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는 아주 만족스럽고 재밌게 했는데 분명히 흠이 보이는 게임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사실상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 대중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할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하나의 개성이, 다른 단점들을 압도적으로 커버하고 남는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게임이 아닐까? 일단 뭐가 됐든 재미가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파이어엠블렘 인게이지는 정말 누군가에게는 대체 불가능할 정도의 초-갓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게 게임 자체가 누구나 좋은 경험을 주는 MUST-PLAY가 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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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된 커뮤니티와 유아틱한 스토리 연출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는 주인공인 신룡 뤼에르(디폴트 네임)이, 대륙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룡과 대적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전략 RPG다. 첫 느낌으로는 한층 더 그래픽이 발전하면서 게임의 방향이 전작과 크게 달라진 느낌이다. 일단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아무래도 스토리. 스토리는 풍화설월을 기억하고 그 느낌을 기대하고 왔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꾸준히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를 즐겨온 팬이라면 그냥 저냥 넘어갈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스토리의 흐름 자체는 개연성이 떨어진다거나, 갑자기 툭 튀어나온 존재가 스토리의 흐름을 바꾼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다. 어느 정도 플레이어들에게 단서와 암시를 던지고, 이에 어긋나지 않는 하나의 흐름을 이어가는 올곧은 스타일이다. 갑작스레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하나의 갈래를 집중적으로 판 선형적인 스토리의 구조 자체는 완성도가 있는 편이다.
단순한 선형적 스토리라고 볼 수 있기에, 이는 연출에 따라서 스토리를 경험하는 유저의 만족도와 몰입력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의 연출력은 좋지 못하다. 아무리 천 년 전에 잠들고 기억이 날아가고 시작부터 큰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고 해도, 유아틱한 느낌의 스토리 전개 방식과 흐름은 참 보는 입장을 고되게 하는 편이다.
현대적인 연출로 풀어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던 스토리는, 훌륭한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유치원 학예회 발표 연극처럼 되어버렸다. 상반되게 성우들의 연기는 훌륭한 편이기에, 진지한 장면의 열연과 유아틱 연출의 언밸런스함을 보고 헛웃음이 나온다.
내러티브와 연출은 싱글 플레이 게임에 있어서 빠지지 말아야 할 정도로 중요하게 취급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의 유아틱한 연출과 답답함은 많은 실망을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산책’이 크게 줄고 서브 스토리는 거의 없는 편인데다가 인연, 지원 회화의 볼륨도 많이 줄어들었다. 많은 캐릭터들이 있지만 그들의 개성을 강력하게 드러내지는 않고, 이 캐릭터는 이런 성격이고 이런 사정이 있습니다 하고 안내해주는 정도. 볼 가치가 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봐야 할 수준은 아니다.
특히나 산책의 축소는 일장일단이 있다. 다양한 스토리, 캐릭터들을 보고 싶어하는 유저들에게는 아쉽고 실망스러운 모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좀 더 전투와 성장에 집중하고 싶고, 부가 수집 요소등에 부담을 가졌던 유저들이라면 볼륨 축소는 반가운 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커뮤니티에 집중하는 이득도 많이 줄어든 긴 했지만, 그렇게 이득이 없는 건 아니다.
스토리 종장에 이르러 드러나기에 전체적으로는 활약할 일은 매우 적은 편이지만 주인공 뤼에르와의 인연 값이 높은 캐릭터들은 그 몫을 잘하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매력이 드러나는 편이고 대화에 소소한 재미도 있다. 여기에 중간마다 솔라넬 카페테라스에서의 식사도 전투에도 도움이 되고, 인연값을 올리는 활동이 된다.
스토리와 커뮤니티를 종합해보자면, 볼륨도 줄어들고 유아틱한 연출에 전체적인 스토리의 경험은 매우 아쉽다. 그래도 스토리 자체는 중심은 잘 잡혀있고 억지로 끌고 가는 전개 없이 깔끔하게 느껴진다. 부가적인 커뮤니티 요소들도 축소되었지만 이름 값은 하는 편.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정체성은 버리지 않았지만, 이는 개발사의 선택이 이뤄진 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압도적인 성장과 전투 시스템의 재미
앞서 스토리가 다소 실망스러웠다면, 전투와 성장은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의 진수이자 정수가 드러나는 콘텐츠다. 다양한 병종과 캐릭터, 성장과 고유직, 그리고 캐릭터들의 특성은 캐릭터들의 성장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준다. 전투와 훈련을 통해서 경험치와 SP를 획득하고 이를 통해서 캐릭터가 선택한 병종의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단점을 커버하는 식으로 성장이 이뤄진다.
예를들어 초반부터 합류하는 비병종인 클로에는 주변 남녀 유닛이 있으면 대미지에 보정을 받고, 전체적인 성장률은 높지만 성장이 HP에 몰려 있어서 대미지가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문장사 마르스의 회피를 익히고, 이른 시점에 상위직 그리폰 혹은 드래곤 나이트로 전직하여 스탯을 뻥튀기하고 비병 특유의 장점을 살리는 식. 여기에 높은 속도와 시구르드 문장사 반지를 착용해 높은 이동력을 활용하면 전장을 종횡무진하면서 필요한 곳에서는 지원과 상대방 후방의 교란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만능 해결사가 되어 종장까지도 활약할 수 있다.
뚜렷한 성장 딜탱을 보여주는 알프레드와 달리 하이브리드 딜러의 정체성이 좀 더 강조된 셀린도 이와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지팡이를 사용할 수 있는 데다가 적절하게 성장하는 마력을 보정해주고 회피만 살짝 손봐주면, 앞서 언급한 클로에와 반대로 전장 중앙에서 활약한다. 적들의 화력을 분산하면서 필요한 회복과 처리하기 골치 아픈 중장병의 HP를 팍팍 깎아주면서 본인은 회피를 기반으로 위험하지 않게 전장을 누빌 수 있게 된다.
결국 본인이 직접 캐릭터와 병종 특성과 패시브를 보면서 “이 캐릭터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그 해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이때 제대로 된 해답을 찾았다면, 자신이 키운 캐릭터가 확실하게 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점차 전투의 난도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신경을 쓰지 못했던 캐릭터들은 부진했지만, 성장을 제대로 한 캐릭터들은 확실히 활약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 만족도는 인게이지의 시스템에서 기반을 둔다. 병종과 킬러 특성의 상성이 끔찍하다고 할 정도로 강력하므로, 이를 주의해야 하는 것이 전장 전투 운용의 기본이다. 아무리 훌륭한 성장을 이룬 캐릭터라 할지라도, 극 초반부터 대기만성형으로 키운 장과 주인공 뤼에르가 아니라면 혼자서 무쌍을 찍는 과정 자체가 후반부에서는 보기 힘들다. 특히나 개별 고유직을 가진 각 왕국의 후계자들도 자신의 상성과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
턴제 전략 RPG를 오래 해온 유저들, 그리고 파이어 엠블렘을 오래 해 온 유저가 아니라면 노멀 난이도에서도 툭하면 사망하는 캐릭터들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렇기에 상성을 중시해서 배치하는 한편 캐릭터들의 성장을 신경 써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과거처럼 특정 병종으로 전직을 거쳐 가는 과정에 비중이 있는 것이라 아니라, ‘문장사’로 분리된 점이 매우 훌륭한 변화다.
문장사별로 인연 레벨을 올려서 스킬 계승을 활성화하고 이를 토대로 필요한 패시브 혹은 액티브 스킬로 캐릭터 능력을 극대화한다. 힐러들에게 필요한 소양 혹은 대미지의 극대화, 약점 보완 등 여러가지 역할을 극대화하기도 하면서 반대로 약점을 보완할 패시브를 끌어온다. 물론 병종 고유 스킬은 레벨업으로 취득되지만, 사실상 그 경우는 이미 성장 방향을 설정해둔 것이기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
결과적으로 문장사별로 분리된 스킬들은 다양한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된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문장사들의 특징이 잘 적용된 문장 각인 시스템까지 합쳐져 개성이 극대화된다. 이렇게 키운 캐릭터들이 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가,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를 하면서 가장 즐거운 시점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전장에서도 잘 키운 캐릭터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상성 자체는 끔찍할 정도. 그나마 비병이야 속도가 높아서 한 방에 죽지만 않으면 비행 킬러 특성(활, 특수 마법과 무기들)에 부담은 안 되긴 한다. 그렇지만 전장의 중심을 잡고 있는 중장보병 혹은 중장기병들은 마법에 매우 취약한데다가 아머 킬러 특성 무기를 든 적들에게 취약하다. 중장 특성상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아 추격도 쉽게 당하기도 한다.
특히나 문장사들과 싱크로된 강적들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끔살을 내거나, 지형의 변화 혹은 증원으로 갑작스럽게 위치가 매우 난감해지는 상황들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특성과 능력치들이 어떻게 전투에 영향을 주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고난도 플레이를 지향할수록, 여기에 추가로 캐릭터들의 특성과 병종 스킬, 싱크로시 얻는 이득과 지형별 이점까지 잘 파악해둬야 한다.
그만큼 게임 자체가 쉽지는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다행히 매 턴을 돌릴 수 있는 시스템이 기본으로 내장된데다가 동료들의 영구 이탈이 싫다면 모드를 바꿔 플레이해도 된다. 그래도 이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노멀 난이도 기준으로도 클래식 모드를 플레이하면 순식간에 이탈할 수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등장하는 조우전들도 간혹 플레이어 레벨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적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 편.
명중률과 회피, 필살 일격과 필중 기술에 따라서 달라져서 100% 믿을 건 아니긴 하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위험하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그만큼 전투에 있어서 결과를 예측하고 플레이하거나, 아쉽다면 수를 무를 수 있는 수단이 있어서 전투 난이도 완화를 위해서 편의 기능들을 제공한 점은 높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장이 좀 단순하게 구성된 점,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투가 그리 많지 않고 맵 기믹도 다소 적은 편이라 극한의 전략을 추구하는 플레이어는 아쉽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루나틱 난이도에서는 그나마 기믹이 적은 게 정말 다행이라고 느껴진다.
이렇게 성장 시스템과 전투 자체는 다 좋은데,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사실 성장 자체에 큰 불만은 없는데 게임 내부적으로 SP 획득, 그리고 골드 획득과 관련해서는 짜다 못해 끔찍하다고 할 정도. 뉴게임+가 없고 엔딩 이후 계속 플레이할 수 있음을 고려한 것 같지만, 그럼에도 너무 느리다. 게다가 성장에 있어서 전직과 관련해 필수적인 체인지 프루프와 마스터 프루프는 초반부터는 많이 모자라고 풀어지는 시점이 느리다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가끔씩 발생하는 조우전, 그리고 금의 이형병이 발생하기를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이 조우전이 발생하는 조건은 각 국가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발전 비용도 매우 비싸다. 장비 업그레이드 비용, 인연 레벨 상승 비용, 거기다가 추가로 문장사 반지 정제로 얻는 특정 스킬들 때문에 언제나 재화 부족에 시달리는 게 참 아쉽다. 노멀 난이도에서조차, 주력 인원 외에는 대부분 성장을 포기해도 모자란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계승요소가 있는 2회차 뉴게임+가 아쉽게 된다.
또 하나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DLC. DLC 패스를 구입하게 되면 특별한 특전을 받을 수 있는데 이 DLC의 성능이 좀 당황스럽다. 반지가 아닌 팔찌 형태로 첫 번째 DLC 기준으로 문장사로 에델가르트, 디미트리, 클로드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삼정의 엠블렘과 치키를 사용할 수 있는 용희의 엠블렘이 제공된다. 이 두 문장사들은 시나리오상 문장사들을 사용할 수 없을 때도 사용 가능해 난도가 대폭 낮아지는데 성장 보정도 이뤄주는 스킬이 주어진다. 문장사 스킬과 능력 모두 사기적인 수준.
그래서 이 DLC가 있고 없고에 따라 고난도 플레이에서 큰 체감이 들게 된다. 거기다 치키를 얻기 위해 외전을 플레이하면서, 상점 구매 비용까지 줄여주는 혜택이 있기도 하고, 삼정의 문장사들은 후일 벨레트를 얻고 얻게 되면 (전작의 스토리를 안다면)반갑지만 씁쓸한 이벤트를 보여준다. DLC 성능 자체로는 만족스럽고 캐릭터들의 성장을 보조해줄 훌륭한 수단이 되지만, 유료 콘텐츠이므로 참 애매하다.
이러니까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지…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를 플레이하면서, 정말로 개발사의 선택과 집중이 들어간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전투의 재미, 그리고 성장의 재미는 SRPG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취향에 맞은 기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산책과 커뮤니티 요소가 다소 줄어든 점을 나쁘게 보지 않았지만, 유아틱한 스토리 연출은 어떤 말로도 포장하기가 어렵다.
후반부 합류 캐릭터들의 풍성한 SP를 들고 참여하고 사실상 기존 동료들의 상위 호환이 되기도 하는 등 밸런스적인 부분도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으나, 뭐 이렇게 다수의 동료들을 키우는 게임에서는 꽤 흔한 일이다. 그나마 인게이지에서는 DLC로 보조되는 면도 있고 그래도 애정으로 키운 캐릭터는 방향을 애초에 잘못 잡지 않으면 후반부에서도 대부분 활약할 수 있다. 그래서 사전 정보도 중요하고 성장 계획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제일 아쉬운 점은 뉴게임+, 2회차가 없다는 점이다.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다 키울 순 없지만, 그동안 내가 이룬 성적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특전을 들고 고난도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재화 공급이 매우 짜기 때문에 이 점이 더 아쉽게 다가온다. 이는 사실상 뭐 그냥 있으면 좋은데 없어서 아쉬운 부분. 주인공의 외모도 뭐 약간 호불호가 있긴 한 것 같지만 스토리상 왜 그런지 해설이 되기도 하고, 그 외 동료들의 디자인과 개성이 뛰어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일 듯하다.
그리고 잔로딩이 많다는 점은 큰 단점 중 하나다. 게임 특성상 스탯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요리와 단련을 대부분 놓치지 말아야 하고, 빡빡하게 성장하려면 꾸준히 인연의 조각을 비롯한 재화 파밍과 훈련을 해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로딩이 많다. 고사양 기기가 아니기에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이게 참 묘한 것 같다.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했다를 넘어서 대만족까지 했던 타이틀이다.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스토리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연출을 보면서 꾸준히 여정을 이어가는 RPG를 선호한다. 그런 점에서 연출은 부족했고 스토리도 밋밋한 점은 아무래도 아쉽긴 하다. 특히나 풍화설월로 시리즈 입문을 한 유저고 커뮤니티와 스토리를 중시했다면 오히려 인게이지는 플레이 자체를 권장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캐릭터 성장과 치열한 전투에서 뿌듯함을 즐기고, 전략적인 맵 답파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즐기는 턴제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아니, 사실상 당분간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를 넘어서는 턴제 전략 RPG가 많이 나올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이쪽 계열 매니아들에게는 갓-게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오죽하면 메인 스토리를 진행해서 스토리를 더 봐야하는 상황이 와도, 전투와 성장이 정말 재미있어서 자꾸 딴길로 샌다. 전투 한 번에 들어가는 시간이 적지 않은데, 그러다보니까 고작 한 장을 진행하는데 몇 시간 이상이 (딴짓-성장 등등-하느라)소요되는 일이 많았다. 그럼에도 1회차 노멀 클래식 기준으로도, 50시간이 넘게 플레이를 했으니….2회차 루나틱 도전에서는 엔딩까지 보는 시간이 훨씬 더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
언급되지 않은 단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도 적지 않지만, 그 모든 것을 감내하고도 전투와 성장의 재미가 훌륭한 성취감을 준다. 시나리오 진행 특성상 플레이어가 반드시 시련을 겪게 되는 점과 성장에도 제한이 걸려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시기가 있는 것. 이것 자체가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턴제 전략에서 성장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이 또한 하나의 이정표이자 기준으로 삼는 전환점으로 성장 계획을 짜나가니 큰 불만은 아닐 것 같다.
그래서 이 게임이 참 묘하다. 개인적으로 대만족해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만듦새 자체는 높은 점수를 주기 머뭇거려지는 느낌. 그렇다고 못 만든 게임도 아닌데 취향이 너무 확실하게 갈릴 것 같다고 할까. 심사숙고가 필요한 타이틀이랄까. 그런 점에서 전략과 전투 및 성장의 재미를 중요시하는 유저들에게는 반드시 꼭 추천해줄 수 있는 게임이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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