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요버스의 신작, ‘붕괴: 스타레일’이 2월 10일부터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작년 두 차례의 CBT와 게임쇼 시연을 통해서 대략의 윤곽을 보여준 이후, 올해 출시를 위해 마지막 담금질을 진행하는 셈이죠. 호요버스의 전작과는 사뭇 다른 턴제 RPG, 그것도 파이널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 등 콘솔 패키지 JRPG 구성을 PC, 콘솔은 물론이고 모바일까지 모든 플랫폼에 라이브 서비스로 담아낸다는 그 목적은 그간의 공개된 자료를 통해서 이미 엿볼 수 있었죠.
아무래도 호요버스의 전작 ‘원신’이 모바일-PC-콘솔을 아우르는 카툰렌더링풍 멀티플랫폼 오픈월드 어드벤처에서 큰 족적을 남긴 만큼, 의식이 될 수밖에 없긴 합니다. 턴제에 붕괴 IP를 입힌 또다른 신작 ‘붕괴: 스타레일’이라지만, 실제로 지난 CBT를 보았을 때 ‘원신’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거든요.
물론 기본이 JRPG식 구성을 변주한 만큼 1:1 매칭이 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아직 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남아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2차 CBT 이후 약 8개월 가량이 지나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검증받는 자리에 온 ‘붕괴: 스타레일’이 과연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줄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신규 지역 ‘선주 나부’ 추가로 더 방대해진 모험의 세계
더 다양한 기믹과 적 공략법, 그리고 맵의 확장에 맞춘 편의성
지난 CBT와 가장 달라진 점은 신규 지역 ‘선주 나부’가 추가됐다는 점입니다. 이미 ‘단항’을 비롯해서 뽑기 및 캐릭터 소개에서 일부 언급된 이 지역은 일종의 우주 함대이자 우주에서도 알아주는 세력인 ‘선주 연맹’에 속한 곳이죠.
저번 CBT를 하지 않았거나 이번 파이널 테스트를 통해 붕괴: 스타레일을 접하게 되는 유저들을 위해 잠깐 스토리와 배경을 소개하자면, ‘붕괴: 스타레일’은 전작 붕괴3rd와 달리 우주가 주 무대입니다. 우주에는 초월적인 존재 ‘에이언즈’가 있는데, 그 중 현 우주를 오류라 간주한 ‘파멸의 에이언즈’라는 존재가 재난의 씨앗인 ‘스텔라론’을 곳곳에 뿌려대면서 여러 은하계에 심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스텔라론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묘사를 보면 ‘원숭이손’이 가장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소원을 들어주기는 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들어줘서 결국 파국에 이르게 만드는 그런 물건이었거든요. 그런 것이 은하계 곳곳에 퍼지면서 문제가 터진 만큼, 처리하고 파멸의 에이언즈를 막기 위해 은하에는 여러 세력들이 등장합니다. 그 중 하나가 주인공이 속해있는 ‘은하열차팀’이죠.
지난 CBT, 그리고 지스타 시연에서 주 무대였던 야릴로6에서의 이야기가 끝난 뒤, 은하열차팀은 다른 행성으로 모험을 떠나고자 합니다. 그러다가 스텔라론 헌터 ‘카프카’에게서 ‘선주 나부’에 스텔라론이 폭발했다는 통신을 받죠. 선주 연맹의 힘을 알고 있던 은하열차 일행은 처음에는 의심하지만, 스텔라론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만큼 별 수 없이 선주 나부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카프카의 행적을 쫓는 한편, 선주 나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조사해나가기 시작하죠.
이전 지역인 야릴로6는 스텔라론의 여파로 일부 지역만 제외하면 사람이 아예 살 수 없는 동토인 만큼, 기믹 자체가 다소 제한된 느낌이었습니다. 스위치로 회전교를 조작해서 길을 만들거나, 승강기를 움직이고 기물을 부수는 정도에 그쳤죠. 물론 초반 지역이기 때문에 필드 기믹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위한 배려겠지만, 그렇다고 가정해도 맵 곳곳에 숨은 전리품을 찾는 것 자체가 굉장히 쉬웠습니다. 이스터에그나 무언가 찾아볼 만한 히든 요소들도 드물었고요.
그렇지만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좀 더 발전했습니다. 그냥 승강기랑 길만 올라갔다 내려갔다 돌리는 정도가 아니라, 컨테이너를 움직여서 한 곳의 진로를 열면 다른 진로가 안 열린다거나 바깥 원을 맞추다가 안쪽 원을 흐트러뜨리는 식으로 다른 것과 상호작용하는 기믹들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그렇게 소소하게 퍼즐식 기믹을 풀어가면서 숨어있는 전리품을 찾고, 때로는 그 앞에 잠복해있는 강적들을 공략하는 옛 JRPG식의 구성을 충실하게 구현한 모습이 보입니다.
선주 나부뿐만 아니라 야릴로6에서도 그런 면모들이 드러나는데, 지난 CBT에서는 주간 보스나 캐릭터 승급 재료 던전을 빼면 필드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쩔쩔맬 만한 몹들은 크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만전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애를 먹을 만한 강적들이 등장하는 만큼, 전리품을 얻기 위해서는 ‘붕괴: 스타레일’의 전투 시스템 그리고 각 캐릭터의 역할군과 스킬에 세팅 이해도까지 어느 정도 요구가 됐죠.
일례로 이전에 야릴로6에서는 한 번 때려눕힌 뒤에 부활하는 적은 없었지만, 선주 나부에서는 꽤나 자주 등장합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디버프를 거는 적의 비율도 높아져서 빠르게 브레이크를 걸어서 무력화시키거나 상태이상기를 걸지 않으면 상당히 당혹스러워지는 적도 있죠.
붕괴: 스타레일의 전투는 턴제 기반이지만 흔히 모바일 기반 SRPG에서 나오는 속성의 상성 구조와는 다른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적들은 모두 실드가 있는데, 그 실드를 깨려면 적마다 정해진 속성으로 깨뜨려야 하는 식이고 그 외에는 추가 대미지가 들어간다거나 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다만 실드가 깨지면 자신의 턴이 다시 오기까지 행동불능이 되는 브레이크 상태가 되기 때문에 적의 위협적인 패턴을 끊어내거나 마음 편히 딜을 할 수 있게 되죠.
그런 기본기뿐만 아니라 적에 따라서는 힐, 속도를 끌어올리기, 브레이크를 걸 타이밍, 실드를 줄 대상과 전투 전투 포인트 배분까지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됩니다. 일반 스킬과 전투 스킬, 필살기 모두 쿨타임은 따로 없지만, 전투 포인트나 게이지가 안 모이면 발동할 수 없기 때문이죠. 대신 필살기는 누구의 턴이 되었든 버튼을 누른 바로 그 순간에 발동, 그때가 적 턴이었다고 해도 적이 공격한 직후에 바로 우선권이 필살기를 발동한 캐릭터에게 돌아갑니다. 그래서 위기의 순간에 잽싸게 필살기로 적보다 턴을 우선 소모, 브레이크를 걸거나 힐로 모면하는 슈퍼플레이도 가능하죠.
물론 이와 같은 플레이는 초반이 지난 뒤, 어느 정도 육성을 하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호요버스의 전작 ‘원신’처럼 ‘붕괴: 스타레일’ 또한 월 레벨 같은 시스템인 ‘균형’이 있고, 유저가 일정 레벨 이상이 되면 퀘스트를 통해서 이 균형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되죠. 그러면서 캐릭터 육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유저가 극복해야 할 보스나 여러 던전들을 도는 루틴이 나오게 됩니다.
아무래도 ‘원신’과 사뭇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신규 지역의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신규 지역을 무조건 뚫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합성뿐만 아니라 다른 육성재료로 필요한 재료를 바꾸는 치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완화했습니다. 또한 육성재료 분류를 속성별, 지역별, 역할군별로 딱딱 맞춰서 간소화했기 때문에 루틴도 직관적이고, 파밍할 곳의 위치도 매번 보는 생존 인덱스를 통해서 언제든지 체크하고 해당 지역으로 갈 수 있도록 했죠.
‘원신’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스타레일, 간소화와 편의성으로 차별화를 꾀하다
호요버스에겐 낯선 ‘서브 게임’이라는 입지로의 도전
그 모든 경험들이 파이널 테스트에서 다듬어지긴 했지만, 결국 원신과의 유사성이 계속 언급되는 것으로 귀결되고는 합니다. 전투 방식이나 필드는 달라졌어도 곳곳에 그 흔적이 보이니까요. 일단 스킬 구성이 일반 공격과 전투 스킬, 게이지를 모아서 발동하는 필살기의 3단 구성에 광추, 성혼, 유물이 원신의 무기, 운명의 자리, 성유물과 1:1로 매칭해도 바로 이해가 될 만큼 유사하니까요. 더군다나 특정 레벨 이상의 재료를 파밍하고 육성하기 위한 방식은 아예 동일하고요.
그리고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BM까지 더 자세히 드러나다보니, 그 부분은 더욱 확고히 느껴졌습니다. 상점이 완전히 오픈된 건 아니지만, 시즌패스 콘텐츠인 ‘무명의 공훈이 원신의 ‘기행’과 거의 유사한 구조였기 때문이죠. 세부 조건은 조금 달랐어도, 일일퀘스트를 하고 행동력을 소진하고 보스 몇 번 잡고 돈을 얼마 더 쓰고 등등 원신을 해본 사람이라면 보는 순간에 어떻게 루틴을 짜야될지 바로 한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호요버스의 그간의 행적을 살펴보면 이런 흐름은 기대가 되는 요소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썩 좋지만은 않은 요소이기도 합니다. 전작 ‘붕괴3rd’나 ‘원신’이나 어느 정도 궤도에 올리기 전까지는 방대한 콘텐츠 때문에 그거 위주로만 잡아야 하는 게임인데, 여기에 ‘붕괴: 스타레일’이 그 흐름대로 나오게 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우려가 있으니까요. 물론 이전부터 호요버스 게임을 즐겨왔던 유저라면 그 궤도엔 보통 다들 들어왔을 테니 붕괴: 스타레일로 여력을 돌릴 수 있지만, 각 작품으로 입문해서 그간 호요버스의 다른 작품을 넘어갈 때 아무래도 시간이 꽤 걸린다는 이슈가 있는 건 사실이죠.
특히나 그간 호요버스가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는 걸 감내하면서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조작하는 맛을 느끼게 만들 액션 게임 위주로 만들었다보니, 턴제 RPG에서 그 루틴을 이식했을 때 거부반응이 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임기응변하는 AI가 있는 게 아니라면 보통은 적들이 일정 패턴으로 행동을 하고, 그것을 캐치해서 공략을 하면 크게 변수도 없는데다가 흔히 말하는 ‘파밍’도 다소 지루해지는 시기가 빨리 오니까요.
그런 우려는 호요버스에서도 저번 CBT에서 인지한 듯, 그간의 다른 작품과 달리 자동전투와 반복전투를 집어넣으면서 반복 루틴의 지루함을 덜어내고자 하는 시도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파밍 자체는 비교적 스무스하게 넘어가나 싶지만, ‘원신’의 시스템이 여기에 붙다보니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브 게임의 던전 파밍 양상과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원신의 비경을 반복파밍해보면 알겠지만, 한 번 돌고 난 이후의 HP가 회복되지 않고 그때 그대로 나오게 되죠. 대신 원소 에너지 게이지를 초기화하지 않고 최종 상태 그대로 나오는 이점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붕괴: 스타레일은 자동 반복 전투에서 이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다보니까 육성 초창기에는 딜 위주로 편성하는 대신 워프포인트 갔다와서 다시 도느냐, 아니면 그냥 줄창 돌게 조금 느리더라도 안정적으로 돌 것이냐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죠.
그나마 원신과 다르게 워프포인트가 신상의 역할도 같이 하고, 저번 CBT에 비해서 워프포인트나 고치를 좀 더 촘촘히 찾기 쉬운 곳에 둬서 일일이 찾아서 찍는 번거로움은 덜긴 했습니다. 통상 경험치나 돈을 주는 지맥의 꽃이 원신에서도 그리 어려운 콘텐츠가 아니었던 것처럼, 레벨 업이나 돈을 주는 고치는 최소한으로만 육성해도 어느 정도 안정감 있게 돌 수는 있죠.
그렇지만 ‘유물’은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자동 전투는 지원하지만 반복 전투는 지원하지 않고, 유닛 편성도 적 약점에 맞춰서 배치하지 않으면 상당히 애를 먹게끔 구성이 되어있었거든요. 원신의 성유물처럼 캐릭터의 스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인 만큼 앞으로도 비중이 높아지고 반복 파밍하는 횟수도 많아질 텐데, 현재로서는 포지션이 좀 애매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옵션 붙는 것도 어찌보면 원신과 유사하다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자리잡을 수밖에 없었고요.
그래도 상시 콘텐츠로 나선의 비경 비슷한 망각의 정원 외에도 로그라이크 던전인 ‘시뮬레이션 전투’로 보상까지 다각화해서 보충하는 것 등을 볼 때, 원신의 경험을 단순히 턴제 RPG에 이식하는 것만으로 불충분하다는 걸 호요버스에서도 인식은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오픈월드를 자유자재로 도는 원신과 달리, ‘붕괴: 스타레일’은 턴제에 기반한 좀 더 고전적인 양상이니까요. 이미 앞서 말한 것처럼 각종 편의 기능도 추가하고 육성 재료도 직관적으로 간소화하는 등, 좀 더 안착하는 시기를 앞당겨서 다른 메인 게임 사이에서 가끔씩 숙제를 돌리다가 새로운 무언가가 뜨면 그제서야 집중하는 ‘서브 게임’으로서의 면모도 조금씩 어필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붕괴: 스타레일, 콘솔급 RPG의 경험을 모든 플랫폼에 고루 보여줄 개척자가 될까
전작급의 꾸준한 업데이트, 장르의 진입장벽에 대한 고민과 특성에 대한 이해 등을 어필해나가야
전작의 그림자라는 숙제가 남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붕괴: 스타레일’ 또한 원신 못지 않게 기준점을 세울 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신이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이후로 유행한 콘솔 오픈월드 어드벤처의 경험을 모든 플랫폼에 라이브 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붕괴: 스타레일’은 고전 JRPG라는 장르에서 그런 모험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할까요.
다만 ‘원신’과 달리 ‘붕괴: 스타레일’의 경우에는 비슷한 사례들이 이미 있긴 합니다. JRPG, SRPG가 처음에는 전투 형태만 얼추 비슷하게 구축한 뒤 통상의 모바일 게임에 맞춰 스테이지를 쭉쭉 미는 형태 위주로 나오긴 했지만, 나중에는 필드를 돌면서 서브퀘스트와 메인퀘스트 그리고 여러 조건들을 찾아가면서 특유의 깊이 있는 세계관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품들이 하나둘씩 미리 등장한 상태니까요.
물론 고퀄리티 카툰렌더링으로 심리스 오픈월드의 방대한 모험기를 구축했던 ‘호요버스’인 만큼, 일단 외견에서는 비슷한 시도를 한 여타 게임에서 쉽게 넘볼 수 없는 퀄리티는 눈에 띕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캐릭터가 말할 때 입이 잘 안 움직인다거나 표정이 굳어있는 등 어색한 점들이 많이 보였는데,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그런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죠.
더군다나 전통적인 JRPG를 고스란히 구축한 다른 작품들이 편의성 면에서 다소 나사가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통상적인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웠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잘 보완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다만 선주 나부 구간에서 일부 퀘스트가 아직 연출이 안 나오는 현상이 있는데, 이런 점은 출시할 때 개선해서 나와야 할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클래식한 턴제 RPG라는 점에서 봤을 때, ‘붕괴; 스타레일’은 전략성이나 기믹의 다양성에서 아직 갈 길이 좀 멀어보이긴 합니다. 특히 캐릭터와 광추 뽑기라는 BM이 결합되면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가 초반에 다소 불씨가 될 여지도 있어보였죠.
사실 원신에서는 종려나 코코미 같이 실드나 힐을 줄 수 있는 요원이 없어도 어느 정도 컨트롤만 되면 이리저리 피하고 때리면 되고, 정 안 되면 물약 실시간으로 섭취하면서 이런저런 캐릭터들 조합해서 콘텐츠를 깨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장르가 달라진 ‘붕괴: 스타레일’은 좀 다르죠. 턴제 RPG 특성상 힐러, 탱커, 서포터나 디버퍼, 딜러의 조합이 잘 갖춰져야 하는데, 플레이를 하다보면 초반에 그게 잘 안 맞아떨어지는 구간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4성에도 확실히 쓸만한 캐릭터들이 포진되어있고, 선주 나부 지역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추가되면서 그 기조가 강화되긴 했습니다. 더군다나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보상 캐릭터인 ‘나타샤’를 포함하면 얼추 초반 캐릭터 조합으로도 어느 정도 대처는 가능한 구도는 나오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냥 대미지 조금 까이고 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속성 시스템이 아닌 적의 실드를 먼저 약점을 노려 격파해야 하는 시스템 때문에 캐릭터풀이 어느 정도 안 갖춰졌을 때 어떻게 해결책을 모색하기가 비교적 어려웠습니다. 특히 타 게임의 빛, 어둠에 대응할 법한 ‘허수’, ‘양자’ 속성 같은 경우에는 들고 있는 캐릭터풀도 좁다보니 그걸 약점으로 낀 적과 다른 속성 약점을 두르고 온 적들 조합을 만나면 조합부터가 골치아파지는 현상이 발생했죠.
이 문제는 사실 JRPG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리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불리한 조건에서 어떻게든 턴을 땡겨오거나 적을 무력화시키는 다른 수를 찾아내서 공략하는 것이 재미 요소였으니까요. 그렇지만 모바일이라는 플랫폼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전작 ‘원신’과 겹쳐지는 부분이 꽤 많다보니 불안한 요소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이에 빗대서 볼 유저들이 많을 테고, 경쟁 요소는 없다지만 캐릭터를 뽑으면 확실히 쉬워지는 게 체감이 되다보니 계속 비교당할 여지는 클 겁니다. 더군다나 ‘원신’은 이미 너무도 큰 성공을 거둬서 어지간한 유저들은 다 알고 있으니, 더더욱 비교 당할 가능성도 높고요.
그래서 자동반복 전투 및 보상 수급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초회 한정으로 상시 뽑기에도 천장을 달성하면 원하는 5성 캐릭터 하나는 들고 갈 수 있는 등 보완책은 마련해둔 상태입니다. 혹은 친구의 캐릭터를 빌려와서 캐리받는 그 그리고 숙제와 메인 퀘스트, 서브 퀘스트로 부족한 이야기를 채우기 위해서 저번에는 원신을 고스란히 따온 것처럼 ‘필드’가 아닌 ‘문자’에 주력한 것도 주요 포인트라고 봅니다. ‘원신’은 필드 탐사가 주가 됐지만, ‘붕괴: 스타레일’은 아무래도 그게 조금 번거로울 수 있는 요소다보니,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탐사는 덜어내고 캐릭터들과 다이렉트로 소통하고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조율했거든요.
이제 출시를 앞둔 마지막 시험 단계의 ‘붕괴: 스타레일’은 그 익숙한 틀로 ‘붕괴’를 접했던 유저와 접하지 않은 유저 모두에게 새로운 이야기와 모험을 전달하고자 하는 이른바 ‘서브게임’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물론 보통 ‘서브게임’하면 떠오를 정도로 초반부터 콘텐츠 금방 해금하고 육성 펌핑하는 구도가 빠르게 해금되지는 않지만, 그간의 호요버스의 게임을 생각하면 그런 식으로 전개되는 시점이 비교적 이르기 때문입니다.
그간 익히 알려진 기술력에 ‘붕괴’ 시리즈에서 이미 친숙해진 캐릭터와 매력적인 디자인의 캐릭터, 그리고 우주를 무대로 한 광활한 이야기까지 얼기설기 초반부터 풀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도 호요버스가 굉장히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걸 테스트 단계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게 패키지 게임이 아닌, 매번 업데이트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업데이트 공백기에는 이벤트나 소소한 무언가로 할 것을 마련해줘야 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라는 게 문제죠. 매 주기마다 꾸준히 신규 지역을 내고 새로운 시스템에 콘텐츠 그리고 각종 이벤트로 할것을 만들어왔던 전례가 있는 호요버스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아직 오픈월드 턴제 RPG라는 무대에서 그 전개를 보여준 적은 없다보니 이 루틴을 어떻게 짜내서 성공적으로 공백을 메울지 궁금해집니다.
출처: 인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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