타버스가 합쳐져서 단일 메타버스가 되는 형태를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앱을 설치하지 않고 메타버스 간 이동이 자유로운 대형 버추얼 월드, 어느 한 메타버스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도 소셜 커넥션을 잃지 않고 함께 즐기는 그련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임계질량을 넘어서는 거대한 메타버스가 하나 생기면 그곳으로 많은 업체가 몰리게 되고, 경제적 효과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것이다. 그 거대한 메타버스에서 무언가를 하나 사면, 그것과 연결된 모든 곳에서 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모든 게임을 단일 메타버스로 엮을 기술은 없고, 그래서 할 일이 정말 많다.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이 필요하지만, 점진적으로 웹브라우저처럼 메타버스 브라우저를 거쳐 하나의 메타버스라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접근하게 되지 않을까.
Q. 결국 에픽게임즈의 메타버스는 포트나이트의 성공과 유저층을 기반으로 하는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지 않았나. 그래서 한국에서는 메타버스보다는 언리얼 엔진의 혁신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렇듯 포트나이트가 모든 지역에서 성공적인 것만은 아닌 상황에서 이를 토대로 메타버스를 추진하는 기조를 쭉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 무언가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포트나이트가 한국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포트나이트 유저층을 보면 PC보다는 콘솔 게임 유저층이 많은데, 한국은 PC 게임 유저층이 많고 또 PC 게임 유저도 PUBG를 비롯한 하드코어 게임류를 좋아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가 지나면서 포트나이트에 다양한 장르가 구축되고 특히 UEFN를 토대로 캐주얼, 하드코어 등 범주가 넓어지면 한국 게이머들에게 점차 어필해 나갈 것이라 본다. 올해 말이나 2024년에는 그런 것이 좀 더 뒷받침되고 성과가 보이지 않을까. 한국 유저에게 포트나이트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자 하고 있으며, 오픈 메타버스와 포트나이트를 연결하는 방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그게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언리얼 엔진의 다양한 기술 제공 등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
Q. 하위 메타버스를 포함하는 하나의 거대한 메타버스를 언급했는데, 에픽게임즈가 이를 구성하게 되면 구글이나 애플 못지않은 거대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 아닌가? 이 방향이 에픽게임즈가 현재 노리고 있는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봐도 될까?
= 오히려 반대다. 우리는 한 회사가 독점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오픈 메타버스를 지원한다. 메타버스는 상호 호환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스토어끼리 상호 호환이 되어야 한다. 물론 그 표준을 관리하는 위원회 같은 것은 필요하겠지만 각자의 자율권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게임은 각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되, 그들이 하나의 오픈 메타버스에 참가하고자 할 때 우리가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어느 하나가 독점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인터넷과 유사한 형태라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가 플랫폼 홀더로 나선다거나 혹은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무언가를 구축할 때 우리가 관여하는 게 아니고, 우리 역시도 하나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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