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참고 데이브 더 다이브 아닙니다. 다이버입니다. 살짝은 헷갈릴 수 있는 게임 명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얼리 액세스 기간을 끝내고 정식 출시됩니다.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슈가 되었던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정식 버전과 함께 훨씬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이미 공개했던 3개의 챕터에 이어 훨씬 흥미로운 방향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 으슬으슬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빙하 지대, 그만큼 늘어난 새로운 어종까지 정말 깊고 깊은 블루홀만큼이나 많은 콘텐츠를요.
게임명: 데이브 더 다이버
장르명: 어드벤처
출시일: 2023.6.28.
리뷰판: v0.6.1.869개발사: 민트로켓
서비스: 민트로켓
플랫폼: PC(Steam)
플레이: PC(Steam)
데이브 ‘더 다이버’라는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는 뭐랄까요. 피처폰 시절 한창 유행했던 간소화된 타이쿤 게임들이 좀 더 플레이적인 측면에 집중하면 어떤 식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를 일정 시간 단위로 쪼개서 재료를 구하고,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는 아주 단순한 방식, 흔히 간단한 모바일용 타이쿤 게임들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방식이 좀 더, 아니 훨씬 커다란 스케일로 구현된 거죠.
하루는 평범하게 오전, 오후, 밤, 3번의 타임,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눈다면 밤을 두 번으로 쪼개서 4번의 타임에 걸쳐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오전과 오후 타임에 재료를 구하고 밤 타임에 초밥집을 운영하게 되죠.
그리고 데이브 더 다이버가 빛을 발하는 구간, 평범한 모바일용 타이쿤과 확실한 차이를 주는 구간이 바로 오전과 오후, 즉 자유 시간입니다. 이 구간에 단순히 ‘재료를 구한다’는 일차원적인 목적 대신, ‘모험’, 즉 어드벤처가 투입되었거든요.
이 게임이 반쵸의 초밥집 타이쿤이 아니라, 데이브 더 다이버인 이유기도 하죠.
어드벤처의 비중은 얼리 액세스 구간인 챕터 3이 끝나면 더욱 커집니다. 하하 호호 어인 마을을 돌아다니며 평화롭게 심해를 유영할 줄 알았던 우리의 데이브는 때로는 스파이처럼, 때로는 도망자처럼, 때로는 용감한 용사처럼 온 바다, 블루홀을 누빕니다.
덕택에 우리는 끝없이 펼쳐진 블루홀의 바다를 마음껏 모험하고, 또 탐험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과정에서 모험, 공포, 미스터리 등 아주 다양한 분위기와 퍼즐, 보스 배틀처럼 여러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모든 콘텐츠는 어인 마을의 커다란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큰 이야기 뼈대 아래 포함되어 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새로운 콘텐츠들을 하나씩 하나씩 계속해서 보여주는 거죠.
지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장비들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더 깊은 바다로 내려가고, 새로운 지역이 열리고, 새로운 어종도 열리는 단순한 해금 방식 대신, 퀘스트와 이야기를 통해 훨씬 다이나믹하고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방식을 사용했어요.
이건 데이브 더 다이버의 커다란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영리하다고도 볼 수 있겠죠. 새로운 지역을 열 때마다, 그 빌드업 구간에 이야기와 이어지는 어드벤처를 배치하면서 훨씬 게임을 다채롭게 볼륨업 시켰으니까요.
다양한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정말 다채롭습니다. 어떤 구간에서는 퍼즐을 집중 배치해 아주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고, 어떤 구간에서는 뒤를 쫓아오는 무시무시한 ‘뭔가’를 피해야 하기에 아주 급박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을 주고, 또 어떤 구간에서는 연속되는 보스 배틀을 통해 공략의 즐거움을 주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잘못하다가는 너무 많은 분위기와 콘텐츠가 섞여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부분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와 변함없는 주인공 데이브를 통해 잘 버무려냈습니다.
우리가 때로는 경이롭고, 또 때로는 스릴넘치면서 미스터리한 모험을 한 이유는 모두 어인 마을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며, 우리의 데이브는 부탁을 쉽사리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역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열리게 됩니다. 서사가 충분히 쌓였기 때문에 억지스럽지 않아요. 모든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요.
대충 150m 아래는 심해, 350m 아래는 빙하, 500m 아래는 열수 지대 끝이 아니라, 그 모든 지역을 가기 위해 우당탕탕 모험을 겪고, 때로는 퍼즐도 풀고, 때로는 도망도 치고, 때로는 전투도 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장비도 얻고, 그렇게 얻은 장비를 업그레이드도 하게 되는 거죠.
그냥 “자 이 지역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너의 잠수복과 산소통을 어디까지 업그레이드해오렴”이 아니라, “자 너는 이런저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 친구를 만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장비도 업그레이드하렴. 아니 그러다 보니까 새로운 지역이 열렸네?”가 되었달까요.
즉, 지역, 장비, 전투, 분위기 등 모든 콘텐츠들이 스토리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그야말로 아주 풍성한 어드벤처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쵸의 초밥집 ‘타이쿤’
그렇다고 데이브 더 다이버가 오직 어드벤처에 올인한 그런 게임은 또 아닙니다.
초밥집을 운영하는 부분, 경영의 측면은 간단하게 줄이되 운영에 집중한 타이쿤의 요소 덕에 이 게임은 B급 유머를 버무린 해양 어드벤처에 그치지 않고 좀 더 흥미로운 장르의 게임이 되었거든요.
물론 다이빙과 초밥집 운영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다이빙 타임이 넓디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모험과 수집을 그야말로 마음대로, 자유롭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면, 초밥집 타임은 정해진 공간, 정해진 조작 하에 스피디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죠.
두 요소는 분명 같은 게임 내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장르적 특징을 지니고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데이브 더 다이버의 특징, 유기적인 측면이 다시금 드러납니다. 어드벤처와 타이쿤, 완전히 다른 장르의 두 요소를 세부적인 콘텐츠들로 하나하나 촘촘히 엮어놨달까요.
아무리 모험이 즐거워도 그것만으로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타이쿤 쪽에 흥미를 느끼더라도 반드시 바다로 나가 다양한 모험 콘텐츠를 경험해야 하도록 말이죠. 타이쿤과 어드벤처의 핵심적인 부분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뭐 하나 허투루 할 수 없습니다.
더 많은 어드벤처 요소를 즐기기 위해서는 더 깊은 곳으로 가야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장비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필요해요. 하지만 업그레이드에는 돈이 들어가고, 그 돈은 초밥집을 운영하면서 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초밥집 운영을 위해서는 바다로 나가 다양한 지역에서 나오는 재료들을 모으고 또 모아야 하죠.
기본적인 게임의 사이클이 어드벤처와 타이쿤을 번갈아 플레이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를 좀 더 원활하고 촘촘하게 엮어내기 위해 게임은 이야기, 엄밀히는 인물을 활용합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에는 게임을 관통하는 커다란 스토리 라인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어인족과 관련된 내용, 또 다른 하나는 반쵸 스시와 관련된 내용이죠. 그리고 이 두 가지 이야기는 분명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동일한 인물들을 몇씩 끼워 넣어 마치 연결되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두 이야기는 따로 두고 보면 서로 연결점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어인족 쪽은 데이브가 주인공이 되어 박사와 어인족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고, 초밥집 쪽은 반쵸를 중심으로 데이브가 조연의 역할을 겸하게 되는 이야기거든요.
하지만 이야기의 중간중간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양쪽의 인물들이 감초처럼 한 번씩 끼어들면서 전체적인 스토리 자체가 마치 하나처럼 연결되는 듯 보이게 됩니다. 반쵸가 어인족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준다거나, 박사가 반쵸의 초밥집에 놀러 온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그래서 완전히 다른 장르의 콘텐츠들이 연결됨에도 우리는 이를 전혀 어색하게 느끼지 않는 것이죠.
다만 아쉬운 건, 호흡과 관련된 부분만 잘 해결하면 한 번 입수에 무한정의 시간을 들일 수 있는 어드벤처 구간과 달리, 타이쿤의 경우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분량 자체가 적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등장하는 컷신, 미니게임, 독특한 스토리 텔링 방식 등은 어드벤처와 타이쿤 모두 쏠림 없이 경험할 수 있지만,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의 조정 여부에서 분량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달까요.
이는 어드벤처의 기본 분량이 늘어나는 후반부에 더욱 강하게 느껴집니다. 메인은 어드벤처고, 타이쿤은 분위기 환기를 위해 들어있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이런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서 타이쿤 쪽에서도 꾸준히 VIP를 활용해 새로운 이야기와 콘텐츠를 추가합니다. 음료의 종류를 추가하거나, 분점을 낸다거나 하는 방식으로요.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메인 미션이 종료된 이후부터는 두 장르의 비중이 나름 비슷하게 맞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드벤처의 경우 메인 퀘스트와 스토리가 종료되면 급격하게 비중이 줄어들지만, 타이쿤은 스토리가 종료되더라도 가게 운영이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끝없이 추가되는 새로운 요소
사실 데이브 더 다이버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콘텐츠의 분량입니다. 아니 이 정도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또 새로운 콘텐츠가 나온다고? 싶을 정도로 뭔가가 많습니다. 와 이쯤 되면 이제 게임 중반은 지난 것 같은데 또 뭔가 나오네 이런 느낌입니다.
편하게 말하자면, 2만 원대 게임인데 도대체 뭘 얼마나 눌러담은 건가 싶을 정도예요. 실질적으로 게임 진행과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오직 유희성의 측면에서 포함되어 있는 콘텐츠들도 있거든요.
민트로켓은 모든 콘텐츠들을 스마트폰 어플로 확인할 수 있다는 컨셉에 맞춰, 데이브 더 다이버에 스마트폰 게임까지 구현해놓았습니다. 우리의 든든한 친구 더트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점핑 게임 레아스 런, 귀여운 고래 친구들을 키울 수 있는 다마고치가 떠오르는 갸오가 처음 소개될 때는 아니 인셉션도 아니고 게임 속의 게임이라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뿐만 아닙니다. 쌀을 수확할 수 있는 농장, 고이 모셔온 해양 생물들의 알을 기를 수 있는 양식장, 여기에 논에 익숙해진다 싶을 때 쯤 추가되는 밭, 밭에 익숙해진다 싶을 때 쯤 추가되는 닭장까지 그야말로 콘텐츠가 계속해서 추가되고 또 추가됩니다.
그 외에도 생물 수집 요소들, 어인족 마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 특정 어종이 등장하는 파티 등 정말 이 정도면 지루할 틈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콘텐츠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플레이어가 헷갈리지 않게, 그리고 정신없게 느껴지지 않게 하기 위해 ‘퀘스트’가 등장합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에는 기본적으로 여러 종류의 퀘스트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크게 나눈다면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들로 나눌 수 있겠네요. 메인 퀘스트가 어드벤처 쪽을 이끌어 나간다면, 서브 퀘스트들은 대부분 다른 콘텐츠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물론 메인 퀘스트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게임의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드벤처 뿐 아니라 다른 주요 콘텐츠들 역시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어드벤처 쪽에 그런 중심 콘텐츠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해당 방향으로 쏠리게 되는 편이죠.
반대로 서브 퀘스트의 경우, 메인 퀘스트만 따라가서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소개하고, 또 경험할 수 있도록 맞춰져 있습니다. 그냥 짠하고 처음 소개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그 많고 다양한 콘텐츠를 찬찬히 다시 경험해서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거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인물들, 특유의 B급 감성 넘치는 컷신 등이 양념과 향신료처럼 가미됩니다. 이는 데이브 더 다이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메인 콘텐츠뿐 아니라 서브 콘텐츠들까지 하나하나 이야기를 만들고, 인물을 배치하고, 컷신과 미니게임 등을 제공하면서 게임 전체가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도록 했거든요.
특히 미니 게임들의 경우 하나도 겹치는 게 없고, 그냥 평범하게 넘길 수 있었던 부분에 쏙쏙 들어가 있는 걸 보면서 개발사가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물씬 들더라고요.
심지어 엔딩 크레딧까지 미니 게임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엔딩 크레딧에서 플레이했던 미니 게임은 스마트폰의 게임으로 옮겨져 메인 스토리가 종료되더라도 계속해서 즐길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타이쿤 게임을 참 좋아합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으로 대표되는 각을 잡고 진심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정석적인 경영 게임부터, 피처폰 시절부터 꾸준히 즐겨온 간편한 타이쿤 게임, 카이로소프트의 게임들 등 타이쿤 게임이라면 일단 구매하곤 합니다.
어드벤처는 또 얼마나 좋아하게요. 가장 좋아하는 게임 장르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경영 시뮬레이션에 이어 두 번째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어드벤처 게임들 역시 꾸준히 플레이해왔죠.
그래서일까요. 두 가지 장르가 아주 적절하게, 각 장르의 장점과 특징은 살리면서 과하지 않게 버무려낸 데이브 더 다이버는 얼리 시점부터 리뷰 버전까지 참 즐겁고 행복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리뷰 빌드를 플레이하면서 나타난 자잘한 버그들은 반드시 고쳐져서 출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 잡은 보스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보스전을 두 번씩 플레이한 적도 있고, 갑자기 보스가 그 자리에 멈춰서 그냥 쉽게 깨버린 적도 있었거든요.
데이브 더 다이버,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바다, 하지만 무겁지 않게 적절한 가벼움과 유머가 풀어진 바다, 그리고 그 거대한 바다만큼이나 다채로운 콘텐츠가 가득합니다. 이미 30시간이 훌쩍 넘게 플레이해서 메인 스토리의 엔딩을 봤지만, 아직도 할 게 한참 남아있을 정도로요.
데이브 더 다이버와 반쵸 더 스시킹,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이야기,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장르의 게임을 부족함 없이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이 이상 괜찮은 선택이 있을까 싶습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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